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상적인 흐름으로 다가서고 싶었다
숨기고만 싶었던 내 사랑이
알몸이 되어버린 날
잉크를 아끼지 않던 펜 끝에 종지부를 찍었다
하찮은 몇 마디의 말에 한동안 과녁을 노려보듯
뚫어지게 쳐다보곤 마음 속 깊숙히
쇠고랑을 채워두었던 너를
자유란 빛깔로 칠을 해서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까짓 것쯤은이라면 흙 묻은 손을 털어버리 듯
쉽게 여꼇지만
빛을 갉아먹는 어둠이 잔혹스레 드리우면
형틀에 앉혀 아픔을 겪어야 하는
두렵도록 고통스러움에
밤을 지새며 목을 축여야 했다
자유를 얻은 너는 덧없는 행복에 겨워
흐뭇해 하는 웃음을 보였지만
난 그저 씁쓸한 표정일 수밖에 없었다
다리가 휘청일 만큼 다녀보았지만
네 자리를 메꿔 줄 그 어떤 것도 얻질 못하고
흥청거리는 네온 불빛마저
더 짙게 물들어 얼룩진 눈물자국을
감추려는 표정안을 뿜어내며
지친 몸을 끌어 눕혔다
이젠 너의 흐뭇해 하는 표정에
나도 진실로 웃어줄 수 있도록 해야할까 보다
그리고 너의 뒷모습을 역력히 드러내 보이는
슬픔이 아로새겨진 그림자와 발자국 소리를
익히는 일들에 매여볼까 한다
할 일이 많은 걸 보니
오늘 혹독한 겨울 바람이 불어도
외로움을 덜 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