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작통권 회수를 둘러싸고 온 나라가 들끓고 있지만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문제는 노 대통령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을 미국 측이 이용하고 있다는 의문이 자꾸 든다는 것이다. 2012년 얘기가 나오나 했더니 2009년을 얘기하자 오늘이라도 가져올 수 있지 않느냐는 노통의 꼴통을 어떻게 막겠는가? 그러면서 노통이 하는 말은 정말로 미사여구였다. 미군이 평택기지에 입주할 때가 가장 합리적인 시기라든가, 작통권 환수 이후 주한미군 감축은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라든가, 한미동맹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마치 미국 대변인처럼 말한다. 뭔가 믿는 게 있어 보임직하여 든든하기까지 하다.
작통권을 환수해도 미국의 정보 활동은 계속되고 정보 자산은 한국과 협력이 된다면서 정보자산 협력 없는 동맹이 어디 있느냐는 사족까지도 그럴 듯 해보이고, 우리나라가 경제 11위 대국이고 병력수로도 세계 6위의 군사 강국이란 점을 강조하며 지금 작통권을 환수해도 한국군의 역량은 충분하다는 사족에 이르면 자부심가지 갖게 된다.
오히려 한국의 방위 역량이 많이 축소돼 알려져 왔고 과소 선전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특히 북한의 안보 위협을 부풀리고 한국의 국방력을 폄하하는 경향은 고쳐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되받아서 작통권 회수를 이유로 군비를 강화하면 안된다는 노통급 이상의 또라이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짜고 치는 고스톱도 이 정도면 타짜가 아니겠는가? 최고 통수권자가 이럴진대 그를 따르는 무리들이나 여당, 각료들의 말이야 일러 무삼하리요?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전시작통권 한국반환 등으로 주한미군의 역할은 바뀌지만 대북 억지력은 변함없으며, 양국 간 군사동맹은 시대변화에 맞춰 “장기적 성공구조”로 바뀔 것이란 얘기다. 미 고위당국자도 작통권 이관 논의를 하는 자체가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국으로서 선도적으로 방위를 책임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몇 차례나 강조했다. 한마디로 ‘한국이 그렇게 자주국방을 원하면 이젠 스스로 떠맡으라’는 얘기나 다름없다.
그렇게 장밋빛 미래가 펼쳐지는데 왜 온 나라가 들끓어야 하는가? 일부 친미주의자와 보수반동의 끊임없는 전쟁획책이 작통권 회수를 지연시키려는 음모로 작용한다는 말인가? 북한정권이나 그 스팩트럼상에 있는 부류들쯤 되면 그렇게 말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미국측이 선선히 응한 것은 무슨 이유일까? 물론 국권을 주장하며 달라니 주긴 하지만 설득 한번 안한다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가 하여 생각해본다. 하나의 가능성은 한국에 대한 신뢰를 상실한 탓일 수 있다. 적어도 동맹국이라면 공통의 정서가 있어야 하는데 옳든 그르든 인권문제니 미사일 문제니 하여 대북제재에 나설 때 딴지건 것이 러시아도, 중국도 아닌 한국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한국에서 회수된 작통권을 열렬히 갈구하는 한심한 추종자인 일본이 있으니 동북아 방위전략에 그렇게 위해가 가지도 않고 전세계 미군의 유연배치전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미국의 국익에 반하지 않는다는 계산일 것이다. 현 정권이 작통권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무기를 사야 할 것이며, 떨어진 신인도를 감안할 때 자국과의 FTA에 매달리지 않을 수 없음을 간파했으리라. 작통권 회수에 들어갈 수십조의 예산이 과연 미국 아니면 어디로 들어갈 것인가? 게다가 아마 한국 정권이 바뀌면 작통권 회수 논의도 사그러들테니 그때 가서 재논의하면 되니 지금은 달라면 준다고 했는지도 모른다.
미국의 입장이 그렇다면 우리로서는 작통권 회수는 “자주자주”하는 노통의 말에 부합되는 독립국가로서의 위상에 걸맞는 바람직한 결과일까? 거기에 아무런 댓가도 없이, 일부 자주론자(?)의 말처럼 국방예산의 증액 등 국민부담이 없이 현상태로 충분한 것이며, 모든 준비는 끝난 것일까?
노 정권은 출범초부터 대미자주를 기분 나쁠 정도로 내세웠다. 심지어는 대통령이 미국 한번 못 가본 것을 자랑으로 내세울 정도의 코메디적 상황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식으로 살겠다는 꽤 친숙한(?) 구호를 통해 사사건건 미국에 대립하면서 현 정권이 얻어낸 것이 있긴 했던가? 국민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일 먼저 제일 많이 이라크 파병을 한 점, 미군기지를 돌려받았다는 만족감(?) 하나로 오염실태 파악이나 복구비를 한 푼도 받지 못한 점, 우선 순위에서도 밀리는 한미 FTA에 매달려 난리 부르스를 추는 점, 자주국방 운운하며 검증도 안된 미제 고가 무기를 사들인 점 등등 한국이 “자주자주”하며 앙탈부리는 쇼를 보아주는 댓가로 미국에게 바친 돈이 얼마며 앞으로 얼마를 더 바칠 것인가?
