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종이에 작은 점이 찍혔어.
눈에 보일 듯 말 듯, 정말로 먼지보다 작을 지 모르는
그런 작은 점이 찍혔어.
보통 사람들은, 그냥 웃어넘기겠지.
둔감한 사람은 아마 그런 점이 찍힌 줄 모를거야.
조금 깨끗한 사람들은 그 점을 지우개로 깨끗이 지우겠지.
그런데 말야.
나란 사람은 안 그래.
흰 종이에 검은 점이 찍힌 걸 참을 수가 없어.
그래서 말야. 난 연필을 들고, 흰 종이를 마구 칠하기 시작해.
흰 종이가, 검은 색 종이로 변할때까지.
연필 심이 다 닳아가고, 손 여기저기가 검어질때까지.
마구 칠하기 시작해.
검은 점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왜냐하면 난 결벽증이 있거든.
지우개로 지우는게 훨씬 편하고, 즐겁다는 걸 알면서도.
항상 흰 종이를 온통 검은 색으로 칠해버리지.
난 결벽증이 있으니까.
검은 점이 찍힌 것보다는 처음부터 검은색이라고
보는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