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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간 내 혼을 빼놓았던 책.
여전히 로마의 기억에 사로잡혀 사는 나에겐 더없이 매혹적인 책이었다.
몇달전부터 읽으려고 세번쯤 시도했었지만, 초반부에 펼쳐지는 물리학,
반물질에 대해서 읽다가 흥미를 잃어 덮어버리고 말았다.
수학만큼 내가 이해할 수 없는게 물리니까.
하지만 50페이지쯤 잘 넘기면 그 후부턴 정신없이 책장을 넘기게 된다.
이 책을 읽고 갔더라면 로마와 바티칸 여행이 훨씬 더 의미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정말 크다.
아무튼 난 여행의 기억을 되살리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다시 집어 들었다.
꼭 로마와 바티칸에 다녀오지 않았더라도 매우 흥미롭게 읽었을 책이지만, 내가 직접 눈으로 보았던 것들을 책으로 만나는 재미가 상당하다.
CERN과 반물질, 바티칸, 갈릴레이, 베르니니, 일루미나티와 프리메이슨.. 과학과 종교의 암투라는 다소 식상하고 진부해보이는 주제지만, 빠져드는 순간 절대 헤어나올 수가 없다.
이미 한달정도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기억속에 생생한 로마의 곳곳,
나보나 광장과 판테온, 바티칸의 성베드로 대성당, 성베드로 광장의 오벨리스크, 시스티나 성당의 '최후의 심판'까지.. 소설속의 묘사가 직접 피부로 와닿다보니 그 희열이 대단했다.
이 소설 역시 반전적 요소가 있는데, 책을 다 읽기 전에 일루미나티에 대해 검색하다가 그걸 알게되는 바람에 모니터를 부셔버릴뻔 했다.
다빈치코드를 읽을 때도 오푸스데이에 대해 알아보다 그랬었는데-
댄브라운과 난 인연이 없나 싶다.
그 분노에 난 밤을 새가며 남은 한권 분량을 다 읽어버렸다.
다빈치코드의 전작으로 다빈치코드만큼의 명성은 없어도 그에 뒤지지 않는, 아니 그를 뛰어넘는 긴장감과 스릴이 넘쳐난다.
로버트랭던이란 같은 주인공에 다빈치코드와 이야기전개도 비슷하다.
눈에 띄게 다른 점이라면 다빈치코드에선 랭던이 쫓기는 상황이지만,
천사와 악마에선 랭던이 누군가를 쫓아가는 상황인데 개인적으론 후자의 상황이 훨씬 더 흥미로웠다.
흠을 하나 집어내자면 조금은 거부스러울만큼 허구성이 강하다는 것.
이 책이 나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면, 유일한 믿음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내 눈에 비춰진 세상은 꼭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진실이란 것을 정의하는 것조차도 모순일지 모르겠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톰행크스 주연으로 천사와 악마가 영화화되는 것은 확실하다고 하니.. 매우 기다려진다.
(비토리아역, 나 시켜주면 정말 멋지게 잘 해낼 것 같은데 말야..!)
미칠듯한 더위를 잊을 수 있을만한 책이니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단, 이 책의 진정한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두권의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어떤 정보도 인터넷을 통해 미리 알려고 하지 말기를.
댄브라운의 해박한 지식, 사실과 허구의 조합 능력이 내 머리로는 도저히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하다.
과학과 종교, 예술, 역사까지.. 그 광범위한 분야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이토록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댄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꼭 다시 한번 바티칸과 로마에 찾아가 일루미나티의 길을 따라 걷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