노통과 여당은 마치 한나라당 정권 시절에 작통권 문제 제기한 것처럼 물타기하고 있고 반대로 한나라당은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이 단독 행사하면 한미 연합사가 해체되고 이는 한미동맹관계에 치명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며 남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작전권을 환수해야한다는 논리는 북한의 주장과 일치하는 것이어서 정부의 의도를 정밀하게 파헤쳐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노무현 정권의 국방개혁 허구성에 대해서도 밝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와 관련해 국회 동의를 받는다는 측면에서 국방청문회를 반드시 실시할 것이며 현 정권이 계속 환수를 밀어붙이면 국민투표 실시도 적극 검토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그렇게 전시 작통권 문제가 아주 첨예한 갈등 이슈로 자리잡는 것 같다. 전시작통권 회수가 기존 한미관계의 결과물인지, 새롭게 전개되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우리 안보에 큰 영향을 미치며 수십조의 국민혈세가 투입되어야 한다는 면에서 국민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할 문제인 것만은 확실함에도 국권을 회복하는 것이니 국민적 합의는 필요없다는 노통의 주장은 그야말로 꼴통적 망언인 것이다.
오늘 언론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두 가지 점에서 노 통의 주장이 어긋나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단 10%의 젊은이만이 나라를 위해 싸우겠다고 한 반면, 일본은 42%의 젊은이들이 싸우겠다고 했다고 한다. 최근 들어 대통령까지 우왕좌왕 개념없이 나대는 상황을 고려할 때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지만,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국방력과 경제력이라면 작통권을 지금 당장 회수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누가 믿을 것인가?
또 한 가지 정부는 중국보다 미국과의 FTA협정 체결이 더 시급하여 매달린다고 했지만 경제적 실익을 기준으로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추진 우선순위를 조사한 결과 중국이 최고 우선 순위를 차지했으며 미국은 멕시코, 유럽연합에 이어 4번째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곳도 아닌 국책 연구소인 산업연구원의 'FTA 추진 우선 순위 분석'보고서의 내용이다. 에 나온 를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결국 현 정권은 겉으로는 반미자주를 외치면서도 속으로는 미국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그래서 보수와 진보의 끈을 한손에 함께 부여잡은 채 외다리 위에 서있는 고통을 겪고 있는 듯하다. 그 중 하나라도 놓으면 천 길 낭떠러지이니 이쪽이든 저쪽이든 선택하면 절벽에 매달리는 신세가 되는 그림이 스스로 그리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한발 짝도 움직일 수 없는 신세임에도 그것을 누가 알까봐 입만 나불대는 꼴이 한국이다.
그렇다. 지금 한국은 親美, 反美가 다 같이 힘발을 받고 있지만 그 속에서 失美만 하고 있는 형국이다. 전혀 국익이나 민족의 존망은 안중에도 없는 대통령을 만난 게 비극일 것이다. 힘도 없이 쇄국을 외치던 대원군이나, 더 심한 경우로 머리를 땅바닥에 찧어 피를 흘리며 “한번만”을 읊조리게 될 내일은 생각지 못한 채 감성적으로 “오랑캐 타도”를 외치던 인조의 치욕이 생각난다.
혹시 지금 작통권 회수가 그런 길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확신을 노통이 하고는 있는 것인가? 아니면 명분을 택하고 실리를 양보하여 작통권 회수 대신에 FTA를 양보하려는 것은 아닐까? 그렇기만 하다해도 노통을 대통령을 맞은 입장에서는 차선책은 되어 보이는데....그러나 정작 불안한 것은 노통 특유의 극적인 반전술책이다. 마지막 순간에 미국과의 FTA까지 없던 일로 하여 자신은 작통권을 회수하여 독립국가로서의 위상을 한단계 끌어올린 대통령, 한미 FTA반대여론을 수렴한 국민대통령으로 포장하여 역사에 남고, 여당의 지지도를 끌어 올리려는 대반전을 시도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것은 생각만 해도 오금이 떨리는, 노무현이 아니면 시도조차 할 수 없는 극적반전 구도지만 벌써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 언론보도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FTA 하면 좋고, 조금 늦어져도 나라 망하지 않는다. 작통권도 당장하면 좋고 조금 늦어졌다고 나라 망하지 않는다. 국민이 서로를 이해하고 하나로 모을 수 있다면, 다 극복할 수 있다. 싸움 좀 해도 괜찮다"며 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건 노통이 방향선회를 할 때 쓰는 상투적 수법이 아닌가? 당장해도 좋고 늦어져도 좋은 일을 왜 그토록 국론분열까지 하면서 내달았는지 의문이 생긴다고 말하는 사람은 코드가 안맞는 부류로 폄하하는 이상한 논법을 선보이는 것은 다음 수순일테니까, 안봐도 비디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