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안에서 다른 세계를 만나다
나가사키와 하우스텐보스

흔히 일본을 생각하면 게이샤가 지나가는 전통적인 목조 가옥을 떠올리겠지만 나가사키라면 예외이다.
오래 전부터 네덜란드나 포르투갈과의 교류를 통해 반 이상이 이국적인 모습을 띄고 있는 독특한 도시 나가사키로 떠나본다.

1571년 국제 항구로서 나가사키항이 개항된 후 일본은 포르투갈, 중국, 네덜란드 같은 서양 국가와
이곳을 통해서만 교류를 해왔다. 덕분에 나가사키는 서양상인들이 일본에서 가장 먼저 유입된 항구도시로 다가온다. 17세기에서 19세기에는 유일하게 네덜란드와 교류를 하게 되었고 덕분에 나가사키에는 네덜란드의 모습이 많이 남아 있다.

개항기의 모습이 그대로
나가사키의 그라바엔은 서양 상인들이 처음 드나들던 개항기의 모습을 재현하여 광대한 정원으로 만든 테마파크다. 나가사키에서 활동했던 서양인 사업가 토머스 글로버 저택을 비롯해 당시 일본 주재원들이 살던 예쁜 서양식 건물과 바다, 연못, 잘 조경된 정원이 어우러져 일본답지 않은 나가사키만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각각의 저택에 들어가 살림살이를 하나하나 구경할 수도 있는데 이곳이 과연 일본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곳은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의 배경이 된 곳으로 유명하며 사계절 가득 피어 있는 정원의 꽃들과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나가사키항의 풍경 또한 매우 아름답다.
나가사키의 오란다자카도 네덜란드풍으로 유명한 관광지다. 일본어로 네덜란드 '오란다'라고 한다. 개항기 일본인들은 네덜란드 상인을 오란다상이라고 불렀고 외국인 거주지를 오란다카자 즉, 오란다 언덕이라고 불렀다. 히가시야마테 주택구와 미나미야마테 지구관이 있으며 바닥에 까린 돌의 배치 무뉘가 독특해 산책 코스로 좋다. 특히 갓스이 여자대학 앞의 언덕은 데이트코스로 종종 이용되는 곳이다.
네덜란드 외에도 포르투갈, 스페인, 중국의 흔적도 많이 남아 있다. 나가사키의 유명한 명물인 나가사키 카스텔라는 16세기 포르쿠갈 사람이 가져온 빵에서 시작되었다. 또한 나가사키 짬뽕은 중국 유학생들이 먹던 일본식 짬뽕이다.
나가사키의 유명한 수공예품은 비도르로 불리는 유리가공품인데 이것의 시작도 포르투갈 상인에서라고 한다. 포르투갈에서 가져온 아름다운 유리제품과 기술을 받아들여 지금의 나가사키의 유리공예가 시작되었다고.

독특한 나가사키 축제
10월에 열리는 나가사키 쿤치는 일본 3대 축제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큰 축제이다. 나가사키의 가을을 알리기 위한 스와진자의 향례 축제로 신사의 경내와 시내 각지에 무도장이 설치되어 혼오도리와 용, 나룻배 등의 모양을 띈 가마를 끌고 다니면서 화려한 춤과 퍼포먼스, 네덜란드 만담 등을 펼친다. 중국의 영향을 받은 나가사키 랜턴 축제도 유명하다. 이 축제는 원래 중국에 살던 호교들이 중국의 구정인 춘절을 맞이하여 벌이던 축제였다가 점점 나가사키 전체의 명물로 변해왔다. 랜턴 축제 기간이 되면 1만 개가 넘는 다양한 모양의 등이 나가사키 시내 전체를 물들인다. 약 보름동안 펼쳐지는 축제기간 나가사키에는 중국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일본 속의 네덜란드, 하.우.스.텐.보.스.
일본과 네덜란드는 약 400년 동안이나 나가사키를 통해 교류해왔다. 나가사키가 네덜란드의 모습을 많이 닮아 있긴 하지만 교류의 결정판인 하우스텐보스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약 150만평의 대지에 운하와 나무를 심어 17세기 네덜란드를 재현해 놓은 이 거대한 테마파크는 그야말로 일본 속에 네덜란드라는 말이 꼭 어울린다. 자연과의 조화, 숲과 호수의 나라로 유명한 네덜란드를 옮겨다 놓기 위해 40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6km의 운하를 파 인공도시 이상의 모습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하우스텐보스는 각각 다른 분위기의 9개의 존으로 나뉘는데 각각의 존은 성격에 알맞은 어트랙션가 박물관, 쇼핑몰, 레스토랑을 각각 갖추고 있다. 여기에 유럽풍의 대형 호텔, 호텔 유로파, 호텔 덴하그와 커티지 포레스트 빌라에서 숙박을 한다면 꿈같은 하우스텐보스 여행을 완성할 수 있다. 또한 운하를 따라 캐널 크루즈를 하거나 맑고 푸른 환경을 자랑하는 오오무라만을 운행하는 크루즈호를 타고 네덜란드의 낭만을 물씬 느껴보자.
이렇듯 나가사키로 여행은 일본과 유럽 혹은 네덜란드를 한번에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서양 침략의 역사가 아닌 동서양의 사이좋은 교류로 인해 아름다운 관광명소가 된 나가사키에서 평화로운 휴식의 시간과 만나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