
엉겅퀴꽃
민영
엉겅퀴야 엉겅퀴야 철원 평아 엉겅퀴야
난리통에 서방잃고 홀로 사는 엉겅퀴야
갈퀴손에 호미 잡고 머리 위에 수건 쓰고
콩밭머리 주저앉아 부로느니 님의 이름
엉겅퀴야 엉겅퀴야 한탄강변 엉겅퀴야
나를 두고 어디 갔고 쑥국 소리 목이 메네
:시인 신경림은 "시인을 찾아서"라는 책에서
시인 민영을 "저자에 뒹구는 구도의 시인"이라 칭한바 있다
기실 시은(市隱)이라는 말도 그곳에 따온 말이다.
느낌이 있어 나의 호로 삼았다.
저 엉겅퀴는 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우리 동네엔
집집마다 텃밭이나 마당가에 화초로 심어 놓았다.
어김없이 어머니가 가꾸는 텃밭인지 정원인지에도 있다.
장형(長兄)은 젊은 시절 위장병을 앓았는데
어머니가 약으로 쓰신다고 저걸 캐다 말리는 걸 본적이 있습니다.
"한가꾸, 한각구"라고 부르는데 아마 위장병에 효험이 있나봅니다.
엉겅퀴의 보랏빛이 너무 곱습니다.
한복을 한 벌 맞추면서 두루마기를 저 보랏빛으로 했습니다.
나이가 들면 보랏빛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집집마다 엉겅퀴를 심어둔 우리 동네 할머니들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