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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거리> 2년만에 공개된 시인 유하 감독의 영화를 보고..

박철원 |2006.07.12 15:17
조회 64 |추천 2

[영화 비열한 거리의 한 장면]

 

2년전 <말죽거리 잔혹사> 라는 영화를 보면서 유하 감독이 누구인지 궁금했다. 권상우라는 배우때문에 궁금했던 영화이면서 학원 폭력물과 같은 느낌의 영화를 좋아하던 나에게 영화를 보고 나니 유하 감독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이 영화는 나에게 있어서  매우 흥미있는 영화였고, 신선한 재미를 느끼게 해준 영화다.

[유하감독, 조인성, 이보영, 진구, 남궁민]

 

그 감독이 2년뒤 2006년 조인성을 내세워 '비열한 거리'라는 영화를 들고 나왔다. 시인 출신인 유하 감독의 작품은 매우 흥미있고 영화를 보기전 관심과 보고 싶다는 욕망을 기대하게 한다. 변두리 삼류 조폭 병두로 연기 변신을 한 조인성이 2년반만에 스크린 재도전을 하는 <비열한 거리>는 금새라도 눈물이 흐를 것 같이 여려보이던 조인성의 눈매에 날이 서고 있었다.

[간담회 시작 전 조인성, 이보영]

 

사실 조인성은 그동안 TV 드라마에서 비춰지던 천방지축이면서 까불대는 귀공자 타입의 꽃미남 모습이 강했다. 드라마 <피아노>에서는 강한 이미지였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그의 연기력이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일>, <봄날>등에서 보여준 그의 연기력은 관객으로 하여금 얼굴만 밀고있는 연기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이번 <비열한 거리>에서는 그러한 천방지축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살기가 번뜩이는 매서움이 풍기는 전혀 다른 캐릭터로 변신했다.

[취재진의 질문에 웃는 조인성]

 

<비열한 거리>가 네번째 작품인 유하 감독에게 병두역을 맡게 된 조인성은 아무래도 독기를 품은 모양이다. 드라마 '학교3' '별을 쏘다' '발리에서 생긴일' '봄날'을 통해 일치감치 꽃미남스타로 각광받고 있는 조인성에게 영화는 넘어야 할 산이요 뚫어야 할 벽이었다. 드라마에서의 성공과 달리 '마들렌' '클래식' '남남북녀'로 이어지는 그의 영화 필모그래피에 대한 관객의 반응은 드라마 시청자들로부터 얻은 높은 평가와는 다르게 냉정했다. 아직은 인정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영화판에서 그의 목마름은 그를 더욱 더 절실하게 만들었고 유하 감독과의 작업인 '비열한 거리'를 통해 그는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조폭연기에 몰입했다고 한다.

[포토라인을 잡아주는 이보영]

 

5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비열한 거리'에서 병두역의 조인성에게서 가장 많았던 씬은 액션장면이다. 터널아래 굴다리밑에서의 조폭간의 진흙탕싸움은 정교한 합이 보여지지 않고 그야말로 '개싸움'같은 막무가내식이었다. 즉, 유하 감독의 특기인 실제 싸움과 같은 액션은 감탄할만 하며 병두라는 역활을 맡은 배우는 힘이 들었겠다라는 느낌이 더 들었다. 또한 성인 오락실에서의 조폭간의 세력다툼 싸움에서도 조인성은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과의 사투를 벌였다. 이밖에도 서점에서의 추격씬, 달리는 봉고차안에서의 격투씬 등 조인성은 독이 바짝오른 코브라처럼 스크린 바깥까지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제작사의 보도 자료에 따르면 "액션씬을 찍고 장딴지가 파열될 정도로 극에 몰입했던 조인성은 나중에 영화 3편정도 찍은 느낌이라고 하더라"고 현장의 치열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영화는 29살의 조직폭력배이다. 집안의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직업을 건달을 택한 병두는 밑에 수하들도 몇몇이 있다. 돈이 많은 스폰서를 잡아 건달계에서 성공을 하겠다고 발버둥을 치는 인물이다. “사람 사는 거 다 똑같애. 조폭이라고 뭐 있겄냐. 사람 사는게 다 똑같지 뭐...”라는 조인성의 대사에서도 그렇듯이 조폭이든, 기자든, 배우든 사람 사는 게 다 똑같다. 모두 다 자신과 가족의 ‘입구멍’을 채우기 위해 비루한 인생을 끌어 안고 살아가야만 한다라고 감독은 말하고 있다.

