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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성폭력 피해자 ''피해 부모들에게'' .

김영종 |2006.08.23 14:30
조회 123 |추천 0

저는 소아기 성폭력의 피해자입니다.
시사매거진 2080을 보고 제 마음은 찢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유아 유기나 살해보다 더 큰 범죄가 아동 성폭력입니다.
문제는 사회도 가해자도 피해자도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유아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가해자는 가장 지독한 방법으로 처단을 해도 가당치않은 족속입니다.(언어 순화가 힘들군요....) 하지만 사실은 그들 가해자 자신들도 어린시절 학대의 피해자들이랍니다.

한번 성 학대를 당한 어린이는 정상적으로 자라나기 힘듭니다.
시간이 지나 감정이 누그러지고 점차 잊혀지면 괜찮아지겠지 바라시지만 결코 저절로 괜찮아지지는 않습니다.

한번 경험한 성 학대는 잊혀지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잊은 듯 보여도 그 기억은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그 사람의 인생 전체를 망쳐버립니다. 과장하지 않고 정말로...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왜곡시켜 버립니다.

성 학대를 당한 어린이에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 중의 하나는,
역설적이게도 성 폭력 당시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상기시켜주는 일입니다.
(물론 정신과 전문의의 지도 하에 말이죠.)

자신의 능력으로 감당하기 힘든 충격을 받으면 어린이는 그것을 무의식의 영역으로 밀어내 버립니다. 그러면 부모는 아이가 그 충격을 극복하고 벗어났다고 한숨을 돌리겠지만 그것이 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합니다.
무의식은 의식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자해를 계속하고 폭력을 일삼으며 타인을 학대하게 됩니다.
(아동 성폭력 가해자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어린시절 성폭력의 희생자였다는 사실을 주목하십시오. 물론 이것이 그들이 저지른 가장 끔찍한 범죄를 결코 정당화해주지는 못합니다.)

제가 성폭력 피해아동의 부모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절대로 아이가 겪은 아픔이 무의식으로 침잠해 들어가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부모로써 어린 자식의 처절한 고통을 반복하여 상기시키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지독한 괴로움일지 감히 짐작이 갑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이 자녀의 미래입니다.
감히 단언컨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피해아동은 정상적으로 자라나지 못합니다.

저는 서른을 넘겼습니다만 아직까지도 매일매일 힘겹게 싸우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성폭력범이 되지도 않았고 기타 물의를 일으키는 사람으로 자라나지도 않았습니다만, 여전히 제 목을 죄고 있는 이 형언하지 못할 굴레에 갇혀 아직까지도 버둥대고 있답니다.
저같이 되지 않길 바라신다면 지금 당장 적극적으로 아이의 아픔을 표출시키십시오.
그것이 세상이 찢겨지는 아픔일지라도 아이가 학대받은 사실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누구도 가늠 못할 이 지독하고도 끈질긴 고통을 더 이상 우리 어린 친구들은 겪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부모님들이 제 자극적인 어투에 또다시 상처를 입으실까 염려스럽습니다.
부디 신의 평화가 댁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출처:다음~~아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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