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혜가 효진의 집으로 들어가는 순간, 잠시 정적이 흐른다.
소라 : 승혜야..왔어? 이리와..
소라는 잠시 승혜의 얼굴을 살핀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승혜의 얼굴은 밝아 보였다.
승혜를 발견한 또 다른 몇몇의 사람들..
그 중..현민..아직도 또렷하게 승혜를 기억하고 있다.
10년 전과 전혀 바뀌지 않은 듯한 승혜를 보고는 너무 놀랜다.
현면 : 어..
효진 : 왜요? 승혜 알아요? 승혜야! 너 현민씨 알아?
승혜는 현민에게 모른척 해달라는 듯한 눈빛을 보내며 말한다.
승혜 : 아니 , 난 오늘 처음..보는거 같은데..내 얼굴이 좀 흔해서 그런가,,,ㅎㅎ
효진 : 현민씨 우리 승혜보고 한눈에 반한거에요? ㅎㅎㅎ
승수 : 나두 좀 낯이 익는데요. 어디서 많이 뵌분 같아요.
희혈 : 너두? 나두 좀 그런데.
승혜 : 아..좀.. 제 얼굴이 개성이 별로 없어서....ㅎㅎ ^^;;
그랬다.. 현민 승수 희혈은 지훈과 고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사이였고, 그 중 현민은 지훈의 단짝 친구였다.
그들의 사랑을 옆에서 지켜봐왔던 사람이기에 승혜를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결혼하기전 지훈이 했던말...'효진을 보며 항상 승혜를 발견한다던..' 지훈의의 췻기어린 한마디...를 잊지 않고 있었기에 현민은 갑작스런 승혜의 등장이 썩 반갑지만은 않았다.
소라 : 원래 한국사람들이 다 비슷하게 생겼잖아요..
승혜 : 그래요 언니 말이 맞아..ㅎㅎ 아무튼 반갑네요
소라는 곤경에 처한 승혜를 대충 둘러대며 구해준다.
효진 : 원래 남자들이 맘에 드는 여자 보면 어디서 본거같다고 막 그러잖아
안그래요 현민씨?
현민 : 네..하하하하 뭐 그렇죠...미인이시네요.. 반가워요 저는 신창측 친구 한현민입니다.
승혜 : 예 안녕하세요 전 최승혜에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맥주를 서로 따라주며 연속으로 마셔댄다.
얼마나 많이 마셨는지, 술병들이 수북히 쌓여갔다.
한참을 흥에 겨워 술을 마시다 보니 술을 사러 나간 지훈이 아직 들어오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효진은 시계를 봤다. 지훈이 술을 사러나가겠다고 한지가 벌써 1시간이 흘렀음에도 들어오지 않자 걱정이 되었다.
효진 : 지훈씨가 왜이렇게 안들어오지?
소라 : 그러게 나간지 꽤 된거 같은데, 벌써 술도 다 떨어져간다.
현민 : 술을 만들러갔나. 이자식이 왜이렇게 안와~!
라고 말하며 자기도 모르게 승혜에게 눈이 갔다.
사과처럼 붉어진 얼굴로 술잔만을 바라보는 승혜를 보니 화도나고 안타깝기도 했다.
효진 : 잠시만 계세요. 제가 나가서 지훈씨 좀 찾아보고 올께요.
현민 : 아니에요. 주인공이 둘다 사라지면 안되죠.
제가 나가서 찾아보고 올테니까 재수씨는 그냥 계세요 ^^
효진 : 그래도 괜찮겠어요?
현민 : 그럼요. 계세요 금방 다녀올께요.
현민은 급히 신발을 챙겨신고 엘레베이터에 탔다.
아파트 입구에 나가보니 지훈이 난간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고 있었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는지 지훈의 주의에는 담배꽁초가 여러개 떨어져 있었다.
현민 : 뭐하냐? 안들어오고?
지훈 : 어..왜 나왔어?
현민 : 주인공이 없으니까 몸소 찾으로 왔지.
지훈 : 그래?(피다만 담배꽁초를 발로 비비면서) 들어가야지..
현민은 그런 지훈의 옆의 난간에 걸터앉았다.
현민 : 나도 한대만 줘봐라.
지훈은 담배각을 현민에게 내밀고 현민의 담배에 불을 붙여준다.
현민 : 너.. 들어가기 싫겠다. 과거의 여자... 현재의 아내가 저 한공간에 나란히 있으니..
지훈은 아무대답이 없다.
