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비서 출신인 김옥(42) 씨를 새 부인으로 맞이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성혜림(2002년 사망), 김영숙(생존 추정), 고영희(2004년 사망) 씨에 이어 4번째 부인이다.
일각에는 김 위원장이 1966년 홍일천 씨와 결혼한 바 있으며, 따라서 이번에 동거하고 있는 김옥 씨는 5번째 부인이라는 설도 있다.
▽김 위원장의 새 여자?=연합뉴스는 복수의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은 2년 전 고영희가 사망하자 비서업무를 담당하던 기술서기 김옥과 동거하고 있으며 김옥이 사실상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과 김옥 씨 사이에 자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옥 씨는 1964년생으로 평양음악무용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으며 1980년대 초부터 고영희 씨가 사망할 때까지 20년 이상 김 위원장의 기술서기로 활동했다.
기술서기는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이상 간부들의 건강을 보살피는 직책으로 간부 1명당 1명씩 배치된다. 주로 간호사들이 선발된다. 김 위원장에게는 다수의 기술서기가 있으며 김옥 씨는 그중 가장 신임이 깊었고 건강 담당 대신 행정비서 업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보당국은 조심스러운 태도다. 대북 정보에 정통한 한 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주변 이야기, 특히 가족에 관한 이야기는 권력 내부의 핵심 몇 명만이 공유하는 내용”이라며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정부로서는 파악하고 있지 않은 내용”이라고 말했다.
▽김옥 씨의 공개 활동=김옥 씨는 1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때 국방위원회 과장 신분으로 동행했고, 김 위원장의 부인 자격으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도 인사를 나눈 것으로 전해지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당시 중국 당국자들은 “김옥 씨가 160cm 정도의 키에 이지적인 인상을 주었으며 공식회담과 언론보도용 사진촬영 때를 빼고는 김 위원장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고 말해 김 위원장에게 ‘중요한’ 사람임을 암시했다.
이에 앞서 김옥 씨는 2000년 10월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인 조명록 차수(次帥·대원수 원수에 이은 북한군 최고위 직급으로 대장보다 한 계급 위)가 김 위원장의 특사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했다. 당시 ‘김선옥’이라는 가명을 사용했던 김옥 씨는 조 차수가 당시 월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등을 면담할 때 배석하기도 했다.
▽후계 구도에 영향?=김 위원장이 김옥 씨와 동거에 들어가면서 앞으로 후계 구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제 42세에 불과한 김옥 씨로서는 김 위원장과의 사이에서 자녀가 없는 상황에서 일찌감치 전 부인의 아들 중에서 후계자가 낙점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
김 위원장은 올해 초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박재경 인민무력부 총정치국 선전부국장 등 당군(黨軍) 고위 간부들에게 “3대 세습은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며 후계 논의에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일찌감치 후계자를 정할 경우 본인의 권력에 누수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한편 현재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사람은 성혜림 씨가 낳은 장남인 정남(35), 고영희 씨가 낳은 차남 정철(25)과 삼남 정운(23)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