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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 올리고, 상대 주시하고, 원투! - 천하장사 마돈나

임성빈 |2006.09.05 22:50
조회 32 |추천 0


 

 그렇고 그런 출연진, 처음 들어보는 감독, 이제는 식상한 성정체성

 

에 관련된 성장 영화. 게다가 코미디라... 별로 기대하지는 않았다.

 

다만 입소문이 괜찮게 펴져있어서 어떨까라는 호기심으로 보게

 

되었다.

 

인상적인 첫장면으로 인해 평범한 영화는 아닐 것이라고 재빠르게

 

선입견을 수정하고 영화에 몰입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나온 한국영화 중(마법사들을 제외하고) 가장

 

뛰어난 성과로 꼽고 싶다. 한국영화의 원동력이 되는 영화는

 

봉준호의 괴물도, 강우석의 한반도도, 김기덕의 영화도 아닌

 

천하장사 마돈나와 같은 영화들이다.

 

 

  개인적인 추측과는 달리 이 영화는 주인공의 성정체성을 다룬

 

영화가 아니다. 동구(류덕환 분)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의심하지

 

않는다. 영화는 동구가 자신의 정체성 그대로 살고 싶은 욕망과

 

사회와의 갈등을 가볍지도 그렇다고 심각하지도 않게 그리고 있다.

 

 

 씨름이라는 한국사회의 가장 남성적인 스포츠와 여성의 정체성을

 

가진 동구. 이러한 소재의 충돌은 영화의 극적인 재미를 부여한다.

 

또, 씨름이라는 스포츠와 성적 소수자와의 공통점, 즉 둘다 사회로

 

부터 소외받고 있다는 공통점은 영화의 진정성을 살려주고 있다.

 

 

자칫하면 가벼운 삼류코미디로 빠질 수 있는 이야기를 세심하게

 

연출한 이해영, 이해준 감독은 졸작과 걸작의 사이에서 교묘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솔직히 보면서 이러다가 삼류코미디로 빠지는 거 아니야 라는

 

걱정을 수없이 했다. 하지만 두 감독은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연출력으로 영화를 보기 좋게 만들어 내는데 성공한다.

 

 

이 영화의 중심축은 동구와 아버지와의 갈등이다. 개인적으로는

 

동구 아버지를 연기한 김윤석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몇번이나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연기였다. (동구와 동구 부가 같이 연기한

 

스틸을 찾을 수가 없다. ㅠㅠ) 하지만 역시 이 영화의 가장 큰

 

보석은 류덕환이다. 동구라는 캐릭터를 영화속에 잘 녹아들어가게

 

친근한 연기를 보여준다.

 

이 영화가 삼류로 빠지지 않게 만든 가장 큰 힘은 연출과 각본에

 

있지만 그 못지 않게 류덕환의 연기도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재미있고 우스운 장면에서도 동구만은 항상 진지한 눈빛과 목소리

 

로 캐릭터의 마음을 보여준다. 이런 점들이 후반부에 들어 페이소스

 

를 자아내는 큰 힘이 된다.

 

 

동구의 단짝, 씨름부원, 백윤식, 이상아, 초난강 등도 딱 좋은

 

연기를 했고 그들의 비중도 과하지 않았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이야기를 조금만 더 진지하게 갔으면 어땠

 

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코믹적 요소들이 재미있기는 했지만

 

후반부의 몇몇 씬들은 약간 거슬린다는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영화의 작품성을 떨어뜨리는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하나 더, 씨름부 주장의 연기는 많이 아쉽다.

 

 

(사족)

 이 영화를 보고 동구의 캐릭터에 공감하고 동화된다면 작품이

주는 감동은 배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마지막 엔딩씬의 동구의

쇼가 단순히 우습지만은 않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엔딩씬이 주는 아픔을 알고 있는 관객이라면 천하장사

마돈나가 주는 여운의 깊이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사족 하나 더)

 빌리엘리어트도 좋은 영화지만 이 영화와의 단순 비교는 힘들다고

본다. 예술의 개별성을 감상하는 자의 보편적 기준으로 묶는 행위도

일종의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가 더 좋았다.

물론 빌리엘리어트를 볼 때도 눈물을 흘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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