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갔던 홍대에 개옷 파는 자판이 있더라
그 중엔 태권도 검은 띠 도복도 있었다
사실...그거 옛날에 사려고 했는데 돈이 없엉서 못 산건데...
물어보니까 아직도 9000 원 한다
입히면 참 깜찍하고 더욱 늠름할 모습인데...
오늘은 집에서 5 분 걸리는 한강을 걷다 왔다
이 길도 같이 걸었는데...생각이 났다
한강을 같이 갈 때면,
검은 봉다리 네 개와 휴지를 이빠이 접어서 양 주머니에 챙겼다
똥을 굵직굵직하게 하도 많이 싸서...
나중에 막 걷다보면 단단한 texture;;에서 묽직한 것으로 바뀐다
옛날에 산에 다녔을 때는 갔다오는 길이면
항상 엉덩이에 나뭇잎을 달고 다니기도 했다
엉덩이가 땅에 닿도록 똥싸기에 열중해서...
내가 떠나기 전 즈음에는 체력적으로 힘들어해서
날쌘돌이라는 지 별명도 잊고,
옥경이가 그랬던 것처럼, 길바닥에 그냥 털썩 앉아버린다
그럼 또 대화한다 어린이집 선생님 액센트를 한껏 넣어,
"우리 애기 힘들어요? 어그 힘들어? 우리 애기 한강 왔는데 좋죠?
우리 조금만 쉬다가 또 갑시다 알았죠?"
낯 선 사람 보면 짖고,
지 동족을 봐도 짖고...
용맹하고 듬직한 기개는 천성이었던 것 같다
한참 때는 정말 덩치 큰 진돗개나 산에서 주름잡는 개들한테
무턱대고 덤비다가 목이 물려서 피가난 적도 있었다
응급실 참 많이 갔다
우리를 위해 오소리도 잡아서(죽인 건 아니지만...맞대결 정도) 기술자?아저씨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오소리는 야생동물인데, 개도 죽일 수 있다고 나중에 들었다)
그런 용감하고 씩씩한 품성으로 무서운 상대만 대적한 건 아니었다
집 안에 바퀴벌레나 어떤 벌레가 있으면 우리도 모르는데
그 지점을 정확히 찾아내 그 앞에서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다
한참 우리끼리 텔레비전을 보고 웃고 떠드는데
혼자 저만치 떨어진 데서 고개가 떨어질 정도로 어느 지점을 본다
그럼 우리는 그제야 뭐가 있나보다 하고 가서 약을 놓거나 잡는다
여느 개가 다 그렇지만, 특히 더 세상과 소통하기를 좋아하는 활발한 성격이었다. 항상 산에 다니고, 한강을 누벼서 온 몸이 근육이었고, 의사 선생님은 체격이 튼튼하고 골격이 커서 요크셔테리어임에도 불구하고 그 외형 기준을 벗어나서 인정이 안 된다고 했다. 하도 돌아다녀서 발톱이 저절로 닳아져서 한참 때는 발톱깎기가 쓸모없었다.
무엇보다도 우리들의, 나의 기쁨이었고, 도움이었고, 위로였다.
순돌이의 재롱을 보면서 즐거워했던 우리.
내가 초등학교 다녔던 언제는
다같이 맥주를 마시는데 (물론 나는 아니고), 누군가가
순돌이도 먹여볼까? 해서 조금 먹였더니 헤롱댔는데, 귀여워서 다같이 웃었다. 집에 돌아오면 숭배하듯이 기뻐 뛰면서 반기는...
또 한 번은 집에 가스가 계속 새는지도 모르고 다 잠이 들었는데,
순돌이가 막 짖어대서 엄마가 순돌이 혼내려고 일어나셨다가
가스를 잠그고, 크게 안도하셨던 적도 있었다
누가 싸웠거나, 밖에서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울고 있으면 다가와서 입으로 얼굴을 스다듬어준다
무릎을 감싸안고 슬퍼하고 있으면 다리 속으로 들어와 위로한다 누구든지...어느 때는 그런 모습이 신기해서 우리들이 일부러 울거나 슬퍼하는 척을 하고 있었는데, 그 때는 어떻게 그렇게 아는지
절대 오지 않는다...
아름다운 너무 귀한 추억들을 주고 간...
힘들고 슬플 때 기쁨이 되어 준...
슬픈 말을 쓰거나 한탄하는 글을 여기에 덧붙인다면,
그 밝고 아름다운 그의 의미가 퇴색될 것 같아 참는다
한강에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면 입을 벌려서 코를 낼름거려서
꼭 느낀...
바람이 불면 걸을 때 들썩들썩 방울처럼 흔들어대는 엉덩이가
더욱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