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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를 꿈꾸는 고딩들에게

정창영 |2006.09.02 19:22
조회 219 |추천 1

우선 말할 것은 나는 현직 PD가 아니란 거다.

 

 

그냥, 유년시절부터 PD란 꿈을 갖고 살았고 지금은 그것을 어떻게든 현실로 만들어보려 아등바등하는 한량에 지나지 않는다. 피디가 되기 위해 이른바 언론고시란걸 준비하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결국은 내가 부족하고 못난 탓이겠지만 사실, 누군가가 제대로 된 팁 몇개만 주었어도 어쩌면 지금의 내 모습은 많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나는 후배들 (피디가 되고자 하는 고딩들과 이제 막 언론고시에 입문한 대딩들) 에게 내가 아는 선에서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다.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 나름의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고 체험을 나누고 싶다. 사실, 이런 고백의 맨밑바닥에는 어쩌면, 내가 피디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혹은 현실적으로 당장 피디가 되기에는 어려운 것이 아닌지 하는 약간의 체념도 작용한다. 그렇지만 사람 인생 백년을 바라보는 시대에 지금 당장이 아니면 꼭 어떤가? 언젠가, 이 꿈이 낡고 낡아 닳고 닳아 너덜해질 때쯤 기적처럼 이뤄질 날이 올지도 모르니까.

 

 

피디가 되고자하는 마음이

 

 

몽상가의 망상으로 끝나버릴지 현실의 직업으로 승화될지는 모른다. 그래도 오늘도 난 여전히 딴따라 피디를 꿈꾼다. 그중에 제일은 드라마다. 난 드라마 피디가 될거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내 인생부터 한편의 드라마가 되어야겠다. 이제부터 멋지게 연출을 시작해보자.

 

 

 

오늘은 피디가 되고자 하는 고딩들에게 한마디 하는 것으로 운을 뗀다.

 

 

나는 다분히 현실적이고 구체적이 이야기를 할 것이다. 현직 피디가 아니므로 현장의 열기와 환희 같은 것은 전달할 수가 없다. 나를 포함한 우리들은 피디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므로 그 틀안에서 나눌 이야기만 해도 제법 될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 이야기 하는 것들을 고등학교 때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후회를 하고 있다. 그랬다면 대학선택부터 학과선택, 그리고 사회에 나가기 전까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더 알차게 준비할 수 있었을테니 말이다.

 

 

 

To. 고딩

 

 

덮어놓고 딱 짤라 말하면 공부를 잘해야 한다. 열심히 하는게 아니라 잘해야 된다. 수능에서 1등급을 받고 내신도 1등급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선 싫으나 좋으나 학벌이 많은 작용을 한다. 언론고시도 마찬가지다. 일류대 출신에게 유리한 것은 있어도 불리한 것은 없다. (여기서 미리 말하지만 난 학벌 반대론자이다. 내가 일류대가 아니란 것도 중요하게 작용했음을 고백한다.^^;)

 

 

좋은 대학에 간다는 것은 단순히 일류대라는 간판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현실적으로 현재 방송 3사에서 피디로 활약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일류대를 나왔다. 여기에는 단순한 산술적 공식이 깔려있는데 피디직을 지원하는 사람들 중에는 일류대 출신이 평균적으로 많다. 많은 사람이 도전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그들이 최후의 승자로 남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사회에서 학벌이 중요한 근본적인 이유는 그것이 곧 인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A라는 학교 출신 선배가 A라는 방송국에 다닌다면 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직간접적인 정보가 많다. 우리학교 우리과 출신 선배가 됐다더라.. 하는 자신감도 정말 중요하게 작용한다. 아무리 개인적인 노력이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 하더라도 눈에 빤히 보이는 요령까지 거부할 필요는 없다.

 

 

고딩때 고민해야 할 것은 학교가 아니라 학과다.

 

 

많은 후배들이 피디가 기자가 되기 위해선 당연히 신문방송학과로 가야 하는줄 아는데 실은 그렇지가 않다. 나 역시 피디가 되기 위해 아무 생각없이 신문방송학과로 진학했다. 서울대를 비롯해 현재는 대부분의 학교가 언론정보학과로 명패를 바꿔 달았는데 그게 그거다. 신방과를 나오면 분명히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 아무래도 전공 과목을 공부하다보니 동기부여가 확실히 되고 이론적인 무장에선 타과 출신보다 앞설 수 있다. 같은 직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정보교류도 활발하고 스터디를 꾸린다거나 앞서 말한 성공한 선배를 만날 기회도 적잖이 있다.

