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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o 4화 -등교

문정남 |2006.07.29 08:25
조회 26 |추천 0
조용한 차안..  침묵이 흘렀다. 서유민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내의 등장으로 당황하였지만 그 사내는 휘파람을 불면서 열심히 운전하고 있었다.

"저....."

서유민이 묻기도 전에_

"아! 내 소개를 안 했군. 난 백기성이라고 한다."

백기성_제비 같이 생긴 인물이었다. 각 학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좀 잘생기고 잘 나가는 녀석들. 그런 녀석들의 얼굴을 딱 가지고 있었다. 입술 옆에 있는 상처가 그의 제비 이미지를 선명히 드러내 주었다. 그는 차가 신호에 걸렸을 때,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더니 조용히 한 대를 입에 물었다.

"너희 삼촌이 나에게 부탁을 하셔서 이렇게 데리러 왔다. 앞으로 너와 같이 지낼 동거인이다."
"예? 저희 삼촌과는 어떻게 아시는지..."

그 말을 들은 백기성은 미소를 짓더니_

"너희 삼촌과? 고등학교때.....내..담임 선생님이셨어...뭐..이야기 하려면 길어지니까...."

.......
.....
....
...
.

얼마 후, 차는 어느 주택에서 멈춰섰다. 서유민과 백기성은 차에서 내렸다. 백기성과 서유민은 마당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가 네가 앞으로 살 집이야."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집_부산에 있을 때 살던 집과 다르지 않았다. 서유민은 주위를 둘러보며 백기성을 따라 집 안으로 향했다. 백기성은 현관 문을 열고 서유민을 집 안으로 안내했다. 집 안에는 방이 세 개 있었고 화장실이 하나 있었다. 백기성은 손가락으로 한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가 네가 앞으로 지낼 방이야. 한번 들어가봐."

서유민이 들어가자 혼자 사는 남자가 관리하는 집 치곤, 방 안이 매우 깨끗했다. 그리고 방 안은 공부할 책상과 의자. 책장이 있었다.

"앞으로 여기서 지내봐. 불편한 거 있으면 말해. 할 수 있는 거면 해줄테니까.."
"예.."
"그럼...집 좀 잠시 보고 있어라. 난 친구들 만나기로 했으니까..아..혹시 모르니..받아라!"

백기성은 서유민에게 무언가를 던졌다. 서유민이 그것을 잡자 그것은 열쇠였다.

"밖에 나가고 싶을 땐 문 잠그고 나가라."

백기성은 서유민의 대답도 듣지 않고 재빨리 현관을 빠져 나갔다. 서유민은 조용히 거실로 나왔다. 거실에는 TV가 있었고 그 주위에는 여러개의 술병과 과자 봉지가 있었다. 그리고 부엌에는 설거지 하지 않은 접시들이 여러개 있었다. 그는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이거...앞으로..좀 힘들겠군....아...그러고보니...."

그는 무언가를 곰곰히 생각하더니 TV 옆에 있는 전화기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수화기를 들고 어딘가로 전화를 했다.

뜨르르~뜨르르~

같은 소리가 여러번 반복될 뿐, 전화를 누구도 받지 않았다. 그러다_

"여보세요?"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서유민은 목소리를 떨면서 말했다.

"아,아...아,안녕...나 서,서유민이야.."
"어머?..유민아....네가 갑자기 왠 전화야? 바로 옆집에 살면서?"
"사,사실...나 지금 막 인,인천으로 전학왔어...이제..인천에서 학교를 다닐 것 같아.."
"인천이라고?...아무 말도 없이 가다니..좀 섭섭하다...그래..앞으로 거기서는 열심히 학교 생활을 해봐. 앞으로도 자주 연락하고.."

서유민은 매우 긴장한 말투였다. 그리고는 조용히 입을 뗐다.

"저기 그,그런데 말야...네,네가 예전에 인천에서 다녔던..학교가 어디라고 했지?..."
"우상고...그건 왜?"
"사,사실..내가 거기로 전학을 왔거든..."
"그래?"

여자가 반가움과 놀라움의 목소리로 말하자 서유민은 떨면서 말했다.

"나..앞,앞으로 학교 생활 잘 할께.."
"그래..아, 그리고 유민아...부탁이 있는데.."
"뭔,뭔..데?"

.......
......
...
...
..
.

딸칵_

서유민은 조용히 수화기를 내렸다. 그리고는 무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하였다.

"우상고의.......현상태?....."


_ _ _ _ _


다음날 , 아침 서유민은 백기성이 준비해 준 우상고 교복을 입고 학교로 등교했다. 그는 교문에 들어가는 순간, 뭔가 낯선 분위기를 느꼈다. 자신이 서울 출신이었지만 부산에서 익숙하게 들었던 사투리는 더 이상 듣기 힘들었다. 게다가 예전의 험악한 분위기의 학생들은 보기 힘들었고 모두가 평범한 학생들이었다.

"쳇..적응하기 힘들군...그것보다.....어제..그 김대섭이란 자식.....왜 안 보이지?...헤어 스타일이 독특해서 눈에 잘 띌 것 같았는데.....왜 안 보이는 거지?"

