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달라는데 이유를 필요로하는것만큼 이상한것도 없지만,
이상한 이나라에선 신체의 자유를 억압당하는게 자유를 누리는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일이어서, 자유를 얻고자 목소리를 낸다면 이처럼 근거가 있어야한다.
난 이문제에 대해서 오랫동안 생각해왔기 때문에
두발제한을 찬성하는 어떤 논리에도 반박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사실 어려운것도 아님 한 10분만 머리굴리면 누구나 알수있을만한)
두발제한은 일제의 병참기지화정책, 군사정권의 획일화 교육, 선생님들의 행정편의주의적 발상, 그리고 학생을 통제의 대상으로 보는 잘못된 시각에서 비롯되었다.
다른 이유를 댈 필요가 없다. 성인들은 머리를 기르든 삭발을 하든 염색을 하든 법적으로 제약을 받지 않는다. 그런데 왜 학생들은 제한을 받아야 하는가.
나는 왜 두발제한을 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지만, 두발제한을 찬성하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주장들을 반박하는 수준에서 내 주장을 펼치려고 한다.
첫째, 머리가 길면 일탈행위를 한다는 주장.
일탈행위를 하는 소위 '비행청소년'들이 장발을 하는 경우는 많다. 그러나 그들이 장발을 하기 때문에 비행청소년이 된것은 아니라는점을 알아야 한다. 논리적으로, 어떤 명제에 반례가 단 하나라도 존재하면 그 명제는 틀린것이 된다. 반례를 하나 제시하자면, 대원외고에서 머리가 가장 긴 비행청소년이 아닌 학생. 설령, 머리가 길면 일탈행위를 하게 되거나, 하기 쉽게 된다고 하자.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학생들이 머리를 잘라야 하나? 남성이면 누구나 성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여성도 그럴수 있긴 하지만) 모든 남성은 밤 10시 이후 통행을 금지시켜야 한다면, 이건 뭔가 잘못된거 아닌가? 일어나지 않는 범죄 행위에 대해서 예방한다는 명목으로 기본권을 제한하는건 부당한 것이다. 학생들이 유흥업소에 출입했다면, 미성년자이면서 일탈행위를 한 학생들과 신분증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업소측의 잘못일 뿐이다. 이 과정을 생략하기 위해 학생들의 머리를 모두 획일화 시키는것이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의 대표작이다.
둘째, 머리가 길면 성적에 지장을 준다는 주장.
첫째와 별다를게 없지만 하나 지적하고 넘어가자면, 두발자유나 제한이냐를 논하는 장에서 논점은 왜 자유가 억압당해야 하느냐 이지 머리의 길이와 성적과 상관관계가 있냐 없느냐가 아니다. 머리가 길면 성적이 떨어진다는것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도 않은 결과일뿐더러, 설령 입증이 된다 해서 학생들의 머리 길이를 제한할 수 있는것은 아니다. 국력을 결집하고 국민들을 일치단결시킨다는 그럴듯한 이름이 있다고 해서, 국민들의 정권 입맛에 맞게 통제하고 유린하는 정부가 존재하는 시대는 지났다. 학생중에는 공부를 안하는 학생도 있다. 특기정석분야로 진로를 정했거나, 혹은 집에 돈이 많아서 특별히 공부할 필요가 없는 학생도 있다. 학생은 공부를 해야 한다는것은 어디까지나 추상적이고 도덕률에 입각한 주장이지, 공부를 하기 위해서라면 다른 모든것은 제한해도 된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면 그것은 비약이다.
셋째, 학생은 학교의 규율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
더이상 말이 필요없다. 국민들은 법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온갖 악법을 쏟아내고 철권통치를 하는 지배자가 있다면 그것은 정당성이 없는 것이다. 학생들의 의견조차 교칙제정과정에서 수렴하지 않은 학교가, 교칙에 대한 학생들의 일방적인 복종을 바란다면 그것은 전체주의적 사고이다. 회사에 입사하면 그 회사의 복장규정을 지켜야 하지 않느냐고 한다. 그러나 회사와 회사원은 계약으로 맺어진 관계이다. 내가 어떤 회사의 복장규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입사하지 않거나 퇴사하면 된다. 그러나 학교는 그렇지 않다. 나라에서 가라고 해서 갔고, 나라에서 정해주는 학교에 갔다. 그런데 신체의 자유를 침해당했다. 어떻게 하란 말인가. 더구나 중학교까지는 자퇴도 불가능하다.
넷째, 3년, 길어야 6년을 못참느냐는 주장.
이것도 말이 필요없다. 죄없는 사람을 3년 징역에 처했다 치자. 그 사람이 석방을 요구했더니, 그까짓 3년 못참아? 3년 지나고 나가면 되는걸. 이라고 하는것과 똑같다. 시간이 문제가 아니다. 제한의 이유가 합리적이라면 100년도 괜찮지만 부당하다면 단 1초라도 옳지 못하다.
이건희가 7억짜리 마이바흐를 타고다닌다고 해서 정부가 그것을 규제하는것은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보는사람들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사회 위화감을 조성하고, 쓸데없이 외화를 낭비하는 용서못할 죄임에도 불구하고 자유를 사랑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그것도 다 인정해줄 수 있는 행동이다.
두발규제 찬성하시는 분들, 제발 반박좀 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