둘은 잠시 그렇게 앚아 침묵을 지키다 현민이 입을연다.
현민 : 운명도 참 묘하다 너네는...
지훈 : 그러게..착잡하다..
현민 : 그래도 어쩔수 없잖아. 너 이제 유부남이야
책임져야할 니 아내는 저 안에서 니 손님들 대접하고 있어.
현민은 지훈이 그 사실을 잊기라도 할까봐 넌지시 현실을 이야기한다.
지훈은 더욱 마음이 무거워진다.
지훈 : 결혼이란거..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걸까?
이혼하는 사람들도...
지훈의 말을 현민이 막아선다.
현민 : 미친새끼. 너 그딴생각하면서 애초에 결혼은 왜해?
승혜 나타날때까지 평생 혼자 늙어 죽지.
지훈 :..........
현민 : 어떻게 승혜가 그 하고 많은 사람들 중에 효진씨 친구냐..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면...아니다.
이렇게 된거 무슨말이 필요하겠네. 잘 이겨내라 김지훈.
지훈 : 현실도피...하고싶다. 지금......
현민은 그렇게 말하는 지훈의 등을 세개 한번 내리치고는 지훈의 옆에 있는 맥주박스를 든다.
현민 : 쓸데없는 생각말고 올라가자. 복잡한건 나중에 생각해.
다들 기다려.
현민은 먼저 일어나 엘레베이터 앞으로 가고 그 뒤를 지훈도 쫓는다.
집안으로 들어가보니 많은 술병들이 차곡 차곡 쌓여져있고,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 많이들 취해있는 것이 보인다.
승혜에게 향하는 눈길을 애써 참고는 효진을 바라본다.
지훈 : 너무 늦었죠.
효진 : 어디까지 갔었어요? 앞에 슈퍼 문 닫았어요?
지훈 : 그게..술이 별로 없더라구요..그래서 근처 대형마트까지 다녀왔어요.
효진 : 아..그랬구나 걱정했잖아요 정말~
승수 ; (약간 취한듯 한다,) 야 임마. 너 뭐야 불러놓고 사라지고.
아~ 이새끼 장가가더니 맘에 안들어
소라 : 그래요 지훈씨 효진이 혼자 얼마나 애썼는데요.
지훈 : 죄송합니다 ^^;; 효진씨 미안해요 ^^
효진 : 괜찮아요.
지훈이 효진의 옆에 나란히 앉았다.
그 둘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승혜는 더욱더 참을 수 없는 감정에 벌컥벌컥 술을 마셔댄다.
소라 : 기지배야 천천히 마셔 그러다 탈나.
승혜는 이미 많이 취해보였다.
승혜 : 괜챃아 이정도쯤 까짓거 오늘 같은날 달리지 언제 달려?
선배도 마셔~ 완샷~!
친구들 : 승혜씨 술 잘마시네요?
제 잔도 받아요... 등등..
모두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둘의 결혼을 재차 축하해주고 친목도 다졌다.
다음에 만날 약속까지 잡으면서..
모두들 걸죽하게 취하고 드디어 집들이의 끝이 보였다.
하나둘씩 자리를 빠져나가고, 소라도 취한듯한 승혜를 부축하며 밖으로 나온다.
효진 : 언니 승혜 괜찮겠어?
많이 취했는데..
승혜 : 난 괜찮아~ 뭘 걱정해 이뿐이~ 아이긍 사랑스런 우리 효진이
이렇게 말하며 승혜는 효진을 살짝 끌어 안는다.
소라 : 애 많이 취했다. 내가 데려다 줄테니까 걱정하지마
소라의 말에 효진의 눈이 휘둘그래 진다.
효진 : 언니(다급하게 소라를 부른다.)
소라 : 왜?
효진 : 내가 데려다 줄께 언니도 좀 취한거 같은데..(불안한 듯한 효진의 목소리)
효진의 표정이 뭔가 이상하다.
잘못하다 들킨 사람처럼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런 효진이 소라는 오늘따라 이상하게 느껴진다.
소라 : 괜찮아.. 내가 데려다 줄께
어차피 승혜 집은 사람 출입금지 구역이라 들어가지도 못해. 너도 알잖아?
이렇게 말하며 효진의 표정을 살핀다.
효진 : 그렇긴 하지만..
소라 : 걱정은~ 어련히 알아서 내가 잘 데려다 줄까봐!
걱정하지 말고 푹셔~ 간다.
