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DMB의 연내 지방 서비스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시기의 지연도 문제지만 지방 지상파DMB 정책 파행이 DMB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연내 지방 서비스가 어려워진 것은 2기 방송위원회의 '지역 지상파DMB 단일권역 결정'에 대한 민영방송사들의 반발과, 이로 인한 당국의 정책방향 결정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
방송위원회 뉴미디어부 김정수 부장은 1일 "정책방향 결정 및 사업자 선정, 장비 발주 등의 물리적 시간을 감안할 때 지금대로라면 연내 지방의 지상파DMB 서비스는 불가능하다"며 "이르면 내년 초반 상용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 서비스를 통한 지상파DMB의 조기 활성화를 이끌어낸다는 정부의 정책 목표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지방에서는 실험방송 형태의 파행 운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공백으로 두달이나 '허송세월'
방송위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상반기 중 정책방안을 마련하고 늦어도 8월말까지는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었다. 사업자 선정 뒤 3개월 가량 장비발주 및 서비스 점검 등을 거쳐 12월 초 지방에서도 지상파DMB 본 방송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당초 계획이던 4월말을 넘어 8월이 시작된 지금도 정책방안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사업자 선정에 앞선 정책방안 결정, 사업자 공모 등의 일정에 박차를 가하더라도 8월 말 사업자 선정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정책 방안이 결정된 뒤 통상 5~6개월 뒤 본 방송이 가능하다는 점을 볼 때 8월에 정책방안이 최종 결정되더라도 올해 안에 본 방송 서비스는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방송위의 지방 지상파DMB 정책 마련이 늦어진 것은 3기 방송위 구성이 지연된 영향도 크다. 지난 5월9일 2기 방송위 임기가 끝났지만 정치권은 새 방송위원 선임을 7월에서야 마무리했다.
앞서 2기 방송위원회는 올해 3월말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의 방송구역을 단일권역으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지역 민방 등의 반발이 거셌지만, 단일권역을 결정한 2기 방송위 스스로 이를 번복하거나 재검토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2기 방송위 임기가 만료되고도 2개월 가량이나 새 방송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음으로써 지방의 지상파DMB 정책은 파행을 거듭하기에 이른 것.
3기 방송위는 가능한 빨리 지방의 권역 문제에 대한 재검토 혹은 기존 정책 고수 등의 결정을 내릴 계획으로 알려졌다. 방송위 사무처가 최근 2기 방송위가 단일권역으로 결정한 과정과 배경 등을 3기 방송위에 보고함으로써 권역 문제에 대한 논의에 가속도가 붙고 있지만 '권역결정'에 관한 해법 마련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상파DMB 활성화에 악영향
이 같은 전망이 가능한 것은 지난 3월말 방송위의 '전국 지상파DMB 단일권역' 결정 이후 지역 민방들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민방과 MBC 등은 방송위가 방송권역을 6개로 수정하지 않을 경우 지방 지상파DMB 사업에 불참한다는 강경한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방송사 관계자는 "6개 권역으로 번복되지 않을 경우 연내 사업자 선정 자체가 불투명할 것"이라며 격앙돼 있는 지역민방의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상임대표를 지낸 최민희씨가 방송위 부위원장으로 선임되면서 방송위 내부에서도 단일권역에 대한 재검토 요구가 수면위로 올라올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 최민희 부위원장은 단일권역 반대집회 등을 통해 "지방 지상파DMB 단일권역은 방송의 지역성을 말살하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권역 문제를 둘러싼 방송위 안팎의 진통이 예상되는 것.
지방 서비스 지연으로 지상파DMB 활성화에도 경고등이 커졌다.
지상파DMB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12월 본 방송을 시작한 수도권 지상파DMB의 단말기 판매 대수(7월말 기준)는 130만대에 이른다. 단말기 판매대수는 기대치에 부합하는 것이지만 무료 서비스인 지상파DMB는 수익모델을 찾지 못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지상파DMB특별위원회 김윤섭 사무국장은 "DMB 방송사의 월간 지출은 수억원씩 들어가는데 광고수익은 5천 만원 안팎에 그치고 있다"며 "DMB 활성화와 안정적인 방송 서비스를 위해 지방 서비스 도입과 이를 통한 단말기 보급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지방서비스, 파행 지속 전망
지방의 지상파DMB 정책 마련이 늦어지면서 지방 거주민들은 적지 않은 기간동안 파행적인 지상파DMB 서비스를 받게 될 전망이다.
정보통신부는 방송위의 정책마련이 늦어지고 월드컵을 통한 지상파DMB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해 지난 6월 KBS에 부산, 광주, 춘천, 제주서귀포 등 4곳에 DMB '실용화실험국' 허가를 내줬다.
여기에 이달 중 대구, 대전, 전주, 제주 등에 신규로 실험국 허가를 추가해 본 방송 지연의임시방편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정보통신부 방송위성팀 송상훈 서기관은 "기존 지역에 대한 기한연장 및 신규 지역 실험국을 허가해주기로 했다"며 "왜 지방에서는 지상파DMB 서비스가 안되느냐는 시민들의 불만해소와 지방 지상파DMB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방송계 관계자는 "실험국을 통한 DMB 방송은 방송 품질이 보장되지 않는데다 단말기를 구매하더라도KBS를 포함한 2~3개 가량의 방송사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해 오히려 지상파DMB에 대한 실망감만 안겨줄 가능성도 있다"며 "지방 주민만 찬밥신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