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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을 많이 흘립니까?

김현진 |2006.07.06 22:26
조회 162 |추천 1
   액취증 동반하는 고약한 질병 한국인 2백명중에 한 명은 다한증 환자

대기업 영업부에 근무하는 김모씨(34)는 여름이 두렵다. 바로 땀 때문이다. 다한증 환자인 그는 거래처 사람과 처음 만나 악수를 할 때 땀이 차 축축해진 손을 내밀어야 하고, 식사를 할 때도 땀이 비 오듯 흘러 매운 음식이나 뜨거운 국물이 있는 음식은 일단 피하고 본다. 특히 올 여름은 ‘100년 만에 더위’가 올 것이라는 반갑지 않은 소식까지 접한 김모씨는 요즘 땀과의 한판 전쟁을 준비중이다.

김모씨와 같은 다한증(多汗症 ) 환자들이 늘고 있다. 땀 분비는 체온 조절을 위해 꼭 필요한 신진대사 과정. 만일 땀을 흘리지 못하면 체온이 상승해 일사병이 생길 수 있고, 더 심하면 고체온증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과하면 부족함만 못 하듯이, 땀도 마찬가지다. 땀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면 병적인 상황으로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가중시킨다. 다한증 환자들은 땀 때문에 진땀을 흘리기 일쑤라며 고통을 호소한다.

다한증이란 말 그대로 손, 얼굴, 겨드랑이, 발 등에서 ‘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땀을 많이 흘리는 병이다. 땀이 샘솟듯 흐르기 때문에 손이나 등이 흥건히 젖기 십상이다. 이들은 하루에 정상인의 3∼6배 땀을 흘린다. 이런 병적인 다한증은 더운 날씨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원인으로 조금만 긴장해도 땀이 쏟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여름에는 계절적인 영향으로 더욱 악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우리 주위에는 의외로 이런 다한증을 앓는 사람이 많다. 과거에는 다한증을 병이라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 들어 삶의 질이 향상됨에 따라 발병률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전체 성인의 0.6~1%에서 발견되는데, 2백 명 중 한 명꼴로 생긴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다한증은 생명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질환이다. 하지만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슬그머니 나타나 브레이크를 건다는 게 문제다. 실제로 다한증은 의의로 사회생활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악수를 하거나 시험을 볼 때 손의 땀 때문에 불편하고, 컴퓨터 자판이나 피아노 건반이 땀으로 젖어 손이 미끄러지기도 한다. 사업상 사람을 만날 때 얼굴에 땀이 흘러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다. 옆 사람이 의식되어 지하철을 타기도 괴롭다. 따라서 악수하기 전에 반드시 손을 닦거나, 수시로 사무용품에 묻은 땀을 닦아내는 등 다한증 환자들은 일반인들이 쉽게 지나치기 쉬운 또 하나의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특히 다한증 환자의 경우 다량의 땀 분비로 인해 액취증까지 겸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액취증은 겨드랑이에 있는 땀샘 아포크린샘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세균에 의해 지방산으로 분해되면서 양파 썩은 냄새와 같은 악취를 풍기는 질환이다. 액취증과 다한증은 엄밀한 의미에서 서로 다른 질환이지만, 땀이 많이 나면 액취가 좀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두 질환을 함께 호소하는 경우가 잦다. 체질적으로 아포크린샘이 크거나 여기에서 발생되는 분비물 양이 많을 때 나타나는데 흑인은 90%, 백인은 80%, 한국인은 8∼10%가 이에 해당한다.

단순히 더워서 땀을 많이 흘리는 것과 다한증은 다르다. 평소에는 땀이 잘 나지 않다가도 특별한 자극에 의해 한번 나기 시작하면 잘 그치지 않는 경우 다한증으로 의심해볼 만하다.


스트레스, 수면 부족, 과음, 신경과민이 땀을 솟게 하는 주원인 땀의 성질로 질병까지 예측한다?

그렇다면 다한증은 왜 생기는 걸까. 전문의들은 다한증엔 특별한 원인 질환이 없다고 말한다. 다만 교감신경 등의 이상 작용으로 인해 다한증이 발생한다는 것이 중론. 교감신경은 일종의 흥분 액셀러레이터. 땀샘은 교감신경과 연결돼 있다. 조초하거나 긴장을 하면 쉽게 땀이 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자율신경의 부조화로 항상 교감신경이 흥분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 다한증을 앓기 쉽다. 흔히 ‘신경성 땀’이라고도 한다.

