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의 두시의 데이트가 끝나고
흰색 튜닉에 홀터넥 끈나시를 입고
청바지에 연두색 나나이치 샌들을 신고
추억같은 노래를 들으며 출근하는 오후
석촌호수와 우리 학원 사이를 연결하는 그 육교를 건너면서
육교 가장 꼭데기에서 올려다본
그토록 청명한 하늘과 쨍한 햇살을 마주하고서
아래로 쌩쌩 달리는
밤이 새도록 끊어질 줄 모르는 자동차들을 내려다 보면서
너무 아름다워서 피식 웃고 말았다
아무리 고집스럽게 비가 내렸어도 비는 그치게 되어있고
아무리 슬픔을 고집스럽게 붙잡으려고 해도 웃을일은 항상 생긴다
세상이 너무 불공평하다고
세상이 너무 이기적이라고
아무도 안 듣는 불평을 나조차 무시하고싶은 주절거림을
끝도없이 중얼거렸지만
결국 세상은 왜 이렇게 아름답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으니.. 우습다 슬픔이라는 것...
이토록 넓은 도시를
나같은 외로운 사람이 꽉꽉 채우고 있다는 것을
이곳에 와서야 알았다
서울을 밝히는 저 많은 불빛속에
마음이 혼자인 사람이 더 많다는 거
도망치듯
그리움에서 미련에서 집착에서 슬픔에서
도망치듯 난
가족을 떠나 독립을 했다
꿈은 꾸었지만 그려본 적은 있지만 계획한 적은 없는
독립..
그것도 아주 완벽하게 제대로
서울 한 복판에
어린시절 놀이기구를 타면 호수저편 보이던 그 동네로
딱 하루도 지나기 전에
독립은 자유가 아닌 고립이라는 생각을 했다
떠나봐야 아는건가.. 가족이든 친구든 연인이든..
이젠 모든것이 사무친다
오늘 그 날 이후 처음으로 사는 것이 설렌다는 생각을 했다
난 얼마나 다행인가
해보고 싶은 것을 모두 할 수 있는
능
력
그것을 갖추고 있으니까
누구나 부러워하고 누구도 부러워하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오늘은 세상이 너무 아름다우니까
이제 그만 화를 풀고
하나님하고고 화해를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