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몸 어딘가에는 모든 기억을 저장해놓는 거대한 호수같은
장소가 있어서 그 바닥에는 잊어버렸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무수한
과거가 가라앉아있다. 그리고 무언가를 떠올리고 무언가를 시작하
려 할 때 아무 생각 없이 막 눈을 뜬 아침, 아주 먼 옛날 잊어버렸던
기억이 그 호수의 바닥에서 불현듯 둥실 떠오르는 때가 있다.
나에게도 떠올리고 싶지 않은 말이 있고 색깔이 있고 냄새가 있다.
잊어버리고 싶은 장면이 몇 개인가 있다.
하지만 과거의 기억은 마음에 착 달라붙은 실seal과 같이 되어
떼내려해도 쉽게 떼어낼 수가 없다. 어느 순간을 노려낸 실은 선명
하게 계속 남아있는 것이다.
오사키 유시오의 파일럿 피쉬 중 사랑을 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