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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이 킹카보다 좋은 10가지 이유

김래옥 |2006.06.27 16:00
조회 149 |추천 1

폭탄이 킹카보다 좋은 10가지 이유

1.

폭탄은 그 단어에서부터 안전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가정에서 일어나는 가스안전 사고에서부터
주유소 폭발 또는 옆사람의 방구로 인한 화생방 등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폭발의 위험에 미리 대비할 수 있고
이러한 사태의 안전에 대비하는 자세가 따르도록 한다.


심지어 아일랜드계나 아랍인들이 주로 쓰는 폭탄 테러에도
대비할 수 있는 안전 의식도 세워지게 된다.
하지만 킹카는 그 단어의 어원조차 불분명하여
이게 왕의 자동차를 말하는 건지 아니면
왕의 가래침을 말하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다만 누구나 확연히 알 수 있는 킹이라는 말 때문에
왕자병, 공주병 환자만 양산하고 있을 뿐이다.



2.

폭탄은 경제적 손익과 사회적 체면과의 갈등을
확실하게 해소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요즘 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만남에 들어가는 비용 문제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킹카를 만났을 때 더치페이하자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다.
반반씩 나누어 내자고 하면 쫀쫀한 놈으로 찍혀
다시 연락을 못하는 것은 물론
그 동네 일대 및 주변 친구들에게 이지메 당한다.
하지만 폭탄을 만났을 경우에는
정당하고도 조리있는 논리로 경제적 부담을 분담할 수 있다.
이 경우 분담이란 곧 ‘남는 거’다.



3.

폭탄은 시간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하게 한다.
시간이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평소에는 모르고 지나가지만 미팅이나 소개팅에서
폭탄을 만나보면 그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폭탄을 만났을 때 주로 둘러대는 얘기를 모아보자.


- 시간이 없어서 저는 이만....

- 저녁에 또 약속이 있거든요.

- 이런 20분도 안 남았네?

- 빨리 들어가야 합니다.



앞의 예를 보더라도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킹카는 만나는 시간부터
시간과 돈은 갑자기 ‘물’이 되어 물쓰듯 써버리게 된다.



4.

폭탄은 머리를 좋게 해준다.
폭탄을 만났을 때의 반응은 두가지로 나뉜다.
첫번째는 우선 이 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으로
‘내 팔자가 그렇지 뭐....’하는 식의 자포자기형과
‘하긴 나라고 뭐 잘난데 있나?’는 현실직시형으로 대표된다.


그리고 그 과정이 지나면
어떻게든 빨리 헤어지려고 핑계거리를 부지런히 찾으며
머리를 굴리는데 엄청나게 굴린다. 멈추지도 않는다.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린다.
그러면서도 입으로는 천연덕스럽게 다른 말을 한다.
그 회전 속도와 상상력은 가히 예술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킹카를 보면 원활한 머리회전은 커녕
신경이 마비되고 두뇌회전이 잠시 멈추기도 하는,
신체적으로 매우 위험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5.

폭탄과의 첫대면시 여러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온갖 잡생각들이 다 떠오른다. 하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내가 뭐하러 이 자리에 나와 있는가? 하는 자책이다.
그리고 나서 그 생각은 바로
이럴바에야 차라리 집에서 효도나 할 껄...이라는 생각으로 연계된다.


그렇다. 폭탄은 우리에게 얼마나 효도라는 것이 중요한 것인가를
상기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는 폭탄을 통해서 그동안의 불효를 반성하곤 한다.
하지만 킹카를 보면 부모님이고 형제고 나발이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아버지 함자 석자도, 어머니 연세도
생각나지 않는다. 세상에 이런 불효 또 없다.



6.

폭탄은 만병통치약이다.
폭탄을 만났을 때는 그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이미 걸려있는 감기라던가, 앓고 있던 충치의 고통, 심지어
변비, 치질 증세까지 말끔하게 고쳐진다.
번개에 맞아서 초인이 된다는 영화 ‘후레쉬맨’의 경우도
이런 증세와 크게 다르지 않은 신체적 변화였음이 틀림없다.


