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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후유증 탈출 10계명

이미선 |2006.07.08 23:50
조회 21 |추천 0
월드컵 후유증 탈출 10계명 [커버스토리]31일간의 잔치는 끝나가고… CU@2010

불면증ㆍ집중력저하ㆍ무기력증ㆍ소화질환`월드컵후유증`

술ㆍ회식피하고짧은낮잠즐겨라

#. 회사원 풍경A대리는 요즘 오후 11시까지 야근한다. 일이 많아서가 아니다. 이것저것 정리하고 최대한 귀가시간을 늦춘다. 독일월드컵 경기를 즐기기 위해서다. 집에 도착하면 간단히 씻고 냉장고 맥주 2캔을 꺼낸다. 맥주는 열광과 흥분에 어울린다. 시나리오 없는 드라마, 축구 경기는 다 봤다. 이제 새벽 4시 경기를 봐야 하나, 잠을 자야 하나를 두고 고민이 밀려든다. 간신히 아침에 출근하지만 몸은 천근만근이다. 하루종일 비몽사몽. 점심 후 오수에 빠져든다. 해질 무렵, 다시 머릿속은 월드컵으로 꽉 찬다.

#영업맨 풍경영업맨인 C과장이 요즘 출근하는 곳은 찜질방이다. 거의 한 달 동안 매일 찜질방을 찾았다. 밤새 월드컵 경기를 보느라 고단하기 때문이다. 피로를 찜질방에서 푼다. 일은 안 하냐고?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다. 월말에 실적을 올려놓으면 된다. 한 달 실적이 안 좋다고 해도 다음달에 만회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지금은 오직 월드컵이 중요할 뿐이다.

# 학생들 풍경고교생 T군은 자칭 `앙리`다. 친구들도 그를 앙리라 부른다. 이유는 그가 고집해서다. 누군가 지단이라고 부르는 것을 소리를 빽 질렀더니 앙리 명칭을 붙여줬다. 그의 친구들도 다 축구선수다. 호나우두도 있다. 입이 좀 나온 친구는 호나우지뉴다. T군 반은 요즘 서로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모두 축구선수 이름을 붙였다. T군은 "축구선수로 부르면 왠지 폼 난다"며 "내가 진짜 축구선수가 된 것 같아 신난다"고 말한다.

`월드컵 세상`이 만들어낸 풍속도다. 지구촌 골잡이들의 환상적인 슛, 골네트를 가르는 순간의 환호성이 눈과 귓전에 맴돈다. 잠이 오지 않는다.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공부도 귀찮다. 무조건 TV 앞에만 앉고 싶다. 다시 시청 앞 광장에서 "대~한민국"을 외치고 싶다. `월드컵 병`이다. 월드컵 폐인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대한민국을 온통 붉게 물들였던 월드컵은 10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열광과 환호, 흥분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그러나 한 달간 월드컵 폐인으로 살았던 이들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곧바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회의적이다. 월드컵 후유증은 깊다. 전략이 요구된다. 주창국(대전 용전동) 씨 가족은 아예 가족 단위로 월드컵 후유증 극복에 나섰다. 주씨는 "월드컵이 끝나자마자 대대적으로 집안 대청소를 실시하기로 했다"며 "당분간 텔레비전을 보지 않고 서로 대화를 늘리기로 가족회의를 통해 합의했다"며 웃었다.

주씨 가족은 월드컵 기간 내내 가족 전체가 월드컵에 몰입했다. 주씨는 물론 두 아들도 축구 마니아. 부인 역시 월드컵 밤샘 시청에 인색하지 않았다. 월드컵에 모두가 풍덩 빠져 살다보니 집안꼴은 엉망진창이 됐다.

주씨 가족처럼 월드컵 후유증은 개인보다 가족 단위나 주변인들과 공동 노력으로 극복하는 게 현명하다. 월드컵 최면 탈출 시 협력체제는 매우 중요하다. 주변 여건이 여의치 않을 경우 스스로 과학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월드컵 후유증을 탈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식단의 과학화도 그 중 하나다. 월드컵 마니아인 최경자(송파구 방이동) 씨는 당분간 체력 보충에 최우선 순위를 뒀다. 최씨는 며칠 전 평소 잘 아는 의사와 상담을 통해 식탁 메뉴를 정했다. 그는 "낮에 햇볕을 많이 쬐고 간, 생선, 달걀, 우유 등 비타민D 함유가 많은 식품을 섭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월드컵 후유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낮에 졸립고, 불면증이 겹치면서 매사 의욕이 떨어지고 일이나 공부에 집중할 수 없다. 결국 원인은 `잠`이다. 자정 전후로 시작되는 월드컵 경기를 보느라 제대로 잠을 못 잔 탓에 수면과 관련된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에 문제가 생기면서 불면증은 물론 무기력증, 소화질환까지 생긴다. 예송이비인후과 수면센터 박동선 원장은 "월드컵 기간 잠을 대충대충 잤던 습관은 본격적인 몸의 이상징후로 나타날 수 있다"며 "서서히 수면리듬을 되찾도록 노력하고 대신 주말에 몰아서 잠을 자면 수면리듬이 더욱 교란되니 피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간단히 낮잠을 자는 습관도 좋다. 단 수면시간은 30분을 넘지 않도록 한다. 30분을 넘길 경우 밤잠에 방해가 된다. 30분의 시간은 숙면으로 빠져드는 단계여서 잠에서 깨기 어렵고 억지로 깰지라도 심한 피로감을 느낀다.

월드컵은 우리 모두에게 `잔치`였다. 축제였다. 자, 이제 월드컵으로부터 탈출하자. 4년 뒤를 약속하고 일상으로 돌아가자. 그런데 월드컵 후유증은 스트레스성 질환을 야기하거나 악화시킨다. 잊지 못할 추억이 상처로 얼룩져선 안 된다. 원대복귀(?)가 여의치 않을 경우 하루빨리 월드컵 후유증 대탈출작전에 돌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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