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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빠리

윤화영 |2006.08.05 18:57
조회 33 |추천 0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종종 하는 얘기다.

 

 

8월의 빠리.

은근 많은 빠리지앙들이 하는 얘기 중에, “난 8월의 빠리가 너무 좋아!”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 중 거의 대부분은 빠리를 떠나 다른 곳으로 1달간의 바캉스를 떠나면서 말이다.

 

 

 


“Au mois d’aout, Paris, c’est mort, c’est vide!”

(8월의 빠리는 죽었어... 텅 비었지 !)

 

 

사실이다.

비록 실제 빠리지앙보다 더 많은 숫자의 관광객들이 그 자리를 매꿔주지만, 그렇기에 8월의 메트로와 버스는 난장판, 아수라장에 땀냄새와 지도들고 외쳐대는 사람들 덕분에 불쾌하기 그지 없지만, 저녁 8시 동네 주차장의 텅빈 모습, 한적하고 뻥뻥 뚤린 시내도로의 소통상황을 보면 이 말이 참 실감이 난다.

 

 

사실 7월의 빠리는 일반적으로 좀 선선하고, 8월초부터 불볓더위가 시작된다. 불볓 더위라 봤자, 한 27~28도 정도 올라가고, 습고 제로에 밤에는 이불 안 덮으면 추운 그런 날씨를 말한다.

 

 


 

 

금년엔 ‘변태적으로’ 더웠던 7월, 3주 동안 계속되었던 ‘평균’ 35도의, 바로 2003년 8월을 떠오르게 했던 폭염이 너무나 일찍 와 버린 턱에, ‘혹시 8월에도 계속 이러는 거 아냐’란 불안감을 조성했지만, 역시 마찬가지로 변태적이게, 현재까진, 요새 날씨는 내가 누누히 얘기하는 1년 중 빠리의 최고 날씨인 9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의 그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낮 기온 19~23도 사이의 기온에, 습도없이, 햇볓은 쨍쨍, 유난히 파란 하늘. 언제까지 계속될 지는 모르겠지만, 이 상태로 간다면, 유사 이례 최고의 포도주 밀레짐으로 꼽고 있는 2005년을 능가하는 포도주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은근한 기대를 하게 만든다. 9월에 비만 안 온다면 말이다. 양질의 포도주가 나오기 위해선 햇볓도 중요하지만 시원한 밤도 있어줘야 하기에. 이대로 9월까지 간다면, 정말로 대형사고가 발생할 지도 모르는... 그럼 다시 한 번 1989,1990년의 쌍벽을 이루는 연속 두 밀레짐이 되겠군! (근데 부르고뉴는 금년 일조량도 부족하고, 이상 저온이라 그다지 기대 못 하는 중)

 


 

 

다시 빠리로 돌아와서,

여지껏 내가 일했떤 모든 곳이 관광지의 한 복판에 있기에 (콩코드 광장, 셩젤리제, 오페라, 벙돔 광장), 매일 출퇴근하면서 보는게 관광객들이다. 비성수기 때도 그렇지만 요새 같은 날씨에 그들을 보고 있으면 얼마나 부러운지... 지난 주 휴일에 오래만에 2000년의 유럽 배낭 여행 사진 (사진첩 Back packer 2000 폴더)을 보면서 든 생각, '저 시절이 좋았지...'

 

잠시 한 이삼일 정도만이라도 바람쐬러 훌쩍 빠리를 떠나 보고 싶다. 그냥 이 달 말에 딱 1주일 정도만 바캉스 신청해 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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