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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욱아, 내 아들 내 사랑하는 아들! (박병장 엄마입니다.)

구선회 |2006.07.27 15:41
조회 4,722 |추천 22

 너를 보고 있으면 기가막힌다.

정말 대책이 없구나.

이를 악물고 참아보지만 자꾸 눈물이 흘러 내 시야를 흐린다.

위험고비를 그렇게 넘기고도 또 그만큼 고통을 견디며 하루하루를

버텨나가야하는 너를 지켜봐야하는 엄마 마음 말로 표현할수없이

아프고 쓰리다.

 가엾은 내아들 찬욱아!

이런 너를 얼마나 더 지켜봐야하며 얼마나 더 많은 아픔을 겪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다.

비몽사몽간에도 자꾸 헛소리를 해대면서 긁어달라고만 하니...

낮에 물리치료선생님이 와서 일어서보라고 했지?

 "이거 큰일났네. 등이 완전히 굽었어. 다리는 똑바로 펴지지않고.

 앞으로 일주일동안은 등에 벼개를 받치고, 무릎엔 벼개를 얹어

 놓고 다리엔 부목을 대고 똑바로 누워 있어야한다." 

  "수술해서 다리가 아파서 똑바로 못펴겠어요. 목도 아파서 고개를

  위로 못들어요."

 "그래도 노력해야지. 안그러면 앞으로 걷기 힘들어. 절룸발이가

 된다고. 지금 상황에서 멈추면 넌 앞으로 힘들어질거야."

선생님이 몸을 똑바로 뉘이며 다리를 누르니

 "아~아~악, 찢어지듯 아파요."

허벅지와 가슴에 피부이식수술을 해서 꽉 쪼여 수축되어 있는

몸을 강제로 눌러서 펼려고하니 찢어지는 통증이 온단다.

선생님이 가시고 잠시 누워있더니 가렵다고 일으켜세워 달란다.

 "누나, 나 좀 일으켜세워줘. 가려워 못견디겠어. 아~ 아~아~."

 "안돼 찬욱아 선생님이 뭐랬어. 그냥 누워있어야 된다고 했잖아."

 "엄마 가려워 제발 제발 일으켜세워주세요."

도데체 잠시도 누워있질 못하고 애원하는 아들의 모습에 내 가슴은

피멍이 드는것 같다.

결국 포기하고 일으켜세워 긁어주고 두들겨주고...

가려운걸 조금도 못참는 너땜에 모두가 지쳐버렸다.

워낙 예민해서 약바르면 찝찝하다고 약도 제대로 못바르게해서

정말 우린 약바를때마다 진땀을 뺀다.

소독하고 알로에 바르고 알로에크림 보습제 바르는데도 이제

워낙 범위가 넓어져서 1시간 이상을 바르는데 신경질과 짜증을

내는 바람에 우린 어찌할바를 모르겠다.

하느님은 너무 예민한 아이를 골라 이토록 매일 신경전을 벌이게

해서 우릴 모두 힘겨웁게 만드는지...

경진이도 여진이도 깡말라 모두 병이 들었다.

어깨 허리 등이 아파 쩔쩔맨다. 그러면서도 더 아픈 동생을 위해

잠시도 쉬지 못한다.

우린 부모라서 당연하다고 하지만...

참으로 동생을 끔찍이도 위하는 내 두딸들.

아! 하느님은 어찌해서 우리에게 이런 가혹한 벌을 주시는지?

정말 매일매일이 버겁다. 힘에 겹다.

단 하루라도 깊은 잠을 잘수 있다면...

단 하루라도 편히 쉴수 있다면...

머리는 텅비어 바보가 되어가고, 몸은 피곤에 지쳐 파김치가 되고

모든게 멍해져버려 두번 생각할 여유조차없다.

찬욱이가 유난히 예민해서 더 가려운걸까?

아님 모두 가려운데 잘 참는데 찬욱이만 못 참는걸까?

밤마다 전쟁이다. 이젠 아침에도 낮에도 끝이없다.

하룻밤만 있어도 우린 모두 할말을 잃고 지쳐버린다.

드레싱 가고 없으니 잠시 글이라도 쓰게된다.

어쩌면 그리도 못자는지, 어쩌면 그리도 예민한지, 정말 속상하다.

대체 어떻게 이 험난한 고비를 넘겨야할지 너무 막막하기만하다.

경진이가 가족들이 너무 힘들다며 부대에 구조요청을 했더니

사단 의무병과 대대장이 국군통합병원에 보내면 어떻겠냐며

문의했다. 어이없고 기가막히다.

이 상황을, 이 기막힌 상황을 아무도 찾아와 보지도 않으면서,

아무도 모르면서 정말 단순하게 뱉아내는 말에 견딜수없다.

내 아이가 얼마나 고통을 당하고 우리가 또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보지않고 듣지 않으면서 그렇게 흘려버리듯 무책임한 말을 하는지

얼마나 참고 견디는지,  얼마나 속상한지,  얼마나 화가나는지

안다면 그런 무책임한 말은 던지지 않으리라...

국군통합병원에 의무병이 밤새 긁어주고 두들겨주고 얼마큼

정성껏 내아이에게 도움을 줄수 있을까?

우린 넷이서 교대로 아이를 보살피는데도 매일 모자라는 시간인데.

좀더 생각하고 좀더 신중하게 말했으면 좋겠다.

우린 지금 한마디 한마디에 상처입고 지친다.

그만큼 난 아들의 아픔에 아주 절실하다.

온전한곳 제대로 없는 아들의 몸을 보면 피가 끓어오르는걸 간신히

참고 견디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약해져 얼마나 서럽게 울며 자신의 마음을 달래며 삭이며

살아가는지 알기때문에 난 더욱 미쳐버릴것 같은데...

난 아무래도 좋다.

내 아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 난 아무래도 좋다.

부대사람들이 와도 난 한번도 화를 내거나 원망을 한적이 없다.

내 아들이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할수있는건 '인내' 뿐이다.

그러니까 내 아들에게 함부로 말하고 함부로 행동하는거 절대

하지 않았으면 한다.

대대장님께 부탁했다.

 "그 부대에서 더이상의 부상자가 나오지 않게 해주세요. 모든

 아이들이 정말 소중한 자식입니다. 그러니 제대날까지 아이들을

 잘 지켜주세요." 라며 신신 당부했다.

더이상의 희생자는 나오지 말아야한다.

얼마나 아픔과 고통의 나날인지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르기

때문이다.

철부지 아이들이 군대 가서 다쳐오면 속수무책 원만한 가정생활은

거의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간부들의 잘못으로 아이가 이렇게 망가진다면 정상적인 생활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겪는 고통과 아픔은 부모 형제만이 겪어나가야할

과제물이 된다.

규칙과 규정만을 중요시하며 모든걸 부모 형제에게 떠맡기기

때문이다.

평생 짊어지고 가야할 무거운 무게의 짐!!!

아무리 긴줄로 측량을 해도 해답이 나오지 않는 고달픈 인생행로의

길이 시작되어지기에 나는 대대장님께 아이들을 잘 지키고 보살펴

달라는 부탁을 하며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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