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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하다

황혜정 |2006.07.02 13:53
조회 39 |추천 1


이야기는 한시간 전으로 거슬러 갑니다.
 그녀는 또 어디서 한잔 하셨는지 뒤늦게 친구들앞에 나타나서는
 꼬인 혀로 한참을 넋두리를 늘어놨죠.

 생각할수록 나쁜놈이라느니..
 그건 인간도 아니었다느니..
 짐승같은 인간이었다느니..
 그래도 한때는 내 귀여운 짐승이었다느니..
 이제 영영 다신 누구도 사랑 못할거라느니..
 어쩌면 그 사람이 내 마지막 사랑이었을거라느니..
 그리곤 이런 말도 했습니다.

 - 어우~  진짜 내가 잊을수만 있으면 무슨 짓이든지 다 하겠다
   심은하 대사가 생각나네
   난 못할짓이 없어..
   길거리에서 옷벗고 춤출수도 있어..
   어후~  나 어떻게..
   얘들아, 나 레드썬!  그런거 해볼까?
   그런거 할려면 어디로 가야돼?

 무슨 짓이든지 하겠다..
 그 말이 화근이 되서 그녀는 지금 술이 확 깨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한 친구가 영화에서 봤다며..
 그 영화에선 이렇게 하니까 진짜로 그 남잔 떨어져 나가고, 더
 멋진 남자가 나타나더라고..
 이른바 '마녀들의 처형식'을 제안한거였죠.

 * 그 남자의 사진에서 눈동자를 오려라.
 * 그 눈동자를 넣고 수프를 끓여서 단숨에 들이켜라.


 그리하여,  옛 남자친구의 눈동자가  둥둥 떠있는 수프그릇을
 받아든 그녀.

 - 이걸 정말 먹으라구?  이거 먹으라구?

 온 얼굴로 에베베~~  말하고 있는 그녀.
 어지간히 끔찍한지 숟가락을 그릇에 갖다 대지도 못합니다.
 그러자 친구들의 이어지는 독려.

 - 먹어버려~  무슨 짓이든지 다 하겠대매?
 - 그래, 짐승의 눈을 삼켜버리는거야. 얼른~

 그러자 용기를 내서 숟가락을 그릇에 담가보는 그녀.
 조심스럽게 눈동자사진을 숟가락으로 뜹니다.

 - 헤, 쟤 정말 먹으려나보다..

 친구들은 순간, 긴장! 시선집중!!
 근데 숟가락위에 둥둥 떠있는 그 눈동자를 바라보던 그녀,
 친구들을 향해 고개를 들며 하는 말..

 - 이 사람 눈..  정말 이쁘지 않니?
   나 그냥 코나 입이나 그런거 먹으면 안돼?
   눈은 못 먹겠어~~~


 이 이야기에서 우리가 집고 넘어가야 할 세가지 사실.

 하나. 무슨 짓을 해서라도 잊고싶다고 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동안은 무슨 짓을 해도 잊을수가 없다.

  둘 . 좋은 친구를 사귀자.

  셋 . 사진은 음식이 아니다. 몸에 해로울 수 있다.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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