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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그 겉과 속

김책 |2006.06.22 01:16
조회 767 |추천 22

싸이월드, 그 겉과 속

 

싸이월드는 2006년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는 하나의 생활 공간이다.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는 하나의 독립된 정체성을 형성한다. 접속자들은 미니홈피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자 하며, 일촌이라는 인터넷상의 관계를 다른 회원들과 맺음으로 실제 세계상의 인간관계와 비슷한 네트워크를 만든다. 싸이월드에서 탈퇴하는 일은 세계에서 사라지고 싶다는 욕구의 상징적 표현으로까지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싸이월드가 하나의 정체성처럼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싸이월드의 기능들이 충족시키는 욕구가 자아가 가지고 있는 욕구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데 있다. 인간에게는 가장 기본적으로 존재에 대한 욕구가 내재되어 있다. 사람들은 어떠한 형식으로든 세계 속에 자신의 존재를 확인 받기 위한 행동들을 전개한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에 형성되는 또 하나의 자아다. 미니홈피에서는 가장 개인적인 일들이 일어난다. 자신의 이름과 생일이 게재되고, 자신의 일상을 담은 다이어리가 존재하며, 실생활의 모습을 담은 사진첩과 생각을 담은 게시판이 존재한다. 게다가 자신의 미니홈피를 중심으로 타인들의 미니홈피가 연결, 가상 세계 안의 인간관계를 형성한다. 쪽지나 방명록을 통해 의사소통도 이루어진다. 나아가서는 자신이 직접 고른 홈페이지의 배경과 음악, 효과들을 통해 미니홈피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꾸밀 수 있다. 이 모든 행동들이 인터넷 상에 문서와 그림으로 실체화되고, 기록으로 남는다. 사람들은 사이버 공간의 또 다른 나를 만들어 감으로써 좀 더 많이 존재하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킨다.

문제는 현대 한국인들의 가상 세계의 정체성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미니홈피가 진정한 가상 세계상의 정체성으로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얼핏 개성과 자유가 보장되는 것 같이 보이는 싸이월드는 사실 정해진 틀 속의 자아다. 가질 수 있는 메뉴부터 제한되어있다. 미니홈피의 메뉴들이 다룰 수 있는 틀 밖에서 이루어지는 가상세계상의 자기표현은 미니홈피에 포함될 수 없다. 각 홈피의 개성을 표방하며 여러 가지 장식 아이템들을 제공하고 있으나, 선택지 상에 표시된 아이템 외에 다른 아이템은 절대 사용할 수 없다. 결국 개인들을 하나의 틀에 가두어 놓고, 이곳에서는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큰소리 치는 식이다. 이러한 싸이월드의 역설은 포스트 포드주의가 산업사회적 소비에 지친 소비자들을 포섭하는 양식과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 결국 인간의 심미적 만족의 틀을 변형시켜 수익 창출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편리함과 인간관계 유지에의 필요성으로 미니홈피가 제공하는 자신 표현의 틀에 안주하기 전에, 한번쯤 그 틀이 어떠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는지 의심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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