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봉준호 감독 그에게 한국의 괴물은 무기력한 대중,무능력한 정부가 만들어낸 부조리한 상황이다.
혁명을 외쳤던 386은 괴물에게 한번도 타격을 가하지 못한 남일 같은 존재이다.
평범한 일상안에서 괴물은 태어나고 성장하지만재앙이 될때까지 아무도 이를 눈치채지 못한다.
막상 괴물이 재앙으로 나타나면 개인은 어떤 것들의 도움도 받지못한다.
개인은 비참하게 죽든가,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든가 둘중하나다.
단 , 스스로 싸우고자 할 때 악에 맞서는 인간성의 선의고리들이 연결된다."
- 주간지에 실린 글
2.
" 영화 괴물은 다양한 메세지를 하나의 줄거리 속에서 질서있게 잘 전개시키며 살아있는 의미들을 관객들로 하여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게 만드는, 대중들로부터 그리고 영화 평론가들로부터 한결같은 호평을 받고 있는 좋은 영화다.
영화 <괴물>이 관객들에게 제공하는 가장 큰 의미는 '결국 남는 것은 가족이고 믿을 수 있는 것도 가족' 이라는 메세지다.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의미 없는 대화로 일관하고 자랑할 것이라곤 눈곱만치도 없는 가족이지만 막상 가족의 누군가가 실종되었을때 있는 듯, 없는 듯 하던 가족이 삶의 전부로 변하게 된다. 가족에 대한 사랑은 없는게 아니라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영화는 가족의 사랑을 확인하고 그 가치를 일깨워주기 위한 방법으로 두 가지 대상을 선정하고 있다. 극명하게 드러나는 첫번째 대상은 한강에 사는 괴물이며, 두번째 대상은 한강의 기적을 이끌어 온 공권력이다.
한강을 생존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는 가족에게 같은 공간에서 자신만의 생존법을 익힌 괴물이라는 존재의 등장은 치명적인 위협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 위협의 당사자인 괴물이란 존재는 예측 불가능한 존재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
백주대낮에 나타나 아무런 이유 없이 주인공 가족의 딸을 입에 물고 사라지는 괴물의 모습에서 관객들은 언제 어떻게 깨어질지 모르는 현대 사회에서 느끼는 가족의 위기를 발견할 수 있다.
영화 속 괴물은 환경 오염이 일으킨 변종의 생물이지만, 일상의 삶에서 가족을 위협하는 괴물은 현대 문화가 만들어내고 우리 사회 어딘가에서 몰래 자라고 있는 정신적이며 사회적인 돌연변이다.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의 붕괴, IMF와 이혼율의 급속한 증가, 세계 최저의 출산율, 초고속 노인 사회로 진입 등 가족을 위기로 내모는 괴물의 출현을 이미 우리는 사회에서 감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하나 영화에서 가족을 위협하는 대상으로 등장하는 공권력은 신뢰와 안정을 주고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기는 커녕 오히려 가족을 억압하고 고통을 조장하는 존재로 비춰진다.
괴물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의 장례식장에 마스크를 쓰고 나타나 권위주의적 행태를 일삼는 관리는 가족들에게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는 공권력을 상징한다.
괴물로부터 바이러스가 전염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가족들을 격리시키는 것 외에 전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대응하는 모습에서 국민들이 정부에 갖는 불만과 조소를 함께 읽을 수 있다.
누구도 그 효력을 믿지 않는 부동산 정책과 우왕좌왕하는 교육 정책은 미래의 행복한 꿈을 꾸게 하기보다 식은땀을 흘리게 하는 악몽에 더 가깝다.
한국정부가 해결되지 못한 채 미국의 손에 맡겨진 괴물의 문제는 주인공 가족을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주인공 가족은 괴물과 접촉했다고 이유로 바이러스에 접촉했다는 이유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존재로 수배를 받고 실험대상이 된다. 미국과 세계보건기구가 나서서 있지도 않은 바이러스를 추정하고 찾기 위해 무모한 행동을 서슴치 않는 것은 대량 살상 무기에 관한 허위 정보 때문에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을 빗대는 풍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미국의 자기 중심적이고 오만해 보이기까지 하는 행태가 궁극적으로 가져오는 가족의 위협을 말하고 있다.당장 FTA가 어떻게 협의되느냐에 따라 한국경제의 미래가 좌우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지 않은가 !
영화 속 모든 문제는 가족 스스로 해결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괴물을 퇴치하는 것은 정책과 첨단무기로 무장한 정부의 공권력이 아니라 1970년대 구식 소총과 양궁 경기에서 사용하는 활 그리고 민주화 운동에 등장했던 화염병으로 무장한 가족이다. 그 중에서도 괴물을 물리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무기가 있다면 바로 가족 간의 사랑이다.
목숨을 걸고 괴물과 싸울 용기는 가족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면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다.
총알 숫자를 잘못 파악하는 바람에 큰 아들이 던져준 빈총으로 괴물과 맞서야 했던 아버지이지만 자식을 보호하기 위해 도망가라고 손짓하며 죽어가는 아버지의 모습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 우리 가족의 모습이다. 한국적 아버지의 영웅적인 모습은 바로 이런 희생에 있지 않았던가?
실종된 가족을 찾기위해, 문제해결을 위해 모든 것을 거는 가족의모습이야말로 한국인이 생각하는 미래의 희망인 것이다.
영화<괴물>은 개봉하자 마자 한국 영화의 흥행기록을 모두 갈아치우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인들은 괴물에 열광하는게 아니라 '가족'에 시선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2006년 9월호 목회와 신학에 실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