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과자보다 싫증 안나는 밥
김고은
|2006.06.29 04:41
조회 30 |추천 0
일본의 무장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가장 신임하던 부하에
소로리 신자에몬(曾呂利新左衡門)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도요토미가 아주 아끼던 소나무가 죽자 상심을 하는 모습을 보고,
소로리가 ‘곱게 기르던 소나무 시들었네, 내 나이 너에게 넘겨 주었더니’라고
시를 지어 마음 아파하는 도요토미를 위로하였습니다.
마음이 풀린 도요토미는 소로리에게 말했습니다.
“고맙다. 보답으로 상을 주고 싶은데, 네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해 보아라.”
“무슨 대단한 일을 했다고 상까지 주십니까? 괜찮습니다.”
“그러지 말고 무엇이든 소원을 말하라.”
“그러시다면 제 소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것은 다만 때때로 제가 대감님의 귀 냄새를 맡을 수 있게
특별히 허락해 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너무나도 우수꽝스러운 청인지라 도요토미는 껄껄 웃으며 말했습니다.
“네가 지금 농담을 하는거냐?”
그러자 소로리는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절대로 아닙니다. 진심입니다.”
“참 묘한 소원이구나. 아무튼 좋다. 그럼 언제라도 네가 원할 때 내 귀 냄새를 맡도록 해라.”
도요토미의 허락이 떨어진 후부터 여러 부장들이 대감을 뵈러 오면,
소로리는 으레 도요토미의 귀에다 코를 대곤 하는 것이었습니다.
부장들은 소로리의 이 모습을 보고, ‘저자가 아마 내 이야기를 하는가 보다’ 하고
모두 소로리에게 뇌물을 바치며,
도요토미에게 자기 말을 잘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었습니다.
소로리는 부자가 되었습니다.
부하들은 어떻게 해서 소로리가 주군의 신임을
그렇게 얻을 수가 있는지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그처럼 신임을 받았는지 비결이라도 있으면 한 수 가르쳐 주게.”
그러자 소로리는 되물었습니다.
“자네들은 밥을 먹나?”
“그야 물론이지. 매일 먹고 있지.”
“그래? 그 밥맛이 어때?”
“글쎄, 그저 그렇지. 별로 이렇다 할 맛은 없지.”
“그럼 과자는 어떤가?”
“그야 물론 맛이 있지. 달콤하잖아.”
“그럼 매일 밥 대신 과자를 먹으면 좋지 않을까?”
“무슨 소리야, 너 또 싱거운 농담을 하는구나.”
동료들은 또 소로리의 특기인 싱거운 농담이 시작되는구나 했지만,
소로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바로 그거야. 너희들은 대장께 과자만을 바치려고 한단 말이야.
그러니 싫증이 날밖에. 그렇지만 나는 밥을 바친단 말이야.
맛은 별로 없을지 모르지만 싫증은 안 나지. 이것이 나의 비결이라면 비결이야.”
그제야 친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고 합니다.
*달콤한 속삭임만을 말하는 사람보다는
항상 옆에서 있는듯 없는듯 나를 지켜주는 사람이 좋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