야! 최승혜 정신좀 차려
효진과 지훈은 그런 두 사람을 배웅한다.
모두가 빠져나가고 효진과 지훈만이 남았다.
벌여놓은 상차림에 쌓여있는 설거지들... 치울게 더 막막해 보였다.
효진은 지훈을 살짝 안으며
효진 : 으~ 치우기 싫다~~~~~~~~ 헤헤
지훈은 그런 효진을 감싸주며
지훈 : 오늘 힘들었을텐데 들어가서 쉬어요. 내가 정리할께요.
효진 : 아니에요. 너무 치울게 많아서 지훈씨 혼자 하긴 무리에요.
내일 출근도 해야하고...
지훈 : 난 괜찮아요 술도 많이 안마셨구.
효진 : 그래도 괜찮겠어요?
지훈 : 그럼요 어서 들어가서 씻고 자고있어요.
효진 : ㅎㅎ 역시 신랑이 최고다~ 그럼 너저 들어갈께요 미안해요 ^^
효진은 방으로 들어가자 마자 긴장이 풀리고 췻기가 올라와 그대로 잠이 들어 버렸다.
지훈은 어지럽혀져 있는 집을 치우기 시작했다.
산더미 처럼 쌓여있는 설거지를 보니 이내 한숨이 저절로 흘러나온다.
우선 거실을 정리해야지..하는 생각과 함께 널려져 있는 병들을 치우고 상을 정리하다 문득 승혜가 앉아있던 자리를 바라보았다.
그대로 그 자리에 가서 승혜가 앉아있던 것처럼 따라서 앉는다.
승혜가 마시던 술잔, 수저, 젓가락이 나란히 그대로 상위 올려져 있다.
마치 아무도 앉지 않았던 자리처럼 깨끗했다.
승혜가 마시던 잔을 손으로 감싸며 승혜의 남아있는 온기를 느꼈따.
금세 차가워진 잔이었지만, 지훈의 손에는 승혜의 체온이 남아있는 것처럼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옆에 예쁘게 포장된 선물 꾸러미를 발견했다.
조심스럽게 포장지를 뜻어보다 웃음이 났다.
큰 상자안에는 한쪽에는 나무로 된 옷걸이가 다른 한쪽에는 색색의 귀여운 모양을 한 향 비누가들어있었다.
분명 승헤의 선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소라는 효진의 집에서 나와 취한 승혜를 데리고 택시를 탔다.
많이 취한건지..아니면 그대로 눈을 감고 있는 건지 승혜가 창문에 고개를 기대로 눈을 꼭 감고 있었다.
소라 : 야. 쇼 그만해.
승혜:....
소라 : 니가 그거 마시고 취했다고 하면 하나님도 안믿으셔..
승혜: ....
소라 : 야~
승혜 : ....응?..
소라 : 그렇게 힘들었어?
승혜 : 아니..괜찮아..
소라 : 오늘만 봐줄께. 울든, 소리를 지르던, 화를 내던...오늘은 봐줄테니까 뭐라고 좀 해봐
그러고 있는 니가 더 답답해 보여.
승혜 : ...선배.. 우리 집에서 술 한잔 더할래? 좋은 술 있는데...
소라 : 그래.. 그러자 오늘 까짓것 재대로 취해보자.
소라와 승혜는 택시에서 내려 다시 승혜의 집으로 향했다.
불을 켜고 들어간 승혜의 공간은 오늘따라 더 싸늘하고 슬프게 느껴졌다.
소라는 승혜를 따라 들어오다 현관에 놓아둔 박스를 발견한다. 그 속에는 승혜가 집안 곳곳 매워두었던 추억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그리고 집을 한번 둘러보니 처음 들어왔을때 보았던 지훈의 사진들이 사라져 있었다.
하지만, 하나.. 큰 액자에 걸어놓은 둘의 사진은 그대로 있었다.
소라의 시선이 그대로 멈춘걸 알았는지 승혜가 말을 꺼낸다.
승혜 : 뭘 그렇게 보고있어? 들어와.
저건.....아직은 못 떼어내겠어..내 보물 1호였거든..
저 사진까지 떼어내면...나.. 아직은 버틸수가 없을 같아.
이해해 선배..
승혜의 말을 듣고 소라는 알았다는 표정을 짓고, 신발을 벗은 뒤 집안으로 들어왔다.
승혜는 찬장에서 잔 2개와 아끼전 질좋은 양주 한병, 냉장고에서 안주거리를 꺼내 탁자위에 올려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