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꽃이라면 결혼은 그 속의 꿀과 같다. 그러나 달콤한 결혼 생활을 평생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결혼과 동시에 한 남자의 아내로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한 남자의 아내로서 자신의 삶을 설계할 수 있는 여성이 되기 위한 지침은 무엇일까? 결혼 10년차 이상의 여성 10인이 알려주는 힌트 10가지를 소개한다.
DECISION 1 자신이 선택한 현실, 이에 대한 만족에서 시작하라
“이 사람하고 살다가 더 좋은 사람을 만나면 어떡하지?” “이 사람이 최선일까?” 결혼을 앞둔 여자로서 잠시 갈등할 수도 있는 요소이다. 그러나 결정을 내렸다면 그 부분은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100% 믿음과 신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입 밖으로 내지 않아도 상대방에게 그 감정이 전해지게 마련. 부부싸움을 할 때 ‘당신만 아니었으면’, ‘당신 같은 사람을 내가 왜’와 같은 말을 절대 하지 말아야 함은 물론이다. 상대방의 자존심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얼핏 너무 당연한 말로 들리겠지만 자신은 변하지 않고 상대방에게만 요구사항이 많아 갈등을 겪는 경우가 있다. 내 말이 맞는 것 같은데 왜 그러지? 왜 이렇게 안해주지? 하고 상대방에게 바라기만 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자신과 다른 남편, 친정과 다른 시댁의 가풍이 납득하기 어렵더라도 받아들이고자 하는 마음 자세를 가지고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남편과 자신은 다른 사람이라고 선을 그어버리고 먼저 간격을 좁혀가지 않는다면 시댁에 가더라도 늘 남의 집에 있는 듯한 느낌을 떨쳐버리기 쉽지 않을 것이다.
결혼을 한 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시댁의 냉장고를 내 것처럼 스스럼없이 열게 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선택한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열고 다가갈 때 진정한 가족으로 교감을 나눌 수 있다. 이지훈(인테리어 디자이너)
DECISION 2 1년에 두 벌 정도는 정가의 옷을 구입하라
결혼과 동시에 자신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경우가 많다. 미혼 시절에는 옷에 맞춰 우산까지 바꿔 들고 다니던 사람이 남편과 아이의 치장에만 온 신경이 집중되어 있을 뿐 자신은 돌아보지도 않는 것. 그러나 결혼은 자신을 완성해가는 단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내적인 성숙과 더불어 외적인 아름다움을 가꾸어가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백화점에 가도 브랜드 매장은 둘러보지도 않고 할인 판매대에 있는 옷만 기웃거리거나 값싼 보세 옷으로만 대충 입으려고 하지 말라. 물론 가정주부로서 가계 예산에 맞춰 규모 있게 살림을 해야 하겠지만 무조건적인 자기희생보다는 때에 따라서 스스로에게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최근 ‘줌마렐라(아줌마+신데렐라, 나를 위하고 꾸미는 데 열성적인 성향을 지닌 기혼 여성)’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듯 요즘의 여성들은 예전과 많이 달라지기는 했다. 옷장을 열었을 때 동창 모임에 입고 갈 번듯한 정장 한 벌 없으면 되겠는가. 이광희(패션 디자이너)
DECISION 3 두 달에 한 번은 여행을 떠나라. 단, 패키지 여행은 빼고
반드시 가족이 함께 가지 않아도 좋다. 남편이 바쁘면 아이와 단둘이 혹은 친구들과, 그도 아니면 혼자서라도 좋다. 중요한 것은 일상에서 탈출하는 날을 정기적으로 정해놓아야 하는 것이다.(회사에도 월차, 연차가 있지 않은가) 그럴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다. 저 멀리 떠나는 해외 여행만이 여행다운 여행은 아니다. 가까운 곳으로 1박 2일 정도 다녀와도 좋고, 아침 첫 기차를 타고 당일 여행을 떠나도 좋다. 그조차도 여의치 않다면 시내에 있는 한적한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오가는 사람들 구경하는 여유라도 즐기도록 하라. 자신이 속한 곳에서 잠시 벗어나 계절의 변화도 느끼고, 시간에 쫓겨 움직이지 않고 느긋함을 즐기다 보면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절대로 싸다는 이유로 패키지 여행을 선택하지는 말 것.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시간에 맞춰 다니면서 관광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김은진(화가)
DECISION 4 식탁 정리할 때 남은 음식은 과감하게 버려라
길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보게 된 쇼윈도에 비친 나의 모습. 그것이 바로 ‘현재의 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떤 표정, 어떤 자태를 하고 있는지는 그 사람의 정신적 상태를 가늠하는 바로미터이다. 무표정한 얼굴에는 생기가 없고, 허리 양옆에는 군살이 붙어 있으며, 편안하게 펑퍼짐한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은 아닌지…. 이는 건강관리와 체형관리를 소홀히 함으로써 말미암은 것이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에너지가 넘쳐날 수 있게 체력을 키워야 한다.
