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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녀의 하루

이우진 |2006.08.16 22:23
조회 91 |추천 2


아침 7시30분 알람으로 맞춰놓은 아이비의 ‘바본가봐’ 벨소리에 잠을 깬다. 자신이 비련의 여주인공 같은 기분이 든다. 유명 톱스타가 광고하는 샴푸로 머리를 감는다. 연예인이 된 기분이다. ‘△△’원피스에 토드백 가방을 들고 전공서적 한권을 겨드랑이에 끼고 집을 나선다. 큰 가방을 사서 그 안에 책을 넣으면 스타일이 구겨지니까. 학교에 도착해서는 ‘○○도너츠’에서 도너츠와 아메리카노 커피를 주문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수업 내내 졸고 나니 저녁시간이다. 복학생 선배를 꼬셔 ‘XXX’ 패밀리레스토랑에 간다. 먹기 전에 음식들을 시키고 싸이에 올릴 사진을 찍는다. 식사를 끝내고 ‘▽▽▽▽’커피전문점에서 책 한권을 펼치고는 할리우드의 여배우처럼 맘껏 기분낸다.

시간을 내 ‘□□백화점’ 명품관에서 아이쇼핑을 한다. 친구들과 함께 훗날 만날 결혼상대에 대해 이야기한다. 3000cc 자가용을 타고 다니는 키 크고 옷 잘 입는 의사 정도면 만족한다. 때문에 지금 사귀는 남자친구는 그저 ‘엔조이’용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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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녀’, ‘된장남’이라는 용어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마치 성(性)대결로 치부될 수 있을 만큼 대립적 구도가 강하게 느껴지는 문화 비평적 차원의 논의가 신세대들을 중심으로 인터넷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유명 포털사이트에는 ‘된장녀’가 ‘인터넷에서 극단적인 페미니즘을 가지고 있는 여자를 지칭하는 말’로 설명돼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실체 없는 극단적 페미니즘을 신봉하며 남성을 혐오하면서도 남자들에 붙어 이득을 챙기려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는 여자들. 혹은 그런 무리들’이라고 소개한다.

인터넷에는 벌써 ‘된장녀의 하루’를 소개하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아침 7시 30분 휴대폰 알람 소리에 기상하는 된장녀는 전지현 같은 멋진 머릿결을 위해 싸구려 샴푸랑 린스는 쓰지 않는다. 엘라○○이나 펜○, ○○센 정도는 써줘야 마치 자기가 전지현이나 한가인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다”로 시작된다.

‘된장녀의 하루’를 읽다보면 ‘된장녀’란 한마디로 ‘개념 없는 젊은 여성’을 비하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블로그에 정리된 ‘된장녀’는 아○백과 스○벅스에 집착하고, 미국 드라마 ‘프렌즈’나 ‘섹스 앤 더 시티’를 너무 많이 봐서 자신들을 마치 뉴요커라고 착각하며, 백마 탄 왕자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미혼 여성을 지칭한다.  

그러나 아이디 ‘miyaoming’는 댓글을 통해 “‘된장녀의 하루’를 잘 읽었습니다만...된장녀의 정의가 이상하군요. '된장녀의 하루'에 나오는 여자는 극단적 페미니스트라고 보기에 무리가 있습니다. 그냥 뇌가 없는 허영덩어리 아닙니까...? 페미니즘을 가지고 있다라는 정의는 그들의 어떤 행동으로부터 유추되는 것인지 의문이네요”라며 “잘못된 개념이 인터넷 사전에 오르고 많은 초등학생들이 잘못된 정의를 무슨 일반상식인 것 마냥 받아들일까봐 걱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된장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덧씌우기에 대해 일부 여성 네티즌들이 반기를 들고 나선 것.

남성 네티즌들이 ‘여성들의 허영심’이라며 꼬집어 내는 갖가지 생활 행태들은 남성들의 ‘놀이 문화’와 비교했을 때 결코 나쁜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문화를 즐길 줄 아는 고급스러움의 상징이 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이대 앞에서 만난 한 여대생은 ‘된장녀’ 이야기를 듣고 “요즘 대부분이 다 그렇지 않냐?”며 “그냥 생활 패턴이 서구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일 뿐 굳이 남녀를 구분해서 특정성(性)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편협한 시각”이라고 말했다.

'된장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된장녀'라는 명명에 반발한 일부 여성 네티즌들은 '된장남'이라고 칭하는 '남성 꼴불견'을  나타내는 용어로 반격을 가하고 있다. 이 ‘된장남의 하루’도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오전 11시 엄마가 소리 질러서 일어났다. 된장남의 하루가 시작되는 거다. 10시에 첫 수업이 있긴 하지만, 밤새 야동 보다 무리를 했더니 늦게 일어났다...아까 자는데 깨웠다고 짜증냈던 엄마한테 가서 용돈을 달라고 한다. ‘어제 준 건 어쨌냐’는 말에 ‘몇 푼이나 줬다고 그러냐’고 소리 질러서 용돈을 타낸다”로 시작된다.

‘된장남의 하루’ 역시 ‘된장녀’와 비슷한 한심스러운 세태를 풍자하는 듯한 일상을 그려내고 있다.

‘된장남’, ‘된장녀’라는 용어 자체부터 거북스럽다. '된장녀'처럼 특정의 일상을 왜곡시켜 강제로 틀안에 우겨넣는 식으로는 생산적 논의를 하기 어렵다.

'된장녀'에 대해 '된장남'이라는 용어상의 맞불은 지엽말단적인 감정싸움과 다름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둘 다 다를 바 없는 우리 시대 젊은 남녀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뿐이라는 주장이 많다

추천수2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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