다한증을 진단할 때는 땀 분비량 측정법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당사자가 느끼는 불편함이 진단과 치료에 중요한 기준이 된다. 업무와 대인 관계 등에 있어 땀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면 치료의 대상이 된다. 땀 분비량으로 보면 보통 손·발바닥, 겨드랑이, 얼굴 등 특정 부위에서 불과 5분 만에 100mg 이상의 땀이 배출되는 것을 말한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국소 부위에 과도한 땀이 나거나 그 부위의 체온이 떨어질 때 다한증을 쉽게 진단할 수 있다.

다한증은 기본적으로 1차성 다한증과 2차성 다한증으로 구분된다. 1차성 다한증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주로 교감신경의 활동이 활발한 젊은 층에 발생 빈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는 1차성 다한증이 전체의 90%를 차지한다. 땀이 흐르는 부위에 따라 손바닥 다한증, 겨드랑이 다한증, 얼굴 다한증 등으로 나뉘기도 한다. 1차 다한증 환자는 대부분 이성 교제나 직장 생활 등 대인 접촉이 한창 활발한 20~30대 젊은이여서 심각한 대인기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도 다한증으로 고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994년 그가 노동당 당수로 선출됐을 당시, 겨드랑이에 땀이 흠뻑 젖어 있는 모습이 TV를 통해 생생하게 방송되며 알려졌다. 블레어 총리는 평소 손에 땀이 많이 나서 지지자들과 악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2차성 다한증은 주로 갑상선기능항진증, 비만, 당뇨병, 폐경기 등의 후유증이나 갈색종, 전립선암 등의 호르몬 치료 후에 발병한다. 보통 1차적인 원인 질병의 후유증이 나타나는 경우다.

또 다한증 환자의 23~53%가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악화되는 특징이 있다. 전문의들은 “스트레스와 수면부족, 과음, 신경과민일 경우에도 땀이 많이 날 수 있다”고 말한다.

땀이 많이 나는 것을 통해 2차적 질환을 예측해볼 수도 있다. 아침에 잠에서 깼을 때 식은땀을 많이 흘리면 결핵을, 땀을 흘리고 난 뒤 속옷이 누렇게 변하면 간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가 땀을 너무 많이 흘리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 의식을 잃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반면 아이들이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대사량이 성인보다 많아 몸에서 발생하는 열도 많기 때문이다.


사람 멀어지게 하는 다한증, 치료가 급선무 다한증 치료, 약 먹을까? 수술받을까?

다한증의 치료법으로는 크게 심리적 안정, 약물, 수술 등이 있으나, 수술 치료 외에는 효과가 미비해 주로 수술에 의존한다. 전문의들은 다한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클린업피부과 민형근 원장은 “특히 어린 청소년의 경우 액취증과 다한증은 친구들 사이에서도 왕따가 될 만큼 사회적 유대 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조기 치료가 정신적인 우울증이나 소극적인 성격으로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우선 다한증이 나타나는 것은 심리적인 원인과도 관련이 크다. 따라서 내과적 치료로는 극도의 긴장 상태를 없애주는 항불안제제나 수면제, 항콜린제 등을 투여하는 방법이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이온영동법(전기적 반발을 이용해 약물을 피부로 침투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거나 해당 부위에 구루타알데하이드, 염화알루미늄, 타닌산 등 약물을 피부에 직접 바르는 방법이 있으나 이 경우 피부의 착색, 접촉성 피부염 등 부작용이 심해 최근에는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큰 수술을 받아야 하는 부담 때문에 약물요법을 선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한국스티펠의 ‘드리클로’는 염화알루미늄 성분이 일시적으로 땀샘을 막아 땀이 흐르지 않게 한다. 처음 바르고 나서 땀이 멈추면 주 1∼2회만 발라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보톡스를 이용해 땀샘에 분포하는 신경 전달 물질(아세틸콜린)을 차단하는 방법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미국 임상 결과 시술 대상의 80~84%에서 겨드랑이 땀 분비량이 75% 이상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도 거의 없지만 3∼6개월마다 보톡스를 맞아야 하는 게 흠이다.