서유민은 주변을 두리번 거렸으나, 김대섭은 찾을 수 없었다. 서유민은 포기하고 교무실로 발걸음을 향했다. 그러다 누군가가 급하게 뒤에서 달려오면서 그의 어깨를 '쿵'하고 쳤다. 서유민이 누구인지 쳐다보자_

"아! 미안! 좀 바빠서!"

어제 김대섭의 친구인 장태진과는 다르게 사과를 했다. 서유민도 화를 내지 않았다_

"아, 그럴 수도 있지. 뭐."
"고맙다. 그럼..."

그 학생은 빠르게 교실 안으로 달려갔다. 쾌활하고 명랑하게 보이는 학생이었다.

"이 학교에는....김대섭같은 싸가지만 있는 건 아닌가 보군..."

...
..
.


서유민이 교무실에 도착하자 교무실에 있던 판원식 선생은 그가 2학년 4반이라는 것을 말해주었고 담임 선생님을 소개해주며 그를 따라가라고 말했다. 서유민은 담임 선생님을 따라서 자신의 교실로 향했다. 교실에 들어가자 대부분의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었고 몇 몇 학생은 뒤에서 떠들다가 담임 선생님을 보고 자리에 앉았다. 담임 선생님은 말했다_

"부산 정보 산업고에서 전학 온 서유민이다. 앞으로 잘 지내도록 해라. 서유민, 자기 소개를 해봐라."

서유민은 어색한 말투로 자신을 소개했다.

"부,부산에서 전학 온 서,서유민이라고 해. 앞으로 잘 지내도록 하자."

그 순간, 아까 뒤에서 떠들던 몇 명 학생이 '키득 키득' 거리며 웃었다. 서유민은 그들을 신경쓰지 않으려고 하였다.

"네 자리는 저기다."

담임 선생님은 창가쪽의 끝자리를 가리켰다. 서유민은 그 쪽 자리로 걸어가더니 조용히 가방을 내려놓고 의자에 앉았다. 담임 선생님은 말했다.

"그럼 모두들 1교시를 준비하도록_"

담임 선생님이 나가자 아까 뒤에서 웃던 5명의 학생들은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야...부산이라면..엄청 촌 아니냐?"
"당연하지....푸하..촌놈이 이런 인천까지 오다니..횡재했군."

그 말을 들은 서유민은 불끈하였으나 마음 속에서 올라오려는 것을 '꾹' 누르며 참았다.

'참자...'

서유민은 가방에서 책을 꺼내서 수업 준비를 하였다. 그러다 5명 중 한 학생이 그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야, 촌놈."
"왜?"
"너...사투리 한번 써봐라."
"난 원래 서울 사람이야. 사투리는 안 써."


순간, 5명의 학생이 크게 웃기 시작했다.

"크하하하!"
"뭐가 웃겨."
"초,촌놈 티 안 내려고.....서울 놈인 척 하기는...크하하하!"

그 순간, 서유민은 입가에 미소를 띄더니 옆에 있던 학생에게 말했다.

"고맙다."
"뭐가?"
"너 같은 녀석들이 있어서...내가 심심하지 않은 거니까..."
"이 새끼.....말 하는 게 영 아닌데? 죽을려고...."

옆에 있던 학생이 서유민에게 주먹을 날리자 서유민은 간단히 몸을 뒤로 젖혀서 피함과 동시에 그의 멱살을 잡았다.

"이거 안놔?! 이 촌놈..."

서유민의 주먹은 상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확하게 상대의 얼굴을 쳤고 상대방은 땅에 '쿵'하고 쓰러졌다. 서유민은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너희는 안 덤비냐?"

그러자 나머지 네명은 벌떡 일어나더니 소리쳤다.

"이 새끼가! 죽을려고...."
"전학 첫날은 조용히 지내고 싶었는데..이렇게 된 거..할 수 없군..."
"그럼....까불지를 말던가!"

네 명이 동시에 서유민에게 달려들었다_ 그러나 서유민은 네 명의 공격을 막거나 피하더니 한 명의 복부를 주먹으로 강하게 쳤다. 공격을 맞은 한 명이 '쿵'하고 주저 앉자 서유민은 왼발로 그 뒤에 있던 학생의 얼굴을 걷어찼다. 또 다른 학생이 주먹을 쥐고 서유민에게 달려갔으나 서유민은 정확하게 주먹으로 그의 턱을 올려쳤다. 그도 '쿵'하고 쓰러지자 혼자 남게 된 학생은 주위에 있던 의자를 집어 들었다.

"가까이 오지마!"
"흥..그걸로 어쩌게."
"죽인다!"

그가 의자를 던지자 서유민은 날라오는 의자를 오른발로 차버리더니 그에게 달려갔다. 그리고는 강하게 주먹으로 복부를 쳤다. 그는 '붕'하고 몸이 공중에 약간 뜨더니 뒤로 밀려났다. 그리고는 뒷문에 '쿵'하고 부딪히더니 쓰러졌다. 순식간에 다섯명을 제압한 서유민을 본 학생들은 할 말을 잃었다. 서유민은 그런 그들에게 소리쳤다.

"뭘 봐, 그냥 공부들이나...하셔. 신경끄시고.."

서유민은 조용히 의자에 앉았다. 하지만 자신을 계속 해서 쳐다보는 학생들의 시선에 얼굴이 뜨거워졌다.

"뭐,뭘 봐! 공부들 하라니까!"

시끄러운 등교 첫날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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