생체 리듬을 잃어 몸이 지치면 일상에 찌든 듯한 표정이 나올 수밖에. 게다가 여자들은 결혼을 하면서 불규칙한 식습관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음식을 준비하면서 냄새를 많이 맡아서인지 정작 식탁에 앉으면 식욕이 없어지고, 집에 있으니 아무 때고 먹으면 되겠지 하다 보니 그런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이가 남긴 밥이라든지 놔두기도, 버리기도 어설프게 남은 음식을 쓰레기 치우듯 자신의 입 속에 넣으니 한 해가 다르게 몸매가 망가져갈 수밖에 없다.
꿈을 잃어버리면 배가 나오기 시작한다고 하지 않던가! 규칙적인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을 병행해나가는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은 취미가 아니라 생활이어야 한다. 진양혜(프리랜서 아나운서)
Decision 5 나만의 공간에 책상 하나는 꼭 마련해라
20년 앞을 내다보고 준비를 해야 한다. 취미 삼아 시작했던 미술사와 건축사를 각각 10년씩 공부하다 보니 미처 몰랐던 나의 재능을 발견할 수 있었다. 결혼을 함과 동시에 대부분의 여자들은 자신이 가진 시간을 송두리째 가족들에게 내주고 만다. 그럴 것이 아니라 최소 하루에 1~2시간은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 지금은 아이가 어려서 내 손길이 많이 필요하므로 좀더 아이가 크면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면 안된다. 늦더라도 조금씩 차근차근히 해나가면 결실을 얻을 수 있지만, 이 핑계 저 핑계로 미루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된다. 아이가 어렸을 때에는 키우면서 재미와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어느 날 나이가 들어 갱년기가 되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지금껏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하는 생각에 미치게 되면 주변에 있는 가족들에게 그 화살의 끝을 돌리게 된다. 그래서 괜히 남편이 원망스러워지고 “내가 저 사람을 위해 살았나” 싶어 그 뒷모습조차 보기 싫어지는 법이다. 장기적으로 공부를 해야 한다. 10년도 훨씬 전에 산 이탈리아산 내 앤티크 책상에는 건축사, 미술사, 한자 책 등이 꽂혀 있다.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집 안의 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낡은 책상에 불과하겠지만 나의 결혼 생활을 더욱 윤택하고 활기 있게 해준 소중한 물건이다. 김윤경(‘멱’콜렉션 디자이너)
DECISION 6 세상에 호기심을 갖고, 무엇보다 신문을 읽어라
“몰라, 그런 일이 있었어? 중동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데?” 세상 사람들이 이미 다 알고 있는 뉴스에 생전 처음 듣는 듯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 아니, 처음 듣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 처음 듣는 것이다. 신문이나 뉴스를 보고 듣지 않으니 요즘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모르거니와 관심도 없다. 그보다는 청소, 빨래 등 집안일에만 몰두할 뿐이다. 남편, 아이, 가족 이렇게 세 가지만 머리 속에 채우고 있지 말고 시사, 경제, 사회에 관한 전반적인 현상에 귀를 기울여라. 아이들 교육, 시댁 식구에 관한 것만 남편과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요즘의 사회 현상에 대해서도 서로의 의견을 묻고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미처 몰랐던 상대방의 가치관과 생각 등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야말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인생의 동반자가 되는 것이다. 대화가 안되는 아내, 대화가 안되는 엄마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노력을 해야 한다. 가족들 뒷바라지하느라 젊은 세월을 다 보냈는데 억울하다고? 뒤늦게 이런 말 하면서 후회하지 말고, 세상 물정에 관심을 갖고 시각을 넓혀라. 이 세상에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집안이 조금 어질러져 있다고 청소기를 들지 말고, 아침에 온 신문이나 책장에서 책을 꺼내 읽는 쪽을 택하라. 이묘숙(공예 갤러리 나눔 대표)
DECISION 8 손쉬운 패스트푸드보다 손 가는 슬로 푸드를 먹여라
