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외롭느니, 사랑이 아프니,
배신이니 절망이니 하는 것은
사람에게 지나친 기대를 갖기 때문인 듯.
차라리 다른 곳에서 즐거움을 찾아 보는 것이 어떨는지.
미술관이나 박물관 기행이 좀 재수없게 느껴진다면,
먹는 것에 대한 기대는 어떨지.
맛있는 음식을 찾아 먹으로 다니는 것은 어떨지.
난 사실 그 즐거움이 훨씬 더 중요하고,
더 보람 있다고 생각하지.
맛있는 음식....음식은 사람처럼 배신도 안하고,
외로움도 주지 않거든.
얼마나 좋아.
맛있는 것 찾아다니며 먹기.
정교한 우리의 궁중 한정식.
그건 예술이야.
깔끔하고 맛갈스러운 스시나 사시미도 좋고,
자못 장대하게 느껴지는 중국요리도 좋고,
감칠 맛 나는 이태리 요리나,
와인과 함께 하는 프랑스 요리도 좋지.
뭐 그런 것까지는 아니라도, 맛있는 것은 얼마든지 있어.
푸짐한 삼겹살 구이도 좋고,
하다 못해 뼈다귀 감자탕도 좋쟎아.
뭐 선지국이나, 설렁탕,
심지어는 콩나물 해장국 정도라도
맛 있는 집은 참 맛 있거든.
그리고 이제 여름이쟎아.
덴뿌라를 곁들인 소바...그거 거의 죽음이지.
왕만두나, 빈대떡과 함께 먹는 냉면은 말할 것도 없지.
여기에 편육과 막국수를 이야기하지 않으면
개네들이 무척 서러울 거야.
여름날 저녁엔
골뱅이 사리 무침을 안주로 마시는 생맥주가 죽여주지.
맥주가 먹고 싶어서 안주를 먹는 게 아니라 사실은
골뱅이 사리 무침이 먹고 싶어서 맥주를 마시는 거지.
오래전엔 북창동 뒷골목
구멍가게의 평상에 앉아 먹는 맛도 끝내줬는데
요즘엔 모르겠네.
그렇게 맛 있게 먹고, 좋은 커피 한 잔 하면 좀 좋아?
커피 먹을 때 맛 있는 케익 한 조각 곁들이면 더 좋겠지?
아이스크림도 물론 좋지.
나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 더 좋더라.
사람에게 기대하지 말자고.
맛 있는 것 먹고,
욕심을 좀 더 낸다면 좋은 거 보러 다니면 그게 더 좋아.
난 그게 섹스의 쾌감보다 더 좋더라.
그리고 마지막,
내가 나이가 먹어서 늙은 티 낸다고 욕하진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