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세간에 체게바라의 열풍이 불었다.
체게바라의 얼굴을 그려넣은 셔츠에서 평전까지...
그전까지 에르네스트 게바라는 그저 일각의 전문 소수의 인구에 회자되는 그런 인물이었다.
그 당시 사회의 또다른 일각에서는 남미 공산 게릴라의 얼굴이 당당히, 버젓히 백주대낮에 돌아다니는 기현상에 우려를 표명하며 그네들만의 논리로 빨갱이=좌파=북한이라는 공식을 만들었다.
아마 들었다면 어언 반세기전에 죽은 게바라가 통탄할 노릇일것이다. 왜냐면 살아 생전 봉건압재와 전체주의의 모순에 양심을 지니고 항거한 고인의 뜻과는 전혀 다르게 봉건적 잔재와 전체주의 모순의 아성이자 정점인 북한의 아이콘으로 취급되었기 때문이다.
난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한국만이 지닌 이데올로기의 기계적 도식화를 보고 감탄한다. 일본 제국주의의 폐단과 모순으로 인해 시작된 이념간의 유혈 대립에 기인하는 기계적 도식은 한국에서 이데올로기적 중립지대를 없게 만들었다.
그 바람에 혹자에게는 체게바라는 김정일과 같은 인물이 되었고 아이러니컬하게 실체를 망각하고 봉건주의의 앞잡이로 전락한 일부 한국의 신문사와 시민단체들은 진보적이고 좌파적인 것으로 동일시 되었다.
체게바라와 히틀러. 내생각에 김정일이란 인물은 민중의 고통과 업압을 폭력이란 수단을 이용해서 해방시키려 했던 인물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군대와 세뇌를 통해 자신의 운명과 국민의 운명을 하나로 묶고 반대를 원천봉쇄한 히틀러의 이미지가 먼저와 닿는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한국에서 체는 봉건압재의 우두머리를 위해 봉사하는 한낱 아이콘으로 전락해버렸고 그 사람이 그려진 티셔츠를 난 오늘도 입는다. 언젠가 그의 모습이 그 자체로 한국의 모든이에게 와닿는 날이 올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