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4/5)
#1
'왜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가'하는 질문은 '왜 너는 나를 사랑하는가'하는 질문만큼이나 대책없는 (휠씬 불쾌하지만) 질문이다.
내가 무엇을 했길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 겸손한 연인은 자신이 무엇을 했을 이가 없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묻는다. 내가 무엇을 했길래 사랑을 거부당하는가? 배반당한 연인은 그렇게 묻는다. 그러면서도 오만하게도 절대 자신의 몫의 아닌 선물의 소유권을 주장한다.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해서 사랑을 베풀 위치에 있는 사람은 오직 한 가지 대답밖에 할 수 없다.
"네가 너이기 때문에...(!)"
이 대답을 듣게 되면 질문을 했던 사람은 자만과 우울 사이에서 위험하게, 예측할 수 없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
# 2
정말 무서운 것은 사람이 자기 자신을 용납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워하면서 - 어쩌면 그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 다른 사람은 끝도 없이 이상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략)....
우리는 자신에게 있다고 아는 것 - 비겁함, 심약함, 게으름, 부정직, 타협성, 끔찍한 어리석음 같은 것을 상대에게서 발견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사랑에 빠진다. 우리는 선택한 사람 주위에 사랑의 방역선을 쳐놓고,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은 어떻게 된 일인지 우리가 가진 결함으로부터 자유롭고, 따라서 사랑스럽다고 결정해버린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서 우리 내부에서는 빠져나가고 없는 완벽함을 찾으며,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합을 통하여 어떻게 해서든 인간 종에 대한 불확실한 믿음(자기 인식에서 나온 모든 증거에 위배됨에도 불구하고) 을 유지하고 싶어한다.
# 3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둘 다 똑같은 의존적 요구들을 공유하고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애초에 우리는 그 요구 때문에 상대에게 끌렸다. 우리 내부에 부족한 것이 없다면 우리는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상대에게 비슷한 부족상태가 존재하는 것을 보면 기분이 나쁘다. 답을 찾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우리 자신의 문제의 복제품만 발견하게 되었으니까. 우리는 상대 역시 우상에 대한 요구가 절실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 역시 우리와 같은 무력감을 피하지 못하는 것을 보게 된다. 따라서 업는 동시에 업히는 책임을 떠맡기 위해서는 신과 같은 존재에 대한 찬양과 숭배 뒤에 숨고자 하는 어린아이 같은 수동성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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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시작되고, 진행되고, 끝난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다.
그 과정 속 깊이 숨어있는 맥락과 심리를 탁월하게 표현한 심리소설쯤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온갖 철학 사상과 사유들이 불려나와 왜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그런 행동을 하는지 철저하게 분석해준다. 심리치료_상담심리쪽에 관심이 있는 나였기에 책은 충분히 더 가치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나 자신의 나약함 혹은 불완전성으로 인해 다른 이를 환상적으로 포장하고 빠져드는 사랑의 시작과 사랑이 끝나갈 때의 불가항력적이고 처참한 자기 파괴의 과정에 대한 서술 역시 흥미롭다. 저자가 나와 비슷한 연배에 처녀작으로 이 책을 20여년전에 발표했고 꾸준히 사람들에게 공감받고 있는 점도 덧붙여 설명해야겠군.. 앞으로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확실히 잡을 책인 것 같다.
너는 나를 사랑해야 한다. 너한테 삐치거나 질투심을 일으켜서 나를 사랑하도록 만들겠다. 웃기게도 그럴 자신도 있다.
그러나,
내 강요때문에 네가 나를 사랑하는 것이라면 나는 이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랑은 자발적으로 준 것이 아니기 때문에.....나는 낭만적 테러리스트
가 분명한가 보다. 푸하하 ㅡㅁ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