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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여명 성전환수술한‘神의 손’김석권 교수

이태호 |2006.07.03 00:01
조회 277 |추천 0


“최근 60대 남성, 성전환 수술 대기중”
트랜스젠더, 질병으로 고통받는 것과 같아…
75%가 자신의 바뀐 성기에 만족

[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

동아대병원 성형외과 김석권(金碩權·54) 교수는 성(性)전환 수술을 220여명에게 시행한 전문가다. 전 세계적으로도 의사 한 명이 이렇게 많은 성전환 수술을 집도한 사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그런 만큼, 지난 22일 대법원이 성전환자가 호적을 정정할 수 있도록 판결한 것에 대해서도 그의 생각은 남달랐다.

그는 “육체의 성과 정신적인 성이 일치하지 않아 괴로워하는 상태는 기형(畸形)이나 질병으로 고통받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기형과 질병을 치료하듯이 성전환 수술은 온전한 삶을 살지 못하는 그들을 바로 살게 해주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통상 ‘트랜스젠더’로 불리는 성(性)전환증은 대략 1만~5만명당 한 명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성전환 수술을 받았더라도 임신 등 생식 능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왜 성전환 수술에 관심을 갖게 됐는가.

“1986년 부산대 의대 전임강사 시절 처음 한 남자가 여자로 성전환 수술을 해달라고 왔다. 그때는 별 관심이 없어 돌려 보냈다. 몇 개월 후 다른 2명이 또 찾아왔다. 이미 다른 병원에서 고환과 음경을 절단한 상태였다. 불쌍한 마음이 들었다. 성전환 수술을 하기로 하고 논문을 뒤졌다.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는 많은 케이스가 있었다. 그런데 질 성형 방식이 음경 피부를 회음부 안으로 말아 넣은 것이었다. 나는 그때 독자적으로 아이디어를 내서 근육과 신경을 이용해 가능한 여성의 질과 비슷한 느낌과 모양을 갖도록 만들어줬다. 그랬더니 한 해 20명이 나를 찾아 오더라.”

―성전환 수술을 받는 사람은 대개 어떤 사람들인가.

“매우 다양하다. 최종적으로 여자가 된 사람들 중에는 치과의사도 있고, 전문직 회사원도 있다. 음악이나 연극 등 예술 활동을 하는 사람도 있다. 현재 연예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도 2~3명 있다. 한 60대 남성은 죽기 전에 여성으로 꼭 한 번 살아보는 것이 소원이라며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도 있다. 여성에서 남성으로 간 경우는 53세가 최고령이었다.”

―이들에게 일반적인 특징이 있을 것 같은데….

“편모 슬하나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많다. 초등학교 후반부터 반대의 성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사춘기가 지나고서부터 심해졌다고 말한다.”

―결혼한 사람도 있었나?

“두 명 있었다. 남편이 여성으로 바꿨다. 도저히 남성의 삶을 유지할 수 없다고 했다. 부인이 수술에 동의했고, 이혼을 결정한 경우였다. 자식까지 있는데 오죽 했으면 그럴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술 후 반대의 성으로 바뀐 성전환자들이 자신의 성기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감격해 한다. 비로소 진정한 삶을 살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조사해보니 75%가 자신의 성기에 대단히 만족해 하더라. 10%는 성기 모양에 불만족한다.”

―수술하고 후회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한 사람도 없었다. 그 이전에 이미 수년에서 수십 년을 반대 성의 복장과 외모로 살았던 사람들이다. 또 그로 인해 상당수가 온갖 사회적인 천대와 멸시를 받았던 사람들이다. 이 때문에 성전환수술 후 희열을 느낀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여성으로 가고 싶은 남성의 경우에 우락부락한 근육형 외모를 가진 경우도 꽤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30대 초반 조선소 노동자가 그런 경우였다. 사회적응을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처음에는 수술을 말렸다.
그런데 여성 호르몬 치료를 장기간 받으니까 조금은 여성형 외모를 띠게 되더라. 다시 조선소에 취직해서 잘 살고 있다.”

―성전환자가 다시 본래의 성으로 복원하려 할 경우 의학적으로 가능한가.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미국에서 여성이 남성으로 갔다가 다시 여성으로 간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다. 그런 경우는 아직 없었다.”

―성전환자에 대한 부모들의 반응은 어떤지.

“처음에는 펄펄 뛴다. 최근에는 미디어에서 이 문제를 많이 다뤄서인지 많이들 이해한다. 부모가 수술을 도와주는 경우도 있다. 질병 치료라고 생각하라고 말한다. 부모의 동의가 없으면 수술도 안 한다.”

―1000만~2000만원이 드는 수술 비용은 어떻게 마련하고 있나?

“과거에는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렇게 어렵게 번 돈으로 수술을 받았다. 요즘은 직장인들이 많다. 수술 비용을 회사 다니며 저축한 돈으로 댄다. 부모들이 도와주는 경우도 늘었다.”

―수술 후 사회 적응은 잘 하는지 궁금하다.

“재미교포 여고생이 있었는데 남자 행동을 해서 학교에서 제적당했다. 부모가 데리고 와서 결국 수술받았다. 그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대학생이 되어서 잘 지낸다. 한 40대 여성은 남성으로 바꾸고 나서 사업에 크게 성공했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된 대학원생은 자신의 석사 논문을 ‘트랜스젠더의 사회 적응’에 대해서 썼다. 요새는 자신이 ‘트랜스젠더’라는 것을 스스로 밝히는 사람도 많다. 나를 결혼식에 초청하는 사람도 있고 입양한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인사 오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자신이 트랜스젠더라고 밝히고 결혼을 한다.”

―기독교인이라고 들었다. 신이 내려준 인간의 성을 인간이 바꾸는 게 교리에 어긋난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가?

“처음에는 목사님이 왜 그런 수술을 하느냐고 반대했다. 하나님이 항상 온전한 인간만을 태어나게 하지는 않는다. 손가락이 6개로 태어나는 아이도 있고 언청이도 있다. 이를 의사가 고쳐서 온전한 삶을 살도록 도와 주듯이 성(性) 정체성 장애인인 이들을 고쳐주는 것도 같은 의미라고 생각한다.”

―트랜스젠더를 우리 사회가 어떻게 봐야 한다고 보는지 한마디 해달라.

“단순한 흥미거리나 이상한 사람으로 봐서는 곤란하다. 그들은 성적 소수자이다. 마이너리티를 보호하고 인정할 줄 아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 doctor.chosun.com])

김석권 교수는

미국의 뉴욕 타임스지는 2003년 6월 21일 한 개 면을 털어 김석권 교수에 대한 기사를 내보내면서 그가 환자의 성(性)을 바꾸면서 관습도 바꿔놨다고 표현했다. 성에 대해 극도로 보수적인 한국인들에게 트랜스젠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줬다는 의미다.

그는 이제 ‘트랜스젠더의 아버지’로 불린다. 국내에서 이뤄지는 성전환 수술의 약 80%를 그가 집도했다. 여자에서 남자로 전환한 경우도 40여명이다. 그에 대한 소문을 듣고 일본에서 부산을 찾아와 수술을 받고 돌아간 트랜스젠더도 5명에 이른다. 각종 국제학회에서 성전환 수술에 대한 초청 특강도 줄을 잇고 있다. 그가 학회에서 흔히 받는 질문은 “어쩜 그렇게 똑같이 만드냐”이다. 그는 부산대 의대를 졸업한 후 성형외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동아대병원 성형외과 주임교수를 거쳐 현재는 의대 학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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