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의 삶 그리고 투쟁
저도 처음 학교에 발을 들여놓을때는 너무나도 가슴 벅찼습니다. 학교에서 근무한다는 것 자체가 좋았으니까요..
그런데 그 환상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학교 안에선 저처럼 1년 내내 일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300일만 일하는 사람도 있었고, 다른 학교를 볼 때는 방학에 채용 안 하는 직종도 있었습니다. 출근을 안하니 당연히 급여가 나올리 없었습니다.
그러던 2004년엔 비정규직처우개선 지침이 내려왔습니다.
그제서야 우리는 비정규직인줄 알았습니다.
학교비정규직은 해마다 근로계약서를 학교장과 체결합니다. 하지만 모든 지침(근로계약체결 - 급여수준 - 퇴직에 관한 것까지)은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정책을 생산해내고, 각 시도교육청에서 집행을 합니다. 전국적으로 있는 학교비정규직이 10만명 가까이 됩니다. 지역별로 일반직과 비교할때 55%에서 많게는 60%까지 됩니다. 어는 순간엔가 학교엔 행정실장, 차석, 지방사무원, 지방조무원을 제외하고는 모두(행정실, 교무실, 전산실, 과학실, 급식실, 특수학급, 유치원 등) 비정규직이 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급식실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한달 급여 70만원 ~ 120원 정도이지요... 물론 호봉적용 받는 직종은 그보다 높습니다.
2004년 8월에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교육을 받으면서, 그동안 우리가 많은 것을 잃고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였습니다.
제 때 쓰지 못하는 보건휴가와, 10개월씩, 6개월씩 계약했다가 방학기간 동안은 사직을 했으니, 퇴직금이나 연차가 있을 리 없는 타 직종...
출산휴가 60일 이상 쓰고자 하면 계약해지 당하기 일수였고, 급여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에 해마다 퇴직금 중간정산 까지..
이제는 근무일수를 차등적용해서 275일치, 245일치를 365일로 나눠주겠다고 합니다.
비정규직이기에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까지 맘졸이며, 가입 못하는 사람들...
어떻게 교장선생님과 행정실장님께 대들수 있겠어요...라고 말하며 울먹이는 우리 학교비정규직...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습니다.
자신의 권리를 찾는 것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우리의 처지가 한심하고 처량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투쟁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시작한 조리종사원 집단해고 건에 대하여 재계약을 하기위한 투쟁의 발단은 급식인원이 줄었으니 조리종사원 1명을 해고하겠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급식실은 일하는 인원에서 1명이라도 없다면 그일을 나머지 사람이 분담해야 하고, 제일 힘든 급식실에서 해고라니요.. 지금도 병원에 침 맞으러 다니면서 일하는데 우리는 한명이라도 그만두면 힘들어서 일못합니다." 실제 투쟁이 시작되었을 때 그동안 참았던 노동강도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주위의 따가운 시선이었습니다. 학교망신 다시킨다고 하루를 멀다하고 찾아오는 학부모회, 밥하기 싫으면 그만두고 집에나 갈 일이지 왜 학교를 시끄럽게 하고, 교장선생님 신경쓰게 하냐는 동창회, 학교에서 근무하는 선생님들 조차도 조리종사원의 투쟁을 이해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게 바로 우리의 현실이었습니다. 권리를 찾는 것이 남들이 봤을 때는 학교를 시끄럽게 하는 기본이 안된 사람들이었던 것입니다... 재계약 되고, 그 일대 급식실 처우개선을 이뤄내었지만, 이들은 결국 학교를 그만 두거나 노조를 탈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후 급식실의 고용안정문제는 계속 붉어져 나왔습니다. 기본적인 문제는 급식실 예산이 전액 수익자 부담경비로 이루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정규직처럼 인건비가 교육청에서 지원이 된다면, 수익자부담경비도 자연히 줄어들텐데 교육청에서는 오히려 급식실 조리종사원 배치기준을 세워 각 학교로 시달하였습니다. 물론 기존 100-120명 1명보다 훨씬더 열악한 배치기준이었습니다. 당연히 그 지침에 의거해서 배치하려고 하였으니 각 학교별로 조리종사원의 해고 건은 붉어져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교육인적자원부는 그 기준은 어디까지 기준일 뿐이라고 발뺌하고 있으니... 과연 누가 학교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을 보장 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제는 정규직이 배치 후 해고되는 비정규직이 생기게되었습니다. 정규직 종일반교사를 채용한 후 종일반이 신설되거나 증가된 학교에 정규직교사를 배치하지 않고, 5년, 10년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이 있는 유치원에 먼저 배치하였고, 해당 비정규직 교사를 해고시켰습니다. 그러면서 교육감이 하는 말이 그동안 유치원에서 일한 것이 특혜라고 말합니다. 70만원의 특혜... 그것이 과연 특혜였는지, 온갖 무시와, 잡무, 교육계획 작성에, 간식조리까지 다하는데 정당한 노동의 대가도 아닌 특혜라고 합니다. 이제는 종일반교사로 모자라 비정규직 영양사까지 같은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4-5월에 임용하여 9월에 정식 발령을 낸다고 합니다. 정규직에 한하여 치루게 될 임용시험은 영양교사가 되어 배치되는데, 문제는 그에 따른 비정규직 영양사는 해고가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구,육성회직으로 불리는 학교비정규직은 계약서 없는 상시근로자이지만, 최근 2-3년 사이 근로계약서가 생기더니, 이제는 해마다 호봉이 삭감되거나, 연봉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제는 학교 예산을 빌미로 해고의 위험까지 받고 있습니다.
