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여대생의 기억
김소현
|2006.07.11 19:44
조회 517 |추천 3
그냥 내가 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이 일에 대해 밝히는지 모르겠다.
마치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라고 외친 이발사같은 심정이랄까.
이 글을 쓰기 위해, 혹시라도 신분이 노출될까봐 딴 아이디를 하나 더 만들었다.
나는 대학생 여자이고, 이 일은 아무에게도 말한 적이 없는 내 가슴속의 비밀이다. ㅡ.,ㅡ
난 이쁜편이다. 167cm에 49kg. 게다가 나름대로 좋은 대학에 다니고, 여자가 없는 공대에 다녀서 인기만점이다. 즉, 이 일은 완벽한 내게 치욕 그 자체이다. ㅡ,.ㅡ
학교 도서관에서 있었던 일이다.
밤 12시쯤 도서관에서 갑자기 좋아하게 된 '덴마크 딸기 드링크'라는걸 마셨다.
그리고나서 새벽 3시.
배가 갑자기 퐈르르르륵~~~ 하고 아파왔다.
그치만 화장실은 열람실 안에 있었고, 화장실에서 내는 왠만한 소리가 밖에 다 들려서 대부분 그 화장실을 쓰지 않는다. 그런데 내가 뿌지직,하며 효과음이라도 낸다면 너무 쪽팔릴 것 같았다.
그래서 서둘러 도서관 근처의 하숙집으로 향했다. 배는 계속 퐈르르륵~ 하고. 정말 죽을 것만 같았다.
딴 건물 화장실라도 들리고 싶었지만 늦은 시간이라 다 잠겨있었다.
간신히, 아주 간신히, 미칠듯이 비틀거리며, 학교를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윽.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별 소리는 안났지만 -_-;; '슈르륵'하고 그만 팬티에 싸버리고 말았다.
그때의 퐝당한 느낌이란. 시원하기도하고. 한편으론 황당했다.
게다가 난 미니스커트(청치마)를 입고 있었다 -_-
다행히 설사라지만, 적당히 형체를 갖춘 설사라서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는 일은 없었다. 양은 물 한컵 정도?
나는 잽싸게 자가용 옆에 숨어서 고민했다.
"집으로 갈때까지의 거리는 약 500m.
늦게까지 술마시는 대학생들을 피해야 된다.
다행히 똥이 아주 묽진 않아서 팬티바깥으로 삐져나오는 일은 없다고 봐야한다.
그러나 이 엉덩이가 불룩한 치마는 의심을 받겠군"
나는 내 미니스커트 위를 조물락거려서 똥을 최대한 평평하게 폈다. ㅡ,,ㅡ
그리고 교문밖으로 나와다. 늦은 시간이라서 사람이 별로 없었다.
나는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길을 걸었다.
그런데. AA치킨 앞을 지나는 순간
어떤 미친쉐키가 얼굴이 새빨개져서 헤롱거리는 채로 "저기요, 아가씨, 몇살이세요" 이러는것이었다.
이런쒸팔.
"네? 저.. 죄송해요 빨리 가봐야 돼요 ^^;"
"저기요 잠깐만요"
"비켜요"
"전화번호좀 알려주세요"
그자식이 내 앞을 계속 가로막는 것이었다. 나는 모션이 매우 작게 걸었다. 혹시라도 똥이 흘러내릴까봐....
그래서 뿌리치고 달리기도 힘들었다. 게다가 지나가던 사람들이 멈춰서서 구경까지 했다.
'쒸발.. 어쩌지.. 쒸발.. 날 아는 사람이라도 지나가면.. 다행히 똥냄새는 별로 안나나부지..'
나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얼굴이 새빨개졌고.... 급기야 울어버렸다.
"비켜주세요... 흑흑.."
"어.. 왜 울어요"
그러자 구경하던 사람들도 '여자 운다' '끈질긴 새끼네' 하고 수근거렸고, 그자쉭은 당황해서 길을 비켰다.
나는 빨리 뛰어가고 싶었지만, 경보하듯 우스꽝스런 걸음으로 재빨리 가버렸다.
그리고 되도록 사람이 없는 길로 돌고돌아 집에 도착했다......
정말.......... 집이...... 너무 행복했다..... 마이.. 스위트 홈....!! 오옷
팬티는 똥 투성이였다........ 벗으면서 허벅지에도 묻었다... 이걸로 사건은 끝이다..
쓰고보니 별일 아닌 것처럼 보였지만... 그땐 정말........ 죽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이 일에 대해 말한 적은 없지만......
그때.. 부터 지금까지 쭈욱 사귀고 있는 내 남자친구......
그뒤론.. 매우 잘해주게 되었다.
나는 똥싼 여잔데.. 남자친구가 내게 너무.. 과분하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남자친구에게 이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앞으로도 밝히진 않을 것이다.
휴우..... 속이 시원하다.... 추천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나의 수치를 밝히고 싶었다.
당신이라면.... 당신의 여자친구가.... 이런 사실을 털어놓는다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