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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이야기

김지해 |2006.09.06 22:20
조회 26 |추천 0

7월 25일 지해의 일기

-일상적 하루의 소소한 즐거움-

 

 

 

오늘은 너무 피곤한 날이다. 늘 오전 자율학습시간에는 졸지만 오늘은 특히 심했다. 오늘은 아침식사 전이 샤워시간이라 너무좋았다.

오늘은 세탁기를 돌렸다. 늦게 아침을 먹으러 가니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아침.점심.저녁은 거르지 않기로 했으니 천천히 잘 먹었다. 수업을 듣는데 쉬는시간 10분 틈틈이 자서 오전 수업때는 거뜬히 잘 했다.

 

점심은 맛있었다. 여기 밥은 간도 잘 맞고 매일 다른 메뉴고 반찬도 알차다. 아마 그건 밥값이 비싸기 때문일까. 급식도 이렇게 나온다면 좋을텐데~ 성시경 노래도 들어보고 싶다.

점심먹고 나서 아무래도 이렇겐 안 되겠다는 생각에 안 볼 책은 과감히 숙소 사물함에 치웠다. 그랬더니 독서실 사물함에 공간이 넓어져 넉넉해 졌다. 아 교재 많다고 공부 잘하는 것도 아니면서 욕심은 엄청 냈다. 나도 알지만, 그렇지만... 그렇게 점심시간이 끝나고 오후수업. 윤리 들으러 다른건물에 간다. 역시 본관은 다르다. 좋다. 교무실도 있고 정말 좋다. 남학생들하고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듣긴 햇지만, 뭐 다를 바 없었다. 당연한 거지만.

 

뱃속은 지금 이 시간 까지도 난리 전쟁중이다. 계속 하루종일 낄낄대며 아우성치니 나로선 죽을 맛이다. 이 조용한 독서실에서 바로 옆자리에 앉아있는 급우에게까지 이 소리가 들린다면 얼마나 난감한가.

 

들렸을 수도 있지만. 윤리시간 난 정말 계속 졸았다. 서양 윤리를 배우는데 소크라테스와 소피스트가 귀에 익었던지라 간간히 들리긴 했으나 정말 졸았다.

 

눈 부릅 떠가며 참으려 애를 썼으나 이미 잠이 내린 100톤 눈꺼풀을 내 어찌 이런 의지로 끈어낼 수 있겠느냔 말이다. 그나마 이렇게 일기라도 쓰니 숨통이 트인다. 아니, 솔직히 그렇게 답답한 건 없다.

 

하지만, 창문 밖을 볼때면 왠지 정말 딴 세상, 별개의 곳 같다. 이 공책 참 맘에 드는 건데 글씨체는 제어가 안된다. 손목이 아프니까.

 

저녁도 맛났다. 꼭 밥먹는 돼지 같지만 실상 그렇다. 떡볶이도 나왔는데 매콥하니 떡이 쫀득하니 굿! 좀 자둘까 하다가 그냥 저냥 시간을 보내고 이제 저녁 자율을 한다. 오늘은 "마녀가 더 섹시하다"를 읽었는데 아직 조금밖에 안 읽었지만 오호 이것 참 내 맘에 든다. 나를 일깨워 주려는 책 같달까.

 

난 몰랐다. 엄마 없이 지내는 고작 이 며칠에 그렇게 과거의 나를 인지하게 될 줄은. 부모님의 든든한 그늘 아래 온실 속 화초마냥 주는거 받아 먹기만 하고 안이하게만 지냈던 것이, 남자와는 동등한 대우를 받을만한 여성이 되겠다면서도 난 아직 한참 멀었다는 것. 생각부터가 이 현실에서 너무 떨어진 화성에서 살고 있었다. 아직 18살이 알기엔 너무 적은 현실을 안 거지만 이것이라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들이 신선한 충격이다.

 

 오늘은 공부를 어제와 마찬가지로 많이 못했다. 졸았기 때문. 빙고! 아, 자꾸 밀리면 안되는데. 그 비싼 돈의 액수에 합당하는 하루를 보내야 하지 않겠나 ! 오늘 간식은 피자빵과 딸기우유. 먹고 싶어 죽겠지만 체해서 아플 내일의 내 모습을 떠올리며 입안의 침을 삼킨다. 아 맛있어 보이는 구나. 당연히 맛있겠지. 무슨 맛일까. 피자맛이겟찌. 피자맛은 어떘지. 아 맞아 그런 맛이었어.

 

고작 3일에 이 수준 되니 인간은 정말 놀랍다.

군인은 오죽할까 싶다. 나야 에어컨 나오는 곳에서 앉아있다만 덥고 추움 가리지 않고 훈련받으려면 앵간히 힘들거다. 그래도 꾀 하루가 빨리가는 느낌이다. 저녁 자습때 아 글쎄 전자사전을 뺏겼다.

이런 오티엘

한번 버텨보고 안되면 다음주쯤 사전 보내달라 해야지. 달랑 그거 하나만 보내달라기도 참 그렇다. 빌려쓰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올해 생일만큼 생일을 설레여하지 않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크리스마스보다 이브가 긴장되듯 생일보다 생일 오기 전까지가

기다려지는데 올해는... 아 슬프다.

 

내 머리와 내 의지가 강했다면.

 

내일은 더 열심히 하길 바라면서 오늘 일기를 고만쓴다.

갑자기 모 만화책 여준인공이 떠오른다.

 

내가 말 안한게 있는게 그건 바로 내가 봐도 내 앞머리가 깜찍하다는 거다. 그냥 왠지 잘어울리고 괜찮다.

 

수학 안승기 선생님 내일 수업있는데 걱정이 한라산이다.

수열 도무지 모르겠는데 그 선생님은 마리오같은 선생님이라

그 오래된 한자문화권에서 한자사용만을 고집하는 고전적인 느낌이 풀풀나는 구세대적인 수업방식과 어려운 설명이 처음듣는 수열을 이해하기엔 물론 역부족이다. 비롯하여 난 수학을 힘들어하는 아이니까. 내일 숙제가 있는데 베껴서라도 가져가야 하나 싶다. 그건

일단 내일 아침 걱정하기로 하고 나머지 영어공부를 해야겠다.

 

오늘도 이렇게 지나간다. 밖은 더운지 안 더운지 모르겠다.

이여름은 뜨겁게 해가 내리쬐고 있는지 아닌지 궁금하다.

 

이를 닦고 난 후엔 자일리톨.휘바휘바.

신난다 재미난다 더게임 오브 데스 수민이의 귀여운 양 팔 날개짓이 생각난다. 그 앙증맞던 표정까지도.

여기 애들은 시도 때도 없이 이를 닦는 것 같다. 내 살다 살다 치아를 저렇게 애끼는 애들은 또 처음본다. 난 점심땐 귀찮아서 아침,저녁으로 닦고 있다. 그리고 자기전 치아의 광내기와 자일리톨.

상쾌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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