한편 킹카를 만나도 이와 비슷한 증세가 나올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처음 대면시는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피해는 더 커져 오히려 이전에 앓고 있던 증세가 더 심화되는
것은 물론 호흡이 과다하게 빨라져 없던 병마저 추가로 생긴다.


참고로 킹카를 만났을 때 생기는 신체적 병명을 나열하면 -



- 호흡이 빨라져 뒷골이 땡기는 고혈압증세

- 몸에 핏발이 서서 (어떤 부위에 핏발이 서?) 혈액순환에 무리가
생기는 동맥경화증.

- 입에 침이 자꾸 흐르기 때문에 생기는 탈수증

- 자꾸 침만 꼴깍 삼키기 때문에 생기는 편도선염

- 밤에 생각하느라 잠이 오지 않는 불면증

- 멋진 폼 잡는다며 피운 줄담배로 인한 폐암 초기증상

- 분위기 깨지 않으려고 오줌 참다가 걸리는 방광염 등



너무도 다양하고 심각한 병적 증상이 따른다.
킹카는 위험하다.



7.

폭탄은 하던 공부를 열심히 하게 한다.
미팅이나 소개팅에서 만난 폭탄이 가끔 생각날 때가 있다.
물론 불과 몇초에 지나지 않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가끔 생각이 나곤한다.
그러나 그 생각의 결론은 바로 이렇게 귀결된다.


‘에이, 공부나 하자!’


하지만 킹카생각하는 사람은 공부하려고 들고 있던 볼펜을
자신도 모르게 입으로 가져다가 부지런히 빨게 된다.
깔고 앉으라는 방석은 왜 가랑이 사이에 끼고 이리저리 뒹구나?
이거 심각한 일이다.


참고로 명문대에 수석합격한 사람이나 고시 수석합격자들,
또한 토익, 승진, 운전면허 필기시험, 병아리감별사 시험 등
기타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 사람들은
모두 다 폭탄과 미팅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엠씨스퀘어도 요즘 신제품인 ‘폭탄표 엠씨스퀘어’를 개발중이라고 한다.



8.

폭탄은 친구끼리의 우정을 독독하게 한다.
우리는 여자 사이에 남자가 끼어서, 남자 사이에 여자가 끼어서
우정에 금이 갔다는 일들을 주변의 많은 얘기들을 통해서 알고 있다.


하지만 폭탄 때문에 친구 사이가 갈라졌다는 얘기는 어디서도
들은 일이 없다. 물론 한 폭탄을 놓고 서로 책임지라며
잠시 말다툼하는 경우는 있지만 그것은 곧 폭탄의 자폭으로
말끔하게 해소되어 더 좋은 친구 사이로 발전한다.
하지만 킹카는 우정은 이미 간곳 없고 말다툼과 시기와 질투,
그리고 심할 경우 칼부림만 있을 뿐이다.



9.

폭탄은 희생정신을 가르쳐준다.
요즘같이 각박한 사회에 희생정신이란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또한 이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어 나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폭탄이 있는 곳엔 항상 폭탄제거반이 있게 마련이다.
이 임무는 엄청난 희생정신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그 마음은
숭고하다 못해 거룩하기까지 하다.
아! 아름다운 이름, 폭탄제거반이여~


하지만 아직까지 ‘킹카제거반’이란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다.
만약 그런게 있다면 당장이라도 내가 희생정신을 발휘하여
그 임무를 맡을 각오가 되어 있다.



10.

폭탄은 오래동안 보고 있으면 킹카로 변하기도 한다.
이것이 폭탄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이다.
폭탄은 오랫동안 보면 자신도 모르는 새에 정이 들어
시신경의 혼란으로 야기되는 착시현상과
제눈에 안경이라는 옛 어른들의 교훈이 접목되어 순식간에
킹카로 변하기도 한다.
여기에 술한잔을 빌리면 그 효과는 배가된다.
하지만 킹카는 그저 킹카니까 변해봐야 폭탄으로밖에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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