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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즈 뜸들이는 남자들의 솔찍한 고백

김영종 |2006.07.22 03:16
조회 266 |추천 1
정 주고 마음 주고 사랑도 주고 보너스로 몸까지 줬는데 모른 척 입 싹 닦는 이 남자. 연애 연차도 차곡차곡 쌓여가고 이쯤 되면 결혼 얘기 한마디쯤 나올 법도 하건만 영 감감 무소식이다. “사랑한다” 말하지만 “결혼하자” 말하지 않는 야속한 남자들. ‘결혼’이라는 겁나는 현실 앞에서 한없이 심약해지는 이들의 얄밉지만 지극히 인간적인 이야기.




나도 처녀장가 가고 싶다!!!

여자친구의 과거에 분개하는 치졸한 남자들을 얼마나 비웃었던가. 촌스러운 순결주의에 빠진 친구들을 구제한답시고 어설픈 페미니즘 이론까지 들먹거리던 나의 위선적인 작태에 어느 날 강력한 태클이 들어왔다. 우연히 알아버린 내 여자친구의 충격적인 과거. 알고 보니 대학 시절 그녀는 갓 입학한 숫총각 신입생만 요령 좋게 쏙쏙 골라 잔인하게 따(?)먹고 버리는 소문자자한 신입생 킬러였던 것이다. 끈적하게 착착 붙는 현란한 키스 테크닉, 혼을 쏙 빼놓는 신들린 교성, 변화무쌍한 체위 구사, 리드미컬한 허리 놀림이 평소에도 의심스럽긴 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지만 막상 결혼을 생각하면 남들처럼 ‘처녀장가’ 들고 싶은 욕심을 역시 뿌리칠 수가 없다. 더 늦기 전에 맘 독하게 먹고 결별을 통고할 것인가, 아니면 모른 척 식 올리고 신혼 여행지 호텔 발코니에서 애꿎은 담배나 뻑뻑 피워댈 것인가. 정현웅(28세·대학원생)





내겐 너무 ‘비싼’ 그녀

거짓말이 아니다. 조인트 동문회에서 처음 만난 그녀의 머리 위에서 빛나던 것은 정말로 ‘후광’이었다. 콧대 높은 그녀를 함락시키는 데만 꼬박 1년이 걸렸다. 철딱서니라곤 약에 쓸래도 없고, 자기 맘에 안 들면 한길가에서도 주저앉아 울어대는 여자지만 사랑하지 않은 적은 한순간도 없었다. 뭐, 비교적 순탄한 연애라 자부한다. 데이트 비용 때문에 허리가 휠 지경이라는 점만 빼면. 있는 집 외동딸로 고이고이 자란 그녀, 아이스크림은 하겐다즈 아니면 입에도 안 댄다. 택시도 모범 아니면 안 탄다.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사이좋게 오뎅을 나눠먹고 있는 커플이 가슴 미어지게 부러워 “우리도 오뎅 먹을까?” 한마디했다가 그날로 퇴출당할 뻔했다. 사랑은 하지만, 결혼할 생각을 하면 앞이 캄캄한 게 솔직한 심정. 빤한 월급 봉투로 이 여자 간식값이나 댈 수 있을까. 이현상(27세·회사원)






 Do & Don't
망설이는 이 남자로부터 프로포즈 받아내기 Do1. 예비 시어머니를 구워삶는다
“어머니임~ 저랑 영화 보러 가요오~” 단, 콧소리는 적당히. 아니꼽고 낯뜨거워도 석 달만 참아라. ‘울엄마한테도 못하는 효도를 …’하는 회의감이 엄습할 때가 최대의 고비다. 이때만 잘 넘기면 만사형통.

2. 모성애를 연기한다
누런 코가 입술 언저리까지 내려온 못생긴 아기라도 예뻐 죽겠다는 표정을 지어라. “어머~”(1단계, 숨넘어갈 듯한 신음에 가까운 탄성) “정말…”(2단계, 턱을 살짝 당기면서 물끄러미 아기를 응시한다. 이때 반드시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눈썹은 팔(八)자로 늘어뜨릴 것.)