 

 

그러나, 사실 이런 부분은 꼭 신방과가 아니어도 가능하다.

 

 

언론고시라는 시험 자체도 신문방송학에서는 단 한문제도 안 나온다고 생각할 만큼 메리트가 없다. 일반적인 스펙과 상식, 글쓰기, 기획, 영상구성, 면접으로 이어지는 전형과정 자체가 신방과임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되려, 지금 내가 고딩으로 돌아가 과를 선택하라 한다면

 

 

제2외국어 과목중 중요한 것을 전공으로 택하겠다. 불어, 스페인어, 중국어, 러시아어, 베트남어, 대만어, 인도어 등등이 주요 후보들이다. 필요하다면 신문방송학이나 경상계열 과목을 부전공으로 삼겠다.

 

 

이제 영어는 기본이 되었다. 토익이든 토플이든 공인영어성적이 언론사를 비롯한 모든 기업들의 기본 요구 조건이 된 만큼 영어는 잘한다고 해서 큰 플러스가 되지 않는다. 못하면 그냥 마이너스가 되는 것 뿐이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자신을 차별화 할 것인가? 이것은 매우 실무적인 문제이므로 중요하다.

 

 

가장 쉽게 자신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무기가 바로 외국어다. 영어를 기본으로 하되 제2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다면 기업 입장에선 그보다 더 좋은 인재는 없다. 얼마전 독일 월드컵이 열렸을 때 방송 3사는 피디들을 현장에 내보냈다. 한달 가까이 그들은 독일 현지를 취재하는데 여기서 사실 피디가 하는 일은 별로 없다. 왜냐하면 아무리 능력있는 피디라 할지라도 독일어도 못하고 독일 현지 사정도 어두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이른바 코디다. 코디네이터가 아니다. 방송가의 코디는 현지어를 능숙하게 하는 한국인들이다. 주로 오랜 기간의 유학생활이나 이민으로 현지화가 된, 우리가 매일 같이 한국에서 신문보고 방송보고 사는 것처럼 외국에서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다. 외국에 나간 피디는 전적으로 그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코디는 방송 아이템을 찾는데서부터 출연자를 섭외하고 협상 하는 등 모든 일정을 담당한다.

 

 

문제는 이들에게 돌아가는 돈과 자원의 낭비가 만만찮다는 것이다. 독일어를 아주 잘 하는 피디가 있다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인데도 말이다. 외국어를 잘하는 것은 이뿐만 아니라 타국의 프로그램을 모니터 하는데도 유용하다. 여러가지 장점이 많다.

 

 

정리하자면

 

 

언론고시에서 필요로 하는 공부, 즉 공인영어성적, 논술, 작문, 상식, 기획, 영상구성 등은 관련학과에서 배울 수 있는게 거의 없다. 독학으로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굳이 이를 위해 신방과를 가느니 차라리 제2외국어를 자신의 확실한 무기로 삼는 것이 유리하다. 그래도 찝찝하다면 신방과를 부전공이나 복수전공 정도로 삼아 인맥을 쌓아두고 정보를 얻자.

 

 

경상계열도 기업 입장에선 상당히 좋아하는 학과군이다 .경상계열 출신이 아무래도 현물경제나 조직원리에 대해 잘 알기 때문이다. 회계, 무역, 경제, 경영 등으로 특징 지어지는 이들은 학과 분위기 자체가 매우 실질적이고 현실적이다. 피디는 창의력을 요하는 직업인 동시에 자신의 기획서를 윗선에 잘 설명해주는 프리젠테이션 능력도 중요하고 실제 제작에 들어가면 돈관리도 직접해야 하는 등 실무적인 능력도 상당히 요구된다. 경상계열 출신은 이런 쪽으로 확실히 두각을 나타낸다.

 

 

 

피디가 되기는 결코 쉬운게 아니다. 막연히 하는 얘기가 아니고 내가 직접 해보니 그렇더라.

 

 

그렇지만 지금 십대라면 가능성은 120%라고 본다. 단지, 젊기 때문에 가지는 시간이란 자산은 모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기회를 스스로에게 제공한다. 열심히 하면 다 된다. 지금, 피디가 되고자 하는 고딩이라면 할건 딱 한개다. 공부 죠낸 열심히 해라. 그래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

 

 

 

 

2호 예고...

 

 

다음 호에는 대딩, 각 학년별로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지에 대한 얘기를 할 생각이다. 역시나, 전혀 객관적이거나 검증되지 않은 오로지 나 개인의 경험과 생각에 바탕했음을 미리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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