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말 싫어~ 너도 알지? 걔 정말..
걔 정말 내 스타일 아니거든.
말 많고, 시끄럽고, 목소리 크고..
거기다 얼굴도.. 야~~~
진짜 내 스타일 아니야. 알지?
마른 세수를 하듯 몇번이나 손바닥으로 얼굴을 부벼대는 남자.
마주 앉아있던 친구는 그런 남자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들어
넘깁니다.
- 인생이 다~ 그렇지.
원래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게 되는게 아니거든.
싫은 일도 하게 되고, 좋은 일도 하게 되고,
뭐, 싫은 일도 하다보면 좋아지고.. 그런거 아니겠냐?
인생을 다 산 사람처럼 말하는 친구.
그 말에 남자는 더 속이 터진다는 얼굴이 됩니다.
- 아, 그거야 그렇지~
내가 어디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겠대?
하기 싫은 일도 해야지. 먹고 살려면 하기 싫어도 참아야지.
근데 이건 일이 아니잖아. 이건 누굴 좋아하는 문제지.
내 마음이 하는 문제잖아.
아~ 저 사람 좋다.. 그러면 내가 좋아하고,
아~ 저 사람 싫다.. 그러면 내가 싫어하고,
원래 그래야 되는거 아니야? 그래, 그렇지! 근데?
근데 내가 왜 이러냐구. 난 걔가 분명히 싫은데..
왜 내가 이러구 있냐구. 어?
친구는 그런 남자가 재미있다는 듯이 실실 자꾸 웃어만 대더니
본격적으로 놀리기까지 합니다.
- 야, 니가 자꾸 걔 흉보고 그럴때 내가 알아봤다.
흉보고, 싫다고 몸서리 치고, 그런것도 다 관심이 있었다는
증거거든. 야, 이제 그만하고 그냥 받아들여.
아~ 누구누구는 또 연애 시작하겠네. 좋겠다~
친구의 이런 반응.
길길이 날뛰던 남자는 머리를 싸매고 앉아서는 진지하게 생각
하기 시작합니다.
- 아냐. 진짜 내가 미쳤나봐. 내가 너무 외로워가지고 미쳤나봐.
난 걔 정말 별로거든. 나는 조용조용한 그런 여자가 좋아.
근데 걔는 일분에 단어를 백개씩 말하잖아. 진짜 싫어~
야, 목소린 또 얼마나 크고, 옷은 또 얼마나 별나게 입는줄 아냐?
같이 다니면 사람들 다 쳐다볼걸? 어우~ 진짜 싫어.
야, 내가 제일 싫은게 뭔지 알어?
걔는 남자친구가 얼마나 많은지 무슨 여자애가 여자친구보다
남자친구가 더 많아? 그게 말이 돼?
나는 걔가 다른 남자들 하고 놀구 웃구 그런거.. 진짜 싫어.
어후~ 생각만 해도 미치겠다. 나 왜 이러냐?
걔가 다른 남자들 하고 있는 꼴을 못 보겠어. 나 왜 이래?
나 진짜 외로워서 미친거 아니야? 미친거 같지? 그지? 어?
수십년간 독방에 갇히지 않고서야 외로워서 미칠 가능성은 잘 없죠?
차라리 싫어했던 사람과 사랑에 빠질 가능성이 훨씬 더 높습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그 싫은 얼굴이 어른어른 한다는 것.
다른 사람의 농담에 웃는 그녀가 꼴보기 싫다는 것.
아차! 하는 사이에 내가 사랑에 빠졌다는 것.
사랑을 말하다
--------------- 이천육년 육월 십오일 목요일,
『푸른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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