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8. 13. 일.
3박 4일간의 여정을 모두 마치고 돌아간다.
오사카, 교토, 고베.
보고 싶었던 도시들이었는데 소원풀이 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랴.
오기 전에 그렇게 쓸고 담았건만
공항 면세점을 그냥은 또 못가겠네.
올 가을 신제품이라는 샤넬 립스틱을 하나 사고,
디올 아이라이너, 립 브러쉬를 하나씩 장만했다.
그래, 올 가을에는 lovely하게, cute하게, girlish하게.
그래서 된장녀들의 우상인 노현정처럼 앙큼하고
실속있게 함 살아보는 것이야, 그렇게 다짐을 하고.
1시간 비행거리에 후다닥 소바와 김밥, 유부초밥으로
기내식을 해치우고,
자축하는 기념으로 가볍게 맥주 한 잔씩 했다.
만 피트 상공 위에서 마신 아사히 맥주는,
시원하고 맛있었다.
지금 이순간 나는 만족한다. 뭘 더 바라랴.
무사히 마친 여행을 축하하고,
2006년 상반기, 힘들고 어렵게 그러나 나름 열심히 살아왔음을,
그래서 남은 하반기, 힘내서 더 잘 살아보자고.
이쁘게 연애해서 시집가자고 영희랑 둘이서
서로 힘내라고 위로하고 격려해주었다.
어차피 남이 해주지 않는 이상
나 스스로 이렇게라도 용기를 줘야 하는 법이다.
그래야 살아갈 힘을 얻는다.
아~ 이런 전투 태세로 비장하게 살아야하는 게 인생이냐.
남들은 남편 벌어다주는 돈으로 나풀나풀,
가볍게 힘들이지 않고 잘만 사는 것 같던데.
자유가 무엇이냐. 일해서 경제권을 가진 자유. 그건 외로운 일이다.
놀기 위해 일을 하는 건지,
일로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노는 건지,
달걀이 먼저인지 닭이 먼저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돈 없이 스타일나게 놀 수는 없는 것이니,
열심히 일 한 당신, 어디서 무얼 하든 그저 떠나라.
열심히 놀고 먹자. 그리고 다시 열심히 일 하자.
인생 별 거 있겠나.
하루하루를 충만하게, 새롭게.
그러면 어느날 용 되는 날 있을 것이니,
오늘 마신 이 맥주가 어찌 시원하고 맛있지 않았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