직종을 불문하고 벌어지는 고용불안...
그 이후에 시작된 학교비정규직 용역화에 대한 지침철회투쟁은 무책임한 지침 하나가 그일대 모든 지역의 비정규직(약 4,000명)을 간접고용 노동자로 만들뻔 했습니다. 선전전과 피켓시위... 집회와 면담을 거듭하면서 용역화는 철회되었지만 업무통합 지침은 전산보조와 과학조교의 70-80%가 해고되고, 교육업무보조원으로 통합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학교안에서 불법적인 인사위원회를 열어 3명 중 누구를 해고하고 재계약 할 것인지 논의하는 이 과정이 왜 이루어져야 하는지... 왜 학교 예산에 대한 모든 책임을 학교비정규직이 책임져야 하는지, 교육부와 교육청의 지침 한장이 왜 10만명의 고용에 대한 목줄을 쥐고 있는지 우리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교섭을 하기 위해 교육인적자원부와 각 시도교육청에게 교섭공문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하나같이 사용자가 아니라는 대답뿐이었습니다. 지침 내려보내고 왜 사용자가 아니라고 하냐고 물었더니, 계약서를 작성하는 사람은 학교장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학교장은 교육감의 위임을 받아서 일하는 중간관리자이지, 학교비정규직에 대한 처우에 대하여 할 수 있는 권리가 없는 사람입니다. 일례로 10년 동안 일한 학교에서 해고된 학교비정규직은 결국 교육청의 주재 하에 학교와 협약서를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장은 교육청에서 내려오는 지침대로 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아니라고 하고, 교육청은 계약서를 학교장하고 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아니라고 하고, 교육부는 정책만 생산할 뿐 집행은 교육청에서 하기 때문에 아니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학교비정규직은 누구와 교섭해야 하는 것입니까.. 우리는 유령이 아닙니다.
학교비정규직은 아직 노동3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단결을 하면 학교장과 행정실장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재계약에 불이익 주겠다고 협박하고,
단체교섭은 서로가 사용자가 아니라고 합니다.
따라서 쟁의행위는 불법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교섭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연가를 내서 노동조합 활동을 해야합니다. 잠 한번 제대로 마음 편히 잔 적도 없습니다. 낮에는 학교업무를 해야했고, 밤에는 조합원교육에, 집회에, 회의에.. 매일 밤늦게 들어가기에 가정이 있는 주부는 가정에서 조차 환영받지 못하는 처지에 이혼위기까지 놓여졌고, 미혼인 사람들은 가족을 잊고 산지 오래되었습니다. 부모님과 마주보며 식사한 것이 언제인지, 가족들과 마음 편히 이야기해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더 서글픈 것은 가족과 부모님께 이 투쟁이 언제 끝날지 희망이 있는지조차 말씀드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교육부와 교육청에게 달려있습니다.
얼마 전 실무협의에서 한 비정규직 담당자가 "난 이일 말고도 다른 일도 많기 때문에 비정규직 현황파악하고 할 여력이 없다!" 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전교조와는 교섭해야 하지만 학교비정규직과 교섭하는 것은 불법이다!"라고 말합니다. 이것이 현재 교육계의 현실입니다.
비정규직 문제에서 누구보다 앞장서야할 교육계... 그런 교육계가 비정규직 합리적 운용 1위라니...
2005년도에 시작한 교섭권 쟁취 투쟁은 벌써 해를 넘기고 각 시도교육청 앞에서 우리는 아직도 "사용자성 인정하고 성실교섭에 임하라!"는 플랜카드를 들고 있으며,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더 많은 청년 실업자를 만들고, 얼마나 더 많은 인권을 학교라는 탈을 쓰고 유린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학교비정규직 처우개선은 교육인적자원부, 교육청의 일방적인 지침이 아니라 노동조합과 교섭을 통한 단체협약으로 시달되어야 합니다. 해를 넘겨 하고있는 투쟁.. 2006년 올해는 넘기지 않을 것입니다. 반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