다한증이 심하면 수술을 고려해봐야 한다. 최근 가장 많이 사용되는 수술은 ‘교감신경 절제술’로 양 가슴에 2mm 정도의 구멍을 뚫은 뒤 주사침 내시경을 집어넣어 교감신경을 절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교감신경 절제술을 받으면 얼굴과 손, 겨드랑이 다한증은 90% 이상 개선되지만 가장 크면서 흔한 부작용으로 앞가슴, 등, 허벅지, 종아리 등 새로운 부위에 땀이 날 수 있다. 이는 ‘보상성 다한증’으로 수술 환자의 70∼90%에서 나타나 일부 환자는 심각한 불편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수술 전에 담당 의사와 충분한 상의가 필수적이다.

‘교감신경클립 차단술’은 이전의 다른 수술법에 비해 수술 후 보상성 다한증을 최소화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최근 세계교감신경수술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흉부교감신경클립 차단술을 시술받은 손 다한증 환자의 95%가 수술 결과에 만족했고, 보상성 다한증이 심한 사례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얼굴 다한증이나 안면홍조증은 고주파로 교감신경의 일부분만을 응고시켜 수술 후 보상성 다한증을 줄이기도 한다.

한편 겨드랑이에서 악취가 나는 액취증을 없애려면 항균 비누와 항생제 연고를 기본으로 사용하고, 냄새를 제거하는 로션 파우더, 에어졸, 향료 등을 보조적으로 쓴다. 이러한 방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에는 ‘고바야시 전기절연침’이나 ‘롤러클램프 수술’이 적합하다. 절연침은 피부 5mm까지 전기침을 찔러 땀샘을 응고시키는 방법으로, 증세가 비교적 가벼울 때 활용된다. 롤러클램프는 겨드랑이 부위에 3mm 크기의 구멍을 한두 개 낸 다음 갈퀴 모양의 긁게와 흡입기로 상층부의 아포크린샘을 빨아내는 방법으로 흉터가 거의 없고 빨리 아무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중증인 경우에는 초음파열로 지방층과 아포크린샘 전체를 녹여 흡수하는 지방흡입술이 일반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홍준표 교수팀이 1997년부터 지난 4월까지 9백 명에게 이 치료를 실시한 결과 91.6%가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액취증의 민간요법으로 사과습포와 사과식초를 이용하기도 한다. 사과의 섬유질이 냄새의 원인 제공자인 아포단백을 줄인다. 사과를 갈아 즙을 낸 뒤 찌꺼기를 겨드랑이에 문지른다. 또 식초는 살균 작용을 함으로써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농도가 강하면 적당히 희석해서 사용한다.


Tip 땀 줄여 쾌적한 여름 나기

다한증은 특정한 원인이 없기 때문에 예방법도 없다. 다만 땀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증상 악화를 막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건강하게 땀 흘리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1. 통풍과 땀 흡수가 잘 되는 옷을 입는다
통풍이 안 되면 땀이 증발되지 않아 건강에 해롭다. 옷은 빛 반사율이 높은 흰색 계열에 흡수가 빠른 면 소재를 선택한다.

2. 체내 수분이 부족하지 않게 하루 2ℓ이상의 물을 마시면 도움이 된다
운동을 할 때는 땀이 과다 배출되지 않도록 하루 1시간 이내로 시간을 줄인다. 운동중 땀으로 배출된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주지 않으면 몸속의 혈액이 농축돼 혈액순환 장애가 생기고 실신할 수 있다. 따라서 운동할 때 갈증이 나지 않아도 30분 간격으로 물을 1컵씩 마시는 것이 좋다.

3. 자극성 강한 음료는 피한다
술, 커피, 홍차, 콜라 등 카페인 함유 음료는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땀 분비를 증가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뜨거운 음식이나 강한 향신료도 땀 분비를 증가시키므로 되도록 줄인다.

4. 비만인 사람은 살을 뺀다
비만은 땀 분비를 증가시키므로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도록 노력한다.


액취증 자가 테스트

1. 귀지가 축축하게 젖어 있다 : 외이도의 아포크린샘 활동이 활발하면 끈적끈적한 귀지가 나온다.

2. 겨드랑이 털이 굵다 : 털이 많으면 모근도 많고, 따라서 아포크린샘 수도 많다.

3. 흰색 옷을 입고 있으면 노랗게 밴다 : 아포크린샘에서 나오는 땀은 황색이나 갈색을 띤다.

4. 가족 중에 액취증 환자가 있다 : 유전에 의한 영향이 3% 정도 된다.

5. 겨드랑이에서 땀이 많이 난다 : 아포크린샘의 수가 많고, 활동이 활발할 때 땀도 많아진다.

6. 육식을 즐긴다 : 동물성 지방, 유제품은 아포크린샘이나 피지선의 활동을 촉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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