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이란전에 대한 공지를 확인한 것이 8월 말 어느날이었다.
고3 담임을 하면서 단 한번도 울산의 축구경기를 보러가지 못했다.
얼마나 경기를 보고 싶었으면, 아이들의 체육대회 예선전을 체크해
가며, 나름대로 전력 분석해 가며 밥을 삼키듯, 넘기듯 해가며
자율학습 종이 울릴 때까지 봤던 기억이 난다.
축구에 대한 열정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 굳이 말로 설명하진
않겠다. 다만, 올해들어 여러가지 원인으로 인해 경기장을 방문할
수 없었던 나로서는 이란과의 경기를 보러간다는 것이 단순히
즐기기 위함은 아니었다. 그 이상의, 그 너머의..
단 5초였다. 그 5초만 어떻게든 버텨주었더라면 난 좌절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그의 실수였다. 판단 미스였다. 알면서 고의로 그러했
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난 그가 너무 원망스럽다.
모든 것이 완벽했기에...6만여명의 홈 관중과 시종일관 주도했던
경기 분위기. 흥겨운 응원..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몇 사람이 그것
을 이해할까? 축구를 실제로 즐긴다는 것이 무엇인지. 왜 내가 상암
까지 갔었는지..
사람이 왜 사는가? 원론적인 철학적 물음에 답할 이유는 없고,
축구이야기를 하면서 쓸데없이 이것저것 말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나에게 축구를 즐긴다는 것은, 상암경기장에 앉아 있는다는
것은...설령, 누군가에게 미친 짓처럼 보일지라도. 난 날 사랑하고,
내가 즐기는 모든 것을 사랑한다. 그게 내 삶이니까.
축구를 보러간다. 축구를 볼 뿐만 아니라, 그 곳까지 간다는 것은
엄청난 의미가 있다.
이란 선수에서 떠난 공이 포물선을 그리는 순간. 모든 것에 적막이
흘렀다. 조용했다. 손을 흔들며 뛰어가는 흰 옷의 선수와 그를 따르
는 여러 명의 선수들..날 뛰는 이란 벤치와 그 뒤의 이란 응원단..
6만명의 함성은 한 순간 그치고 모두 머리를 감싸쥐었다.
10여분을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축구를 보고 돈이
아깝다고 생각한 적은 처음이었다. 저런 초보적인 실수를 하다니..
사람들은 국가대표제명서명운동을 한단다. 그의 홈피는 거의 테러
를 당했다 시피하면서 문을 닫았다. 난 그를 매도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그의 실수는 컸고 너무나도 원망스럽다.
절대로 국대에 뛰면 안된다. 이것은 감정적인 처사가 아니다.
실수였든, 고의였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실력이 없으면 물러나
않는 것이 맞다. 내려오는 길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내가 다시 상암에 올 일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