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가 올 때는...
천둥부터 요란하게 울린다
느닺없이 장대같은 빗줄기가 퍼부으며
땅의 살점들을 헐고
군데군데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가랑비가 내릴 땐...
소리도 없이 오는 듯 아니오는 듯
보슬보슬 뿌리며 온다
수천가닥의 비단줄기를 드리운 듯
부드러움으로 부드러움으로
땅의 속살까지 적시며 천천히 조용하게 온다
가랑비 속에 서면...
가랑비 내리듯이 마음을 적셔오는 사람이 그립다
드물게 만나도,
많은 말을 주고 받지 않아도,
소낙비처럼 쏟아지는 열정은 아니어도,
담백함으로 온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오는 사람....
내 마음의 가장 깊은
은밀한 내면의 대지까지
조용히 적셔오는 부드러움...
간절하면서도 밑바닥까지 적셔오는 수분처럼
영혼의 메마름을 적셔주는 생명수 같은 사람
가랑비 속에 서면..
가랑비 같은 한 사람이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