예전과 달리 직장을 다니는 주부가 많기도 하지만, 전업주부라고 해서 식사 때마다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식탁에 올리지는 않는다. 외식문화가 발달한 요즘에는 집 근처 레스토랑에 가거나 피자 등을 주문해서 한 끼 식사를 때우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역할의 최전방에 있는 주부로서 가정 식문화에 대해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집에서 만든 음식을 먹고 자란 아이에 비해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고 자란 아이는 정서가 불안정하고 과격하며 괴팍한 성향을 가질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한다. 조기 교육에 열을 올리기보다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먹을거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성공적인 아이로 키우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배예환 (프렌치레스토랑 ‘예환’ 대표)
DECISION 7 결혼 후에도 친구 관계를 돈독히 하라
결혼을 했다고 해서 내 인생의 중심 축이 남편과 아이로 옮겨가서는 안된다. 그들은 소중한 존재이고 그 누구보다 내가 아끼고 챙겨야 할 사람들이지만 중심 축은 여전히 나여야 한다. 흔히 여자들은 남자 친구만 생겨도 동성 친구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경우가 많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 그녀 반경에 있는 사람들이란 시댁 식구, 남편 친구, 아이 친구의 엄마 등 자신이 아닌 가족 구성원과 관련된 사람들인 경우가 다반사인 것. 그러나 어려서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든 직장 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친구든 나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진실한 친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단 한 사람이라도 말이다. 친정 부모나 형제, 남편과 의논할 수 있는 일과 친구에게 마음 속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일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이명원(앤티크반 대표)
DECISION 9 감정적으로 아이들을 대하지 말라
아이를 키울 때에는 나름의 원칙을 세워놓는 것이 좋다. 아이 앞에서는 돈 문제로 남편과 말다툼을 하지 않겠다든지, 아이와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킨다든지 말이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안돼’ ‘하지마’와 같은 부정적인 말은 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고분고분하게 말을 듣는 아이가 세상에 있을 리 만무하고, 조근조근한 목소리로 말을 했던 사람이라도 아들 둘만 키우고 나면 목소리가 우렁차게 변하지 않던가. 결혼을 해서 아이들을 키울 때 여자들이 범하는 가장 큰 실수 중 하나가 일관성 없이 아이를 대하는 것이다. 부부 싸움을 했다거나 시댁 식구 때문에 속상한 일이 있으면 괜히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푸는 경우가 있다. 평소에는 용납되던 행동이었는데 자신의 기분에 따라 꾸지람을 해서는 안된다. 이기영(서울대 소비자 아동학부 교수)
DECISION 10 병행이란 있을 수 없다. 주저 말고 가정을 1순위에 두어라
아무리 오래 사귀던 애인이라도 결혼을 하고 나면 그의 새로운 면을 속속 발견하게 된다. ‘내가 알고 지내던 그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더구나 만난 지 얼마 안돼 결혼을 한다면 상대방을 알고 맞춰가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던 생활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아내, 주부로서의 역할에 임할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 나의 가치관만 고수하면 원만한 가정생활이 이루어질 수 없다. 내 경우가 조금 특별하기 하지만 남편은 나와 아주 다른 스타일의 사람이었다. 그만큼 그의 대해 ‘집중적인 스터디’가 필요했다.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온 두 사람이 한 공간에서 지내려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남편 때문에 고스톱도 배웠고, 평소에 텔레비전도 잘 보지 않았는데 권투를 좋아하는 남편 때문에 권투 중계를 멍청히 보려고 노력도 했으며(사실 아무리 봐도 권투는 재미없었다), 개를 굉장히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집에서 개도 키웠더랬다. 결혼은 인생을 건 탐험이다. 낯선 사람, 낯선 욕망, 그가 가진 끈질긴 다른 욕망, 그것을 조율하기란 쉽지 않다.
내가 가진 생활 습관도 그가 보기에는 악습일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그렇게 힘든 것을 뭐 하러 하나 싶겠지만 절반 이상이 결혼을 택한다는 것은 그런 어려움을 감수하더라도 할 만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김점선(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