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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 편파판정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이유

문근식 |2006.07.01 20:08
조회 59 |추천 1


(이 놈의 축구가 마약같은지... 피로에 절어서도 독:알 전은 다 봤다.)

 

8강전이 되면서, 오심과 편파판정은 (아직 초반이지만) 눈에 띄게 줄었다. 차범근 해설위원도 심판의 판정이 매우 공정한 편이라고 했다.(뭐, 그가 독일 편을 좀 든건 사실이다. 그리고 심판이 약간 독일 편을 든 것 같다만, 아르헨티나의 후반 더리한 플레이를 보면...)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심판 판정은 이전까지의 경기와는 차원이 다르게 공정할 것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그 원인은 심판 판정이 앞으로 공정해야할 이유가 아니라, 더이상 편파판정을 내릴 필요가 없다는 데에 있다.

 

결론 먼저 얘기하자. 지금의 8강은 속칭 '올라올 놈이 올라왔다'라는 평이다. 다른 말로 하면 흥행성이 보장되는 거물급들만 올라왔다는 것이다. 또 해석하면 피파는 이제야 제대로 돈 맛을 볼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심판의 편파판정은 거물들만 올라올 수 있도록 치밀하게 각본이 짜여진 하나의 거대한 쇼였다. 물론 거기에는 현재의 8강들이 실력있는 팀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그럼 왜 피파는 조직적인 편파판정과 오심을 주도하면서까지 판을 이렇게 몰아왔을까?

 

그건 2002년을 생각해보면 간단한 일이다. 2002 월드컵은 우리에겐 감격이었지만, 서구 축구 강호들에게는 재앙이었다. 무슨 재앙? 경제적 재앙이었다. 축구가 그냥 단순히 게임만 즐기고 끝난다고 쉽게 생각하면 문제의 본질에 다가갈 수 없다. 

 

한국이 2002월드컵에서 누린 경제효과가 수십조 원이다. 각종 명문 리그를 갖고 있는 서양은 이보다 훨씬 더하다. 이태리는 마피아까지 얽힌 그야말로 돈다발의 복마전이다. 그 나라가 1승을 거두냐 마느냐에 따라 국가 경제가 왔다갔다한다. (자세한 설명 생략)

 

월드컵은 단순한 축구 대항전이 아닌, 돈 놓고 돈 먹기의 도박판과도 같다. 당연히 하우스장은 대주주들에게 서비스할 필요가 있다. 유럽이나 남미 한쪽이라도 성질난다고 월드컵 보이콧 해봐라. 난리난다. 아시아는? 비웃어주고 만다. ㅠㅠ

 

그런 면에서 지난 2002월드컵은 이 대주주들에게 심각하게 불쾌한 대회였다. 기억하는가? 당시 피파 랭킹 1,2,4위였던 프랑스, 아르헨티나, 포르투갈이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다. 그들을 대신하여, 한국, 일본, 터키, 세네갈, 미국 등의 '얼치기'들이 16강에 올랐다. 이 중 일본을 제외하고는 모두 8강 이상의 성적을 냈고, 한국과 터키는 4강까지 올랐다.

 

하우스장인 피파 입장에서는 속터지는 일이다. 이변은 재미있기는 하지만, 흥행을 보장하거나 돈을 벌어다주진 않는다. 한국-터키 전보다는 이태리-아르헨티나나 브라질-잉글랜드전이 훨씬 돈이 된다.

 

또 한가지, 선수들도 월드컵을 통해 기량을 뽐내야 본인들의 상품가치를 광고할 수 있다. 대주주 입장에서는 '돈이 될 놈'을 고르고 검증하고 데뷔시킬 기회마저 뺏기는 꼴이다.

 

그런면에서 지난 2002 월드컵은 피파 하우스장과 축구 대주주들에게는 재앙이나 마찬가지였다. 당연히 다음 대회를 위한 후속 대책이 준비되었을 것이고, 그 일환으로 심판들을 통한 '적절한 규제'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이는 '적절한 규제'라고 할수 있는 것이, 티나지 않으면서도 결정적으로 한 쪽 밀어주는 방법은 심판이 최고다. 브라질-일본처럼 턱도없는 실력차가 날땐 효과없지만, 적어도 우리가 스위스 정도를 상대할때면 그건 의천검 이상의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정확히 효과를 발휘해서 이번 월드컵은 '이변이 없는 월드컵', '올라올 놈만 올라온 월드컵'이 되었다. 억지지만, 재미있는 월드컵을 만들어냈다.

 

이런 식으로 8강을 짜놓고 3일을 기다리게 하여, 온 세계를 더욱 더 달아오르게 한다. 곧, 돈이 될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는 것이다. 자, 이젠 심판이 편파판정을 할 필요도 없고, 오히려 몸 조심을 해야한다. 경고도 함부로 주면 안된다. 경고누적으로 상품들이 가치가 떨어지면 안되기 때문이다.

 

홈팀 독일이든, 남미의 양대 강호 아르헨티나든, 어디가 올라가도 흥행은 보장된다. 그러나, 아무래도 홈팀이 살아남는게 좀 더 그림이 나오는 법이라 약간은 편을 들게 마련이더군.

 

뭐, 대충 여기까지가 옥탑방 고릴라의 분석이다.

 

심판의 오심에 더이상 흥분하지 말자. 냉정을 되찾고, 우리가 저런 텃세를 딛고 넘어야 할만큼 세계의 벽이 높다는 것도 인정하자. 같은 실력이 아닌, 그들을 능가하는 실력이 있어야 먹힌다는 냉정한 현실도 돌아보자.

 

가장 입이 튀어나오고 분노로 자글자글 끓을 우리의 태극 전사들과 코칭 스탭들이 오히려 차분하게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이들 스스로가 이런 텃세와 경제적 현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본인들 스스로를 탓하는 것도 다 이런 까닭이다.

 

이것이 축구에만 적용되는 현실일까? 그렇지 않다. 국제 관계라는 것이 원래 이런 것이다. FTA같은 것도 힘센 미국 애들이랑 붙으니 도무지 공정한 협상이 될리가 없다.

 

나이먹은 어른들이 후학들에게 공부하라고 노래를 부르는 것이 이런 까닭이다. 실력없이는 설움을 면할 길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동시에 권하고 싶다. 김구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기기 위한 실력이 아닌 약자를 돕기위한 실력을 쌓으라고. 우리가 강국이 되어 약소국을 탄압하면 우리의 실력이 무슨 빛을 발하리요....

 

(글쓰다 지쳐서 줄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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