 

병두에게 새로운 스폰서 황회장을 만나면서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찾아온다. 한 스폰서인 황회장의 골치덩어리인 박검사를 제거하는 살인을 저지르고 자신이 모시고있던 선배 건달까지 배신을 하며 승승 장구를 하던 병두다.  하지만 초등학교 동창인 신인 감독 민호(남궁민 분)의 조폭영화 시나리오에 자신의 실제 경험담을 털어놓음으로써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다는 내용이다.  유하 감독은 <비열한 거리>는 인간의 조폭성이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가에 대한 영화라고 말한다. 사춘기 시절 군사정권에서 보낸 그에게 그시절 갖게된 폭력성에 대한 관심은 창작활동의 영원한 원천이라고 한다.

[연출을 맡은 유하 감독]

 

[간담회에서 설명을 하고 있는 조인성]

 

[간담회 중인 이보영]

 

<비열한 거리>의 병두는 1994년 장현수 감독의 '게임의 법칙'에서 용대 박중훈이 그랬고 1997년 이창동 감독의'초록물고기' 막동이 한석규가 그랬던 무모하고 도전적인 하지만 결국 비극적인 조폭 캐릭터를 2006년에 와서 더욱 사실적이고 입체감있게 살려낸 영화이다. 하지만 2006년 <비열한 거리>가 그 같은 영화와 다르다고 말하는 것은 민호라는 인물이 등장하면서 이다. 영화감독인 민호(남궁민 분)가 조직폭력배를 소재를 위해 건달이며 친구인 조인성을 이용하게 된다. 이 인물은 감독이 처음에 주인공으로 생각했던 영화라고 한다. 하지만 영화가 재미가 없어지는 것을 느껴 병두(조인성 분)를 주인공으로 변경하여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100회차 촬영에서 95회차나 차지하는 조인성은 극중에서 예의 그 트레이드 마크 같은 환한 웃음을 좀체 보이지 않는다. 최대한 절제하고 최대한 일그러진다. 조인성에게 저런 면이 있나 싶은 생각을 관객이 가진다는 것을 안다면 아마도 자신의 변신에 대한 관객반응에 비로소 웃음지을지 모르겠다. 유하 감독은 전작 '말죽거리 잔혹사'에서의 권상우나 '비열한 거리'의 조인성이 워낙 액션이나 조폭연기에 어울릴 것 같지 않기 때문에 관객에게 색다른 느낌을 줄거라 계산했다. 감독들이 대개 그런 이율배반적인 캐릭터를 원하는 것처럼... 다만 유감독이 언급한 것처럼 꽃미남 캐릭터는 쎈 영화를 조금은 누그러 뜨려주는 당의정 역할을 한다는 것도 계산에 넣었다.

[올인에서 이병헌 아역을 맡았던 진구]

 

[비열한 영화감독 역인 남궁민]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은 유하 감독의 영화는 점점 더 고전적이 되어 간다는 느낌이다. <비열한 거리>는 젊은 건달의 상승과 하강이라는 기본적 조폭 영화 공식에 충실하다. 고전적인 것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지만 고전적인 공식을 따라가는데 있어서 얼마만큼의 노력과 공력이 필요한지는 약간 의심스럽긴 하다. <비열한 거리>는 그러한 고전적인 공식에 추구되어 있는 점들이 이 영화의 재미를 떨어뜰이는 요소로 아쉬움으로 남는다면 남는 영화다. 하지만 유하감독만의 조폭 영화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조폭 영화를 만드는 감독을 등장시켜, 자기 반영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상두와 영화 감독 사이의 기묘한 배신은 드라마의 반전을 위한 요소로 작용될 뿐 영화와 크게 얽매이지는 않는다. 새로운 언어의 마술사였던 시인 유하는 지금 어떤 영화언어를 만들어 내고 싶은 것일까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

추천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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