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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2006.06.30 21:54
조회 46 |추천 2


 

 

그여자

 

내 얼굴이 그러니?

아니, 어디 아픈 건 아니고

어제 잠을 못 잤거든,

아마 그래서 그럴 거야

 

뭐 좀 생각하느라구

뭘 생각했냐 하면..

 

니가 어제 그랬잖아.

우리 사이가

왜 완전히 좁혀지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휘어진 창틀과 창문처럼

자꾸 틈이 벌어지는 느낌이 든다고

 

그거, 나 때문일 거야.

무슨 말이냐 하면,

있잖아, 나는...

 

왜 이렇게 불안한지 모르겠어.

너 만나면서부터, 내내 그래.

 

나는 내가 충분히 예쁘지 못할까 봐,

내가 충분히 똑똑하거나

너한테 충분히 도움이 되지 못할까 봐,

늘 걱정돼.

 

너는 나 없이도 잘살 것 같은데

나는 벌써부터 못 그럴 것 같고,

시간이 지나면 더더욱 그렇게 될 것 같고.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그냥'니가 너무 좋아서 그렇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만,

이런 불안함이

너한테까지 느껴진다면

그건 문제가 있는 거겠지?

 

나는 지금 이 말을 하면서도

솔직히 무서워

'이런 여자 정말 숨막힌다'

니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잖아.

 

 

그남자

 

그랬구나.

나는 너를 이제야 좀 알 것 같다.

 

진짜 허무하다.

나는 생각도 못했어. 니가 그렇게 자신 없어 할 거라고는.

 

널 아는 누구라도 그랬을 거야. 도대체 니가 어디가 어때서!

더군다나, 니가 어떻게 한들, 내 눈에 그게 안 예뻐 보였겠니?

 

아니, 니말이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야.

다만 내 말은 누구나 모르는 것은 많고,

누구나 얼마간은 아름답지 못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거야.

 

너 시험 칠 때 제일 유용한 주문이 뭔지아니?

"내게 어려우면 남들에게도 어렵다"

바로 이거야.

 

그것만 기억하면 최소한 당황할 일은 없지.

그런데 아마 너는 그렇지 못했을 거야.

 

너만 빼고 다들 정답을 알고 있을 것 같아서 허둥지둥하고,

이 문제 저 무네 손을 대다가 시간은 다 흐르고,

답안지를 내고 나선 책상에 엎드려 울고..

너는 그런  학생이었을 거야, 그치?

 

바보야,  왜 그랬니?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데, 뭐가 그렇게 겁이 났어?

이제 그러지마.

 

나는, 너 사랑해.

니가 나 사랑하느라 힘들면, 나도 힘들어.

 

말 나온김에 너 내일은

트레이닝복 입고, 머리 감지 말고, 화장도 하지말고..

그러고 나와! 알겠지?

 

이젠 정말, 정말!

우리,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 사이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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