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보기에 내가 부족한게 많겠지만,
당신이 원하는 만큼 채워주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당신이 이 세상 마감하는 날,
나 때문에 행복했다는 말 하게 할 자신 있어.
상상을 해봤어. 당신이 불치병에 걸리는 상상.
절대 나을 수 없는 전염병이라서 세상 사람들도
전부 당신을 피하지. 당신은 이 세상 모든 것과 단절하고
무인도에 가서 남은 인생을 혼자 살아야 해.
그럴 때 난 과연 세상 모든 걸 버리고 당신을 따라 무인도에 가서
당신에게서 무섭고 더러운 병을 옮겨 받고 살 수 있을까?
대답은 YES야 YES!! 당신하고라면 세상 모든 걸 다 포기하고
무인도에 가서도 살 수 있어.
무인도가 아니라 이 세상 어디라도 함께 갈 수 있는 사람,
그게 당신이야. 그래서 난 내 사랑을 믿어.
설칠: 너.. 사랑 해 봤니?
하남: 지금 하고 있어.
설칠: 사랑은 니가 상상하는 것 처럼 그렇게 단단하거나
영원하지 않아. 얼마나 간사하고 변질되기 쉬운건지 아니?
유행가에서도 그러더라.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고 마는
나팔꽃 보다 짧은게 사랑이라고. 우리 엄마가 그러시더라.
한 여름 밤의 보리밥 같은게 사랑이라고. 잠깐만 놔둬도
금세 쉬어터지는 보리밥. 아니..?
하남: 지 혼자 피었다 지는 나팔꽃은 어쩔 수 없다 치지만,
보리밥은 달라. 관리만 잘 하면 안 쉬게 할 수 있어.
아무데나 퍼질러 놔두니까 쉬어 터지지.
시원한데 보관만 잘하면 얼마든지 점심, 저녁,
다음 날 아침까지도 먹을 수 있어.
필만 꽂혔다고 사랑인줄 알아? 사랑도 노력해야돼.
변질되고 쉬어터지지 않게 안절부절 노력하는거
그게 진짜 사랑이야.
설칠: 넌 어쩜 그렇게...
하남: 날 사랑해 달라고는 안하겠어.
평생 나 혼자 사랑해도 좋아. 방대위한테 갈꺼라면 나한테 와.
원피스 입은 모습 너무 이뻤어.. 안아주고 싶은거 겨우 참았어..
일단, 당신 말대로 집으로 보내주지만, 방대위한테는 절대 안 보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