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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과 불법이민

이유미 |2006.06.26 23:27
조회 32 |추천 0
월드컵과 불법이민 - 축구에서 세계화의 이상을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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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뉴 리버 강을 건너는 멕시코 불법 이민자들 (출처 : 조선일보)

월드컵과 불법이민. 이 두 단어에 공통적으로 연상되는 것은 무엇일까? 언뜻 보면 별 상관없어 보이는 이 단어에 필자는 ‘세계화’를 떠올렸다.

지난 2월에 읽은 ‘축구에서 세계화를 배우자’라는 브랑코 밀라노빅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경제전문가의 칼럼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이 칼럼에 따르면 축구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이면서 동시에 가장 세계화된 직업이다. 축구 선수들은 출신 국가와 무관하게 국경을 넘나들며 뛰고 있기 때문이다.

쉬지 않고 90분을 내달리는 선수들에게 월드컵은 자국의 승리를 위해 뛰는 명예로운 싸움임과 동시에 세계 축구관계자들의 눈에 들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이기도 할 것이다.

지금은 비록 가난한 나라의 축구선수이지만 실력만 인정받는다면 연봉 억대의 선수가 될 수 있는 기회 말이다.

이렇게 가장 세계화된 직업의 축제가 한 창인 6월 17일. 한 일간지에 미국으로 들어가 위해 몰래 강을 건너는 멕시코인들의 사진이 실렸다. 수십 명의 멕시코인들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뉴 리버 강에 목만 내놓은 채 길게 늘어선 모습이었다.

미국은 최근 불법이민을 막기 위해 국경지대 경비를 강화하고 있지만 이민 행렬은 좀처럼 줄지 않는다. 오히려 불법이민 가이드비용만 오른다고 한다.

세계화가 바람직하고 좋은 건 태어난 곳이 어디인가에 상관없이 경쟁할 수 있으며, 능력만큼 대우받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되기엔 아직 꿈같은 얘기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외국인 노동력의 유입과 취업을 억제하고 있으니 말이다.

한쪽에선 이런 이유로 세계화를 ‘강대국만 세계화’라 비난하기도 한다. 선진국에 유리한 자본시장은 개방하라 압력하면서도 노동시장은 개방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일면 타당한 이야기이다.

물론 선진국의 노동시장 개방은 실업률 증대, 인종갈등 등 사회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선진국으로 대거 노동력이 몰리면 저개발국은 더욱 낙후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억제로는 해결 될 수 없는 문제이다. 적정 수준의 쿼터제 등 노동시장 개방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브랑코 밀라노빅는 칼럼에서 재밌는 제안을 하나 했다. 국가 간 축구경기에서는 모국을 위해서만 뛰어야 한다는 FIFA의 규정으로 국가 간 실력차이가 줄었다면서, 이를 노동시장에도 적용하자는 것이다. 노동시장을 개방하여, 가난한 국가의 노동자들에게도 성공의 기회를 제공하고, 의무적으로 5년에 1년은 고국으로 돌아가 기술을 전수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선진국의 기술이 후진국으로 이전될 수 있게 말이다.

화려한 월드컵 사진이 가득 찬 신문에서 보게 된 불법이민자들의 사진이어서 일까, 꿈같은 세계화의 모습이 더욱 간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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