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뜰
세상에서
나의 말이 힘을 잃고
나의 의도와 뜻이 헛 됨을 알게 된 후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세상살이를 포기하고
잠적하니
마음에
빈 뜰이 생겼습니다
예전에는
말들이 난무하고
욕망의 바람이
풍랑으로 휘몰아 치던
복잡 시끄하던 그 곳에
어슴푸레 하얀 안개가
조용히
공간 속에서 일렁이고
밝은 황토빛 흙 사이사이에
새푸른 잔디가 돋아나 있습니다
새로 생긴
나의 빈 뜰에
무엇을 심을까 골몰합니다
빨강 분홍 하얀
색색들이 아름다운 꽃들을 생각해 봅니다
가녀린 연두빛 잎새에
사이사이로 날아다니는 노랑 나비
맑게 흐르는 시냇물 한 줄기
어느 것도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으나
우리 주님 함께 하시면
더욱 아름다울 것 입니다
주님
나의 빈 뜰을 주님께
봉헌 합니다
당신께서 심어 주시는
모든 것은 다 유익함을 믿습니다
조용하고 고요한 행복을
심어주십시오
말 없이
내 뜻을 없이 하고
참을성 있게
주님의 자비로운 손길 만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