3. 눈 딱 감고 애 하나 만든다
최후의 수단. 콘돔에 구멍을 뚫든, 배란기 지났다고 사기를 치든, 진탕 술이라도 먹여 앞뒤 분간 못하게 하든, 애 하나 만들면 게임 끝이다. 단 책임감 없는 남자에게 써먹으면 낭패 보기 십상이니 요주의. Don't1. 그의 어머니 앞에서 애정을 과시한다
어머니 앞에서 그의 팔에 찰싹 매달려 콧소리라도 내보라. 질투심으로 번뜩이는 눈초리를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날마다 도시락을 싸다 바치거나 철마다 옷을 사다 입히는 등 어머니의 영역을 침범하는 행위도 금물.

2. 속물스런 언사를 습관처럼 내뱉는다
“닭장도 아니고 사람 사는 집이 서른 평은 돼야지.” “졸업식인데 꼴랑 50만원 주면서 옷 사라는 거 있지?” “걔 신랑이 벤처 사장이래. 팔자 폈지, 그년.” 이런 위험한 발언을 일상적으로 흘리고 있다면 영 가망없다 .

3. 자존심 팔아먹고 노골적으로 덤벼든다
맘 급하다고 궁한 티 내면 남자는 십중팔구 도망간다. “난 시부모님 모시고 살 수 있는데.” “우리 애는 정말 예쁠 거야, 그치?” 등등은 망설이는 남자를 겁먹게 만드는 대표적인 멘트.







스토커 인생 10년, 짓밟힌 자존심

“제발 결혼해줘.” “글쎄, 뭐… 그러자.” 쭈뼛쭈뼛 장미꽃 백 송이 내밀며 무릎까지 꿇고 프러포즈하는 남자에게 돌아오는 멋대가리 없는 대답이라니. 대학입시도 나 몰라라 내팽개치고 고 3때부터 죽어라 쫓아다닌 지 어언 10년. 그녀의 말 한마디, 몸짓 하나에 울고 웃으며 비참할 정도로 사랑을 구걸했지만 그녀만이 내 운명의 반쪽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참고 견딜 수 있었다. 어쨌거나 무사히 결혼 승락을 받아내는 데 성공하고 날짜까지 잡게 되자, 웬일인지 짝사랑 인생 10년 동안 구길 대로 구긴 자존심이 스물스물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까지 해서 그녀와 결혼해야 하는 건지, 정말 이 여자밖엔 없는 건지…끊임없이 밀려드는 의구심에 밤잠을 설칠 정도다. 한번도 사랑받아본 적이 없다는 비참함,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받을 수 없을 거라는 불안감 때문에. 양지원(29세·방송사 PD)





손길만 스쳐도 기겁하는 울트라 순진녀

친구 소개로 만나 한눈에 ‘뻑’ 갔다. 진짜 예뻤다. 무진장 착했다. 나야 뭐 인물이고 능력이고 별볼일 없지만 출생 신고서에 인주도 마르기 전부터 갈고 닦아온 탁월한 말발로 한 큐에 순진해 빠진 그녀를 휘어잡았다. 첫 데이트하던 날, 슬그머니 어깨위로 감아올린 내 팔뚝을 있는 힘껏 뿌리치며 소스라치게 놀랐을 적에도 그런 그녀가 그저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했다. 조금만 기다려라. 이런 숙맥이 고기맛(?) 한 번 보면 더 무섭지, 내심 의기양양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3년이 지나도록 진도가 그대로다. 맨 순정만화만 보는지 이마 외에는 입술도 못 대게 하는 야속한 그녀. 손만 잡혀줘도 황송할 지경이다. 화도 내보고, 달래도 보고, 울어도 봤건만. 나랑 결혼은 할 생각인지, 결혼해도 살림은 분담해야 한다는 둥 애 하나는 외로우니 둘은 있어야 한다는 둥 어울리지도 않는 깜찍한 소리는 잘만 한다. 나 역시 이 여자를 사랑하고 있지만 이왕이면 섹스도 황홀하게 할 수 있는 여자와 결혼하고 싶다. 뻔하지 않은가, 이 여자와 결혼했다간 평생 섹스라곤 두 번밖에 못할 것이다. 애 둘은 낳아야 한다니까. 박종길(27세·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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