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9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방송 인터뷰를 했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그리고 독일이 만나는 독일 국경쪽에 방엔이라는 곳이었다. 그야말로 깡시골이다.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를 준비하기에는 더할나위 없이 조용하고 좋은 곳이다.
오전 11시반 쯤, 토고 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아데바요르를 먼저 취재 했다. 기분이 정말로 묘했다.
나를 아는 사람은 내가 얼마나 인터뷰와 언론을 싫어 하는지 알 것이다. 그런 내가 이제 다른 선수를 인터뷰 하고 있으니 참 사람일은 모르는 일이다.
호텔 로비에 기다리고 있는 아데바요르를 처음 봤을때 선수 끼리만이 알수 있는 그런 눈빛이 파박! 통했다.
빨리 하고 가자' !
‘알았어!’
하하하...
내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도 조금 귀찮은 시간에 인터뷰가 잡혔다.
나는 오전 운동이 끝나고 점심 먹기 전까지의 시간에는 정말 아무 것도 하기가 싫다. 그래서 방송팀을 즐겁게 반기지 않은 그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었다.
큰 키에 그들만의 액센트가 섞인 영어를 하는 모습. 어딘지 모르게 강한 느낌을 받았다. 또한 그는 굉장히 자신이 있어 보였다.
그건 아무래도 세계의 톱 클럽중에 하나인 아스날에서 뛰기 때문인 것같다. 처음에는 나도 남에게 뭘 묻는다는게 익숙치가 않아서 서먹했지만 대화가 길어지고 서로의 생각을 어느 정도 파악했을 즈음에는 서로가 팀동료와 다를바 없는 친숙함을 가질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대화하다 보니 분위기가 편해졌다.
인터뷰가 끝날 때쯤, 인터뷰가 얼마나 선수 입장에서 귀찮은 일인지 알기 때문에 “너무나 고맙다”고 마무리 인사를 했다.
그랬더니 그는 의외로 “감사할 것 없다." 이건 내가 토고팀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하나의 임무이다. 당연한 일이다”고 했다.
순간 스물두살 어린 선수에게 뭔가를 배운 느낌이였다.
나를 한번 되돌아 보았다. 그렇게 오전에 아데바요르 선수 인터뷰를 마치고 저녁 늦게 토고대표팀의 오토 피스터 감독을 인터뷰하러 다른 호텔로 갔다.
아데바요르를 만나기 전과는 다르게 왠지 마음이 설레었다.
독일인 감독이니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을것 같아서 좋았다. 그것 말고도, 언젠가 나를 한국 선수중에 가장 위협적인 선수로 평가했다는 말을 들어서인지 빨리 만나고 싶었다.
사람이라는게 자기를 칭찬해 주는 사람은 원래 좋은 법 아닌가. 히히히..!!
연세가 68세나 되신 피스터 감독님과 만나기로 한 호텔에 들어섰더니, 할아버지 같은 분이 담배를 피시면서 앉아 계셨다. 나의 새 소속팀 마인츠의 새 감독이 “아프리카에 갔더니 피스터가 영웅이더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아마 그쪽에서는 굉장한 명성을 누리시는 모양이다. 그래서 나는 인터뷰 전에 친해지면 좋을 것 같아서 감독님께 먼저 가서 인사를 드렸다.
“구텐 아벤트!”
감독님은 고개를 천천히 돌리시면서 나를 보더니 “차붐!” 하면서 입을 열었다. 순간 나는 웃음이 나왔다.
우리는 아버지를 통해서 내가 만난 많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쉽게 가까워지고 친해질 수 있었다.
오전과는 다르게 내가 직접 독일말을 하면서 인터뷰를 할 수 있어서 한결 편하고 상대방의 말하는 의도나 느낌을 쉽게 캐치할수 있었다.
한마디로 경험이 쌓인거지.. 하하하.
감독님과는 시종 일관 너무나 편한 분위기에서 인터뷰가 진행됐다. 그래서인지 ‘아들의 여자친구가 한국인’이라는 둥, 개인적인 얘기도 해주시고 아주 재미있었다.
인터뷰라면 죽어라고 싫어하는 두리에서 인터뷰를 하러 다니는 두리로 바뀐 첫날,
나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정말 나름대로 힘들지만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앞으로 나를 기다릴 새로운 일들에 더욱 기대가 된다.
그리고 꼭하고 싶은 한마디!
“기자 아저씨들 앞으로 그렇게 도망다니지 않을께요.!!!”
두리는 인생을 조금더 배웠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