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기를 시키려고 창문을 열었는데
집 앞 교회 뾰족한 지붕에 달린 커다란 별 조명,
오늘따라 그 반짝거림이 눈에 꽉 차왔지,
크리스마스도 지나고 연말도 지났는데
아직도 저렇게 반짝거리고 있었네..?
별 조명이 반짝거리는 걸 지켜보느라
추운지도 모르고 한동안 창문을 열어놓고 있었어.
밤 하늘의 별. 밤 하늘의 달..
푸른 어둠 속에서 더 선명한 구름의 그림자.
나는.. 원래 풍경화를 볼 줄 모르는 사람이었어.
하늘이 삼킨 빨간 노을도,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의 떨림도,
순간을 영원처럼 그려놓은 인상파의 햇살에도..
나는 별 감동을 느낄 줄 몰랐어.
그저 그림이구나.. 하고는 눈을 어디다 둬야 될지 몰랐지.
그 거대한 풍경속에 개미만한 사람이 그려져 있다면
내 눈은 언제나 사람만을 향했어.
'저 사람은 지금 저 풍경 속에서 뭘 느끼고 있을까..?
그건 음악을 들을 때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
아무리 아름다운 연주곡도 사람 목소리가 나오지 않으면
난 그 노래가 그냥 반주같기만 했거든.
그런데.. 그런 내가 어느날부터 풍경을 보게 되더라.
하늘을 향해서 사진기를 들어올리게 되고,
밤의 별들을 바라보면서 하늘이 쏟아질 것 같다는 생각도..
바이올린 소리가 흐느낀다는 말을 이해하고,
해금 연주곡이 듣기 좋다는 느낌도 처음으로..
니가 내 곁을 떠난 후로 난 그렇게 조금씩 변화된거 같아.
아마.. 아마 너만 쫓던 내 눈이, 너에게만 반응하던 내 몸이
너 없이도 살아내라고 그렇게 적응해준 거겠지..?
나는 한때 내가 가진 모든 감정을, 사랑을
다 가져가버렸다고 생각했었어.
내가 마지막에 했던 말 기억나니?
「너 없인 난 못살거야, 니가 가면 난 아무도 사랑 못할거야」
혹시 아직 기억하고 있다면,
이제 그 말은 잊어줘도 좋을 거 같아.
-
그대 하나를 열심히 사랑한 덕분에
나는 정말 많은 걸 배운 것 같습니다.
그대보다 더 큰 세상을 사랑하는 법.
세상은 내가 사랑하는만큼 내게 다가온다는 사실.
이별, 상처, 외로움..
조금 많이 힘든 시간을, 조금 많이 견뎌낸 상으로
나는 참 많이 배웠습니다.
이젠 많이 담담한 채, 원망없는 목소리로..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