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패션의 경우, 16세기 유행했던 ‘프리 사이즈’ 복식부터, 조선 말기에 볼레로(옷 길이를 허리선보다 짧게 만든 윗옷) 뺨치게 짧아졌던 여성 저고리까지 다채롭게 보여준다. 석주선기념박물관은 복식사 연구의 큰별이었던 난사 석주선(蘭斯 石宙善·1911~96) 선생을 기려 1981년 개관했다. 그는 나비박사 석주명의 친동생이다. 이번 재현 복식은 단국대 대학원 전통의상학과 동문들이 제작했다.
◆16세기(프리사이즈 시대)=길이가 길고 품도 넉넉해 누구나 입을 수 있는 프리사이즈형이 대세였다. 좋은 옷감을 많이 사용해 크게 만들어 입는 것이 신분 과시나 미적 기준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17세기(맞춤형 시대)=신체 치수를 고려한 ‘맞춤복’이 등장한다. 저고리 종류도 축소되고 적은 양의 옷감으로 만드는 등 실용적인 변화를 보인다. 품도 작고 길이도 짧아진다. 잇따른 임진왜란과 호란에 경제적으로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18세기(타이트 시대)=중·후반기 들어 치마허리(치마의 맨 위 허리에 둘러서 댄 부분)가 보이고 저고리가 신체에 착 달라붙으며 ‘보디 라인’이 드러나는 옷이 유행했다. 실학자 이덕무 등이 “창기들이 남성에게 아양 부릴 때 입는 옷이 귀천(貴賤) 가릴 것 없이 유행하니 한심스럽다”며 개탄할 정도였다.
◆19세기~20세기 초(노출의 시대)=저고리 길이가 더 짧아지고 품도 더 작아졌다. 19세기~20세기 초는 가장 짧은 저고리가 등장했다. 치마와 저고리 사이를 가리는 가슴가리개가 필수품이 됐다. 이 시기 사진에서 종종 보이는 가슴이 노출된 여인은 가슴가리개를 하지 않은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