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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전에 꼭 가봐야할 여행지

조준수 |2006.07.21 10:13
조회 85 |추천 5

중국 동방항공에서 황산 직항 노선을 취항하면서 산 좋아하는 한국 관광객의 발길이 잦아졌다. 인천에서 딱 두 시간, 황산 공항에서 황산 풍경구까지는 한 시간. 세 시간이면 황산에 닿을 수 있다.

비행기에서 내려 황산 풍경구까지 가는 동안은 흥미로운 농촌 풍경이 계속된다. 황산시는 산악지형 탓으로 차밭과 대나무 숲이 많다. 드문드문 보이는 중국식 가옥은 모두 검은 기와와 회칠을 한 흰 벽으로 만들어졌다.

검은 기와는 사람이 서면 깨질 정도로 약하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재미나다. 도둑이 침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일부러 기와를 무르게 만든 것이다. 황비홍류의 중국 무협 영화가 떠올랐다. 하늘을 날면서 가뿐하게 이집 저집의 지붕을 타고 다니는 무림 고수 말이다.

한 시간쯤 차를 달려 황산 입구에 도착했다. 황산 입구에서 케이블카를 타는 곳까지 올라가는 길은 대관령 옛길처럼 경사가 심하고 꼬불꼬불하다. 가지가 적고 곧게 뻗은 소나무와 굵은 대나무가 어우러져 숲 터널을 만들었다. 고도계를 보니 해발 800m를 가리킨다.

산에 오르려 하니 역시 날씨가 문제였다. 부슬비는 그칠 줄 몰랐고 구름과 안개는 시야에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했다. 걱정스러운 얼굴을 본 현지 가이드는 “1년 중 288일 동안은 비가 오거나 안개가 끼는 날”이라며 “황산에서 운해를 보려면 일출을 못 보고, 일출을 보려면 운해를 못 본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맑은 날에는 멋진 운해를 볼 수 없고, 흐린 날에는 운해를 볼 수 있지만 장엄하기 그지없는 황산의 일출을 볼 수 없다는 말이다. 안개가 걷혀야 운해라도 볼 텐데….

일반 관광객은 운곡, 옥병, 태평 세 지점에서 운행되는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1,600m쯤의 백아령까지 오른다. 그중 동쪽에 위치한 후산에서 운곡 케이블카를 타는 코스가 그나마 평탄해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다. 운곡에서 케이블카에 올랐다.

하차 지점까지는 10여 분쯤.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끝없이 이어진 가파른 돌계단이 펼쳐진다. 그 모습만으로도 장관이다. 황산에는 10만 개의 돌계단이 있다. 1949년 중국 해방 이전에 만들어진 것이 6만 개, 이후에 만들어진 것이 4만 개다. 10만 개의 돌계단을 오르내리며 황산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황산은 중국 남부 안후이성(安徽省)에 위치한다. 남북 40㎞, 동서 30㎞로 네 개 현과 다섯 개 시에 걸쳐 있으며 우리나라 설악산의 약 세 배쯤 되는 크기다. 모두 72개의 주요 봉우리와 24개의 골짜기가 동서남북으로 뻗는다.

황산의 최고봉은 연화봉. 해발 1,864m로 정상에 서면 황산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하지만 연화봉까지 이르는 길이 매우 위험하고 힘들기 때문에 일반 여행자는 두 번째 봉우리인 광명정(1,860m)이나 옥병루(1,680m)를 주로 찾는다.

안개와 구름에 휩싸인 산세를 감상하며 계단을 오르려니 눈과 다리가 따로 움직여 영 쉽지 않다. 계단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광명정(光明頂)에 닿는다. 바로 아래에 낭떠러지가 있어 아찔하다. 가쁜 숨을 고르며 잠시 쉬고 있는데 지게에 짐을 잔뜩 싣고 올라오는 사람들이 보인다.

숙박시설이 몰려 있는 ‘온천구’로 짐을 나르는 짐꾼이다. 산 위에서 필요한 물품은 모두 짐꾼들이 나르는데, 그들이 한 번 지는 짐의 무게가 100kg에 이른다. 때문에 산 위의 물가는 아랫마을보다 다섯 배쯤 비싸다.

황산에는 기이한 모양의 소나무가 몇 그루 있다. ‘단결송’은 하나의 뿌리에서 두 개의 큰 줄기로 나뉜 소나무다. 두 개의 큰 줄기가 56개로 뻗었다. 중국 소수민족의 수와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용족송’은 뿌리가 용의 발 모양을 닮았다는 나무다. 나무의 뿌리 모양을 보고 이름을 지은 것은 이것이 유일하다.

누군가가 말한, 온몸이 녹아 내릴 것 같은 전율을 느꼈다는 황산의 일출도, 살아 있는 용처럼 꿈틀댄다는 운해의 장관도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역시 황산은 수묵화의 한 장면 같았다. 웅장한 산세와 뾰족한 봉우리는 서리 덮인 기암괴석과 기송(奇松)과 어우러져 대단한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가벼운 탄성과 함께 절로 “그래도, 이것만으로 충분하다